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위지맥2-3]영월역-덕산교-△749.2-완택산-△935.9- 고고산-미구치-미구마을
2017년 6월 19일
요물혼자
★산행코스 : 영월역-덕산교(합수점)-△463.7-△749.2-x881.6-완택산△917.6-봉화터(x908.6)-안부(연하리갈림길)-x823.5-921봉
-x935.9-x811.8-고고산△852.9-미구치-칠백농장-임도(미구마을)-미구교, 버스정류장
[산행지도]
미구치를 내려온 지 2년 반 만에 배낭을 꾸려 나섰다. 청량리역에서 막차 23시 25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영월역에 내린 시
간은 01시 42분, 역 근무자의 양해를 구하고 대합실에서 있다 4시 넘어 영월역을 출발하였다. 어둠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녘,
미구치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던 마음을 접고 거꾸로 산으로 올랐다.
장미마을 표지석을 지나며 닭 울음 소리가 새벽을 깨우고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의 깜빡이는 빨간불 빛, 버스정류장에 붙은 영
월 10경을 보면서 걸었다. 31번 국도의 석항으로 가는 하얀 가로등 불빛 아래 걷는 새벽 공기가 시원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
은 산바람이 저 굽이굽이 뾰족한 산속에서 스며오는 골바람이 나그네를 맞아 주었다.
봉래터널에서 빠져 나온 차량은 속도를 더 높혔다.
동강과 석항천의 합수점인 덕삼교를 건너
영월시내를 바라보고 있는 언덕의 집에도 채 꺼지지 않은 불빛도 잠을 잤나 보다. 고개의 차도 끝에는 공사 중으로 출입이 통제
되었고 산행 채비를 하고 어둠이 가시길 기다렸다.
쓰여지지 않는 천막같은 시설물을 지나 더듬더듬 길을 따랐다. 고도를 높혀 어둠을 가르며 산으로, 산으로 들어 신갈나무 숲 속
과 긴 소나무들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상쾌하였다.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가 우뚝, 영월시내에서 보던 산보다 완만해 보였다.
[△463.7]
길에서 약간 비껴있는 삼각점봉을 되돌아 나와 가던 길로 직진하게 된다. 날이 밝았다.
가늘고 긴 소나무가 빼곡하였고 조금 더 진행하면 진달래와 철쭉나무도 산길을 채우고 고도를 높혀갔다.
[△749.2]
삼각점봉에 올랐다. 나무 숲 속으로 비추어진 해가 밝게 떠 올랐다.
[삿갓나물,또는 우산나물]
채 꽃을 피우지 않은 삿갓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가지뻗은 억겹 세월을 빚은 참나무류가 가득한 길, 천천히 걸어도 될 듯 산행의 여유가 느껴졌다.
벼랑 끝 연하리 석항과 영월을 오가는 차도와 복덕원 마을이 손톱만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꼬리진달래 ]
우아하게 꼬리진달래가 피어 가던 길 멈추고 꽃잎 수염이 유독 요염하여 길을 터 준다.
완택산의 등산로의 '완택산 정상 1.7km, 작골 2.0km' 안내판에 완택산과 분지를 이룬 작골을 이름에 올린다. 이곳 안내판을 지
나 하얀 로프가 쳐진 경사로를 따르게 된다.
'전망대'라 글씨가 쓰인 둥근 아크릴판이 나무에 걸리고
진행하게 될 산줄기와 그 뒤 고고산이 시야에 와 닿는다.
하얀로프줄이 쳐진 길따라 이어지는 바위지대의 경사로를 따른다.
그러다 다 내려온 듯 '등산로'라 쓰인 종이팻말이 나무에 걸린 길을 따라 간다.
내려왔던 길도 잠시 오르게 되는 소나무 뿌리를 밟으며 산악회의 족적이 남아 있는 종이가 길에 남겨져 있었다. 큰 암릉을
사면으로 돌아 오르며
바위지대를 오르는 길목에서 뛰어난 생명력이 느껴진다. 오랫만에 영월의 높은 산길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깎아지른 단애를
보면서 되돌아 보게 되는 이유가 된다.
조망이 터진다.
차도와 연하역을 지나는 태백선 철길이 실낱처럼 내려다 보이는 산길을 걷는다. 연하리의 남쪽 계족산과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함께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하얀로프줄을 따라 오른 정상 완택산이다.
