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졸업의 기쁨과 진로 모색
박양근 강원직업전문학교 원장
사람은 일생동안 직장이라는 무대 위에서 '일과 배움'을 통해 인격완성과 자아실현을 추구하게 된다. 일이 곧 인생을 바꾸고 직장이 인생을 완성시켜준다. 그럼으로 특히 청년들은 중요한 직업생활을 원만히 시작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 가야 함에도, 현실적으로는 진로준비를 잘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자신들의 미흡한 준비에 있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구조, 기업의 인력채용 형태, 편중된 직업의식 등 관련주체들에게도 존재한다.
요즘 같이 각급학교의 졸업 시기가 되면 청년층의 취업 문제는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른다. 특히 고등교육을 마친 대학졸업자들은 졸업과 동시에 원하는 직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후 그곳에서 꿈을 펼쳐갈 수 있어야 하지만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졸업 후 한동안 실업자 풀에서 고통스러운 직업 찾기를 계속해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80% 수준인 우리 현실은 이제 대학당국이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당당한 직업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진로교육과 취업지도에 나서주는 것이 당연한 대학의 책무가 되었음에도, 비록 대학들이 인식은 하고 있을지라도, 실행이 더디거나 미미한 실정이다.
대학졸업자들이 원하는 번듯한 일자리는 어림잡아 2만~3만개 정도이다. 그 일자리를 놓고 30만~40만 명이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스스로 자각하거나 학교의 지도로 일찍 준비했던 학생들은 일찍부터 자신의 꿈을 설정하고 진로목표를 세운 후 희망하는 기업의 인재상과 채용자격을 파악하여 이에 맞추어 자신의 모자라는 점을 보강하는 '갭 메우기' 노력을 지속한다. 그런 학생들은 4학년 1학기에 이미 인턴사원 채용기회에 합격하여 취업이 보장된 성공사례를 필자는 많이 보아왔다.
이런 결과를 통해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서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세우고 이 꿈을 펼쳐갈 회사를 정한 후 이것을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맞춤취업전략' 이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준비기회를 놓친 청년들이 고려해 볼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우회 전략을 써보는 것이다. 기업은 대학을 나왔어도 실천능력이 없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얼마 전에 신입사원들의 실무능력을 100점 만점에 26점으로 평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입사 후에 실무에 바로 적응할 기초직무능력이나 기본자질을 갖춘 사람은 환영 받는다.
따라서 공공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실무능력을 배양하는 우회전략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직업전문학교의 기능도 많이 진화하여 이제는 대학졸업자들의 현장적응력을 배양시키는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가교기관(bridge school)으로 진화되어 왔으며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교육내용으로 기술력과 재능을 키워주고 있다.
20대 중반에는 이미 청소년에서 벗어나 성인세계에서 책임있는 일원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성취해 나아가야 한다. 성인발달학자 대니얼 레빈슨(D.J.Levinson)은 27, 28세부터 5년간 진행되는 '30대전환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30대전환기에 꼭 하고 넘어갈 네 가지의 중요한 일을 강조했다. 첫 번째는 인생의 꿈을 형성하고 인생구조 안에 그 꿈을 배치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직업을 선택해서 경력을 쌓아 나가는 것이며, 세 번째는 배우자를 찾아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이며, 네 번째는 나를 전문가로 성장시켜줄 멘토를 찾아 배워가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 알맞은 직업을 얻지 못한 청년들의 취업활동이 30세를 넘어서 까지 계속될 경우 인생의 '꿈' 실현과 만족스러운 직업경력개발 및 결혼생활 마저 뒤쳐지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0대의 삶을 활기차게 꾸려나갈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젊었을 때 1년을 투자하여 평생활용 할 기술력을 갖추는 것은 지극히 가치 있는 일이다.
강원도민일보 기사 : 200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