--------------------- [원본 메세지] ---------------------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서대전역 도장은 분실을 한 건지 새로 만들어서 크기가 좀 작습니다. 그런데 이것 참 그렇게 찍어 놓으면 이빨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나도 그게 싫어서 대책(?)을 생각해 봤습니다.
철박 부곡관에 가면 전국의 모든 도장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물론 서대전역 도장도 제대로 된 사이즈의 것이 있습니다. 00년 8월에 철박 도장 찍으러 갔었을 때 도장 찍으러 왔다고 하니까 창고로 안내해 주고 다 보여주더니 필요한 도장을 마음껏 찍어 가라고 하더군요 -_- 당시에는 필요한 게 박물관 도장이라, 박물관 도장만 찍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스탬프 모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서대전역 도장의 실상(?)을 알게 되어서 생각이 번쩍 나는게 철박에 보존되어 있는 도장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철박으로 뛰어갔습니다. 때는 01년 12월. 그런데 그 사이에 부곡관을 위탁해서 관리하게 되었고 도장을 못 찍어가게 하더군요(찍어가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결정한 관장 방침이라나). 아무리 사정하면 뭐합니까. 통하지를 않는데... 관장이라도 있는 시간이었으면 관장에게 직접 어택해 볼 수 있었겠지만 마침 폐관이 임박한 늦은 시간이라 관장이 퇴근하고 없었고 창고 열쇠는 관장이 가지고 있다니 밑의 직원을 아무리 닥달한들 아무짝에 소용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요컨대 나는 도장은 박물관에서 찍고 다시 서대전역으로 가서 거기 직원의 서명날인을 받아내자! 라는 것이었는데 일단 그 계획은 땡친 것 같았습니다. 물론 다시 이른 시간에 부곡관에 쳐들어가서 관장과 담판을 짓든가 하면 안 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로 귀찮아서 생각해 낸 것이... 제대로 된 크기의 서대전역 도장을 찍은 인간이 있어서 그 친구보고 최대 해상도로 스캔해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열심히 편집해서 도장집 가서 15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팠습니다(크앗! 인장위조를 하다니!). 하지만 도트가 와그장창 튀어서 영 실패작이 되고 말았네요(그 도장은 딱 2번인가 3번 찍고 제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장황한 말을 늘어놓았습니다만.... 언제 단체로 우르르 부곡관에 몰려가서 서대전역 도장을 찍어 가야 겠다고, 안 내주면 집단 민원이라도 내겠다고 강경히 나가면 박물관 측에서 집단의 힘(?)을 두려워 해서 내주고 찍을 수 있게 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