[완택산 해발916m]의 정상석이 자리잡은 완택산 정상!
완택산은 영월군 연하리와 동강변이 삼옥리 사이에 위하고 있는 산이다. 산세는 동고서저, 즉 주능선을 경계로 동쪽 연하리
방면은 급경사에 절벽이 많고, 서쪽 동강 방면은 전체적으로 완만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고 전하는 산으로 전한다. 산세가 이
렇듯 주능선 동쪽은 대부분 수직절벽이어서 자연성곽을 이루고 서쪽은 동강 물줄기가 자연적인 방어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
란다.
그래서 이 곳에는 옛날 영월군민들이 전란시 피란처로 이용하였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능선을 따라 축성한 산성 흔적이 산자락
곳곳에 조금씩 남아 있다고 했다.
(영월군청의 글)
[완택산 정상]의 목골 방향 4.3km
완택산의 삼각점, '예미 302'
멀리 두위봉, 망경대산에서 이어져온 능선을 따라 응봉산과 계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동강과 남한강이 만나게 되는 합수점
까지의 기억을 불러왔다.
홀대모에서 있었던 석항의 망경대산과 급한 경사로를 올랐던 계족산, 그리고 못다한 합수점까지의 몇 년 전 기억 등등이 스쳐왔다.
완택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진행하게 되면
진행하게 될 산줄기와 고고산의 조망이 어느 산줄기보다 눈에 들어왔다. 또 다른 능선의 동쪽으로는 장산, 함백산, 태백산이.
그리고 가늠되지 않는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전망대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완택산을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고고산 헬기장과 목골'의 이정철주를 지나
[x908.6봉의 봉화대 옛터]
20여 평에 달하는 공터는 옛날 봉화대 터라 전해진다. 봉화대 옛터의 설명과 측우대가 있는 분지에서 잠시 북진을 하게 되며
[목골 3.7km]의 이정철주에서 북진에서 동진하게 되는 것, 이곳부터 경사가 가파르게 진행되며 고사리와 비슷한 관중이 땅위
를 부채처럼 펼쳐 보이는 산길을 오르면 헬기장에 이르게 된다.
헬기장에는 수풀이 자라고
[백선] 꽃이 피었다 진다. 꽃이 핀 시간은 거센 비바람과 싸우다 보니 꽃잎이 떨어진 자리는 덩그라니 줄기만 남고 누가 여름
을 따러 임이 오시는 풀밭에 놓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풍, 조습, 청열, 이담, 해독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하는 약초이다.
'등산로'의 화살표 표시를 해 놓은 코팅지가 붙은 안부에 이른다. 이곳 안부의 남쪽으로 연하리가 있는 마을과 연하역로 내려가는
갈림 길이 된다.
진행은 직진하게 되며 무명봉까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우둘투둘, 무덥지근한 날씨에 산길을 가는 것 자체가 곤욕일 테
인데 조망을 가리고 있는 나무결 따라 부는 바람이 시원하였다.
[x823.5]봉에 올라서
고고산과 먼발치에서 보았던 고고산보다 높은 봉우리가 뚜렷했다. 손 내밀어 보면 닿을 듯 저 산을 오르는 길에 장구를 쳐야
춤을 추지,
느릿느릿 걸어 오른 봉우리에서 혼잣말 소리에 빙긋이 웃으며 길을 따른다.
느릿느릿 걸어 오른 [921봉]의 전망대에 설 수 있었다. 전망바위였다. 백두대간의 저 쪽에 펼쳐지는 소백산 신선봉의 그림
을 보고 싶었는데 모두가 산으로 앞을 가렸다. 아른거리는 산들은 춤을 추듯 하늘아래 가득하고, 이 봉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무명봉들 중 고고산으로 가게 되는데 산은 고자세였다.
'이 921봉의 전망바위를 내려서 어데로 가야하지 않겠나!!' 오른쪽, 왼쪽 사면으로 보아도 길 흔적이 없어 주저 앉았다. 선답자
분들의 산행기를 검색하여 본다.
이 봉우리를 왼쪽 사면으로 돌아야 했다. 희미한 길을 덮은 낙엽은 배 내밀어 등 뒤를 밀어냈다. 산릉에 빨간 표지기가 달
린 참나무 사이를 넘어
오늘 산행의 다디단 사탕이라도 한 음큼 주며 다독이는 것처럼 좁은 길을 내리고 올랐다.
[x935.9봉]의 최고봉에 선다. 갈참나무가 두 갈래로 서 있는 작은 공터를 이룬 무명 봉우리가 고고산보다 높았다. 전위봉
에서 바라보던 뾰족봉우리가 큰고고산이라 이곳 주민들은 부른단다.
참나무 사이 사이가 길이 되고 작은 바위들이 길을 막고 있는 산길에 까치걸음도 좋은 듯 산길을 뻗치고 있었다. 하늘을 가린
참나무 숲 장어구름이 흘러간다.
산 공기가 세상 좋은 이 산을 타고 고고산으로 가는 길,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나무들이 조망을 가린 길에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희미한 산길은 이들에 의해
자취를 감춘 듯한 생각을 했다.
[기암]을 보며 금자탑처럼 그 옆에 덜미를 잡고 꾸역꾸역 사과 한 개를 먹었다. 새끼발톱이 남의 놀음판에 끼어들어 꼽사리를
낀다.
'올여름 더위를 먹지 말아야지' 민낯을 가리고 길을 나섰다.
아름드리 참나무가 유난히 많은 구간을 지나
고고산 삼각점에 서고
그 옆 바로 정상석이 있는 고고산 정상을 밟았다.
[고고산]
고고산은 영월군 중동면 연상리롸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와 경계를 이루는 곳에 솟은 산으로 해발 854m의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산정.
오늘은 이곳 고고산을 향해 걸었던 걸음인데 조망은 그리 시원치 않았다. 고고산을 내려 가는 길은 지났던 길보다 확 트였고
지나온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왔다.
표지기가 수시로 나무에 걸리고
이제는 마음 편히 걸어도 좋은 듯 느릿걷는 여유가 있었다.
미구치로 향했다. 몇년 전 내려와 그 곳에 오기까지 긴 세월이 지나 있기에 기억조차 희미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헬기장에서 본 고고산이 벌써 저 산에서 번쩍 손을 들고
[미구치]의 표지기가 걸린 안부에 안착, 오늘의 산행 종착지를 찍었다. 700고지의 미구치, 이 아래 칠백농장의 초원에
노니는 소들의 음메~~소리가 들리는 목장을 따라 산을 내려서게 된다.
드넓은 초원의 초지를 밟고 조심조심 까치걸음 뛰우며 내려갔다. 미구치가 해발 700고지 였는데 이곳 칠백농장이란 그 해발의
높이를 빌어 쓴 농장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칠백농장의 집을 지나
지나온 고고산과 935.9봉의 높이 만큼 미구치 계곡의 골금이 깊었다. 터덜터덜 내리는 발자욱 소리가 미구치 마을 드문드문 있
는 집도 빈집인 듯 조용했다.
수레 길을 따라 내려서며 935.9봉을 사진에 담아 흔적을 남겼다. 나는 그 초록의 대양을 표류하다 내려 온 기분이 들고
호락호락 내어주지 않았던 921봉을 기억하면서 오늘 산행의 끄트머리에 설 수 있었다.
활짝 핀 금계국을 벗삼아 뜨거운 한 낮의 태양을 맞으며 걸어 나온 미구교에는 태백산 철길에 기차가 정적을 울렸다. 함백
에서 나오는 버스를 기다렸다.
너무 더웠다.
고고산을 품고 있는 미구마을과 칠백농장, 고고산과 까마득한 절벽, 921봉의 길 찾는 나그네, 완택산의 한 눈에 들어오는 사
방 조망권, 캄캄한 하늘아래 닭울음 소리, 별마로 천문대의 불빛, 영월역의 기다림 등등.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이
들이 채웠다.
영월역 맞은편에 있는 다슬기향촌, 성호식당에서 배를 채우고 17시 54분 청량리역행 기차에 올랐다.
[끝]
첫댓글 요물님 !
그리로 산줄기를 이어가시니 넘 고맙습니다
역으로 하는 산줄기는 정확하긴 하지만 그만큼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구요 늘 안산하세요 고맙습니다^^
선배님 !!
별 말씀을요
선배님 발자취 따라갑니다
,하지만 가끔 역으로 갈땐 사정으로 맘이 변하지치만 길은 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