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산행일기
산 행 인 : 허전, 이제신, 차미순여사와 친구분, 엄한용부부, 오영기부부 (총8명)
일시 : 2013년 01월 25일(금), 맑음.
기온 : 최저: -16.1℃, 최고:10.7℃(대관령기준)
산행코스 : 원래는 “대관령기상대 – 대관령국사성황당- 새봉 – 정상 – 초막골 – 대관령1교” 로 계획했으나,
일기관계로 “대관령기상대(10:26) – 대관령국사성황당- 새봉 – 정상(13:25) – 하산시작(13:40) - 원점회귀
(14:30, 약10Km, 4시간 10분)”로 변경함.
집을 출발하여 당산에서 2호선 전철을 타고 동서울터미날로 가는 도중, 성수역에 도달했을 때 김천년동기 처, 차미순여사의 이미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오늘의 선자령 산행은 전번 계방산 때보다 좀 더 욕심이 앞서는데, 이유는 먼저 번에 보지 못한 상고대 때문이고 며칠 전에 영동산간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방송으로 상고대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동서울 터미날에 도착하니, 허전, 이제신도 이미 도착. 좀 있으니, 엄한용 부부도 도착되어 모두 모였다.
그런데 어제 선자령에서 있었던 어느 두 사람의 조난당한 뉴스에 대한 얘기를 한다. 어제 눈보라가 심했다는 얘기였기에 한 편 마음의 부담도 없지 않았다.
07:10 동서울터미날을 출발.
09:55 횡계터미날 도착.(운임: 13,800원/인)
10:10 택시로 선자령 입구도착.(택시요금: 8,000원/대)
입구로 들어서자 경관이 말을 걸며 어제 사고에 대한 얘기를 한다. 정오경부터 다시 바람이 세진다고 한다며
조난사고에 유의해달라는 당부였다. 과연 그시간의 대관령 정상 바람은 매우 세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렇다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
모두들 등산로 초입에서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트럭에서 등산장비를 파는 사람이 해야한다고…, 그러나 나와 제신만 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듣고 산행 중에 그 사람 욕을 엄청… 죄~송^o^!!)
10:26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출발.
들머리에 들어서자 눈이 쌓여 길을 잘 알 수가 없어 앞에 선 다른 팀도 진행을 못하고 있다. 옆에 매어놓은 안
내용 밧줄 난간도 눈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내가 앞장 서서 발자국을 남기며 묻혔던 밧줄도 끌어내며 진행했다.
10:36 약10분 진행하니 길이 평탄해져, 얼굴에 희색이 만연.
바람이 세서 완전무장을 하고나니, 누가누군지???? 이러헌 날씨에 우리 같은 사람들도 작지 않아, 뒤에 오는 사람이 우리 팀인지 아닌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10:39 출발점에서 300m. 산행을 계속하면서 아침에 걸었던 고상대에 대한 기대는 접기로 했다.
바닥에 깔린 눈은 엄청나서 발자국이 없는 곳을 밟으면 허벅지까지 묻힐 정도지만, 나무 위에 는 눈이 거의 없다. 길도 어느 곳은 눈이 바람에 날려 없어져서 걷기 좋은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곳은 정말 허벅지까지… 빠지면 혼자 나오기가 힘들다.
11:03 kt중계소(기지국)도착. 바람이 점점 더 세게 느껴진다.
11:06 국사성황사 갈림길도착. 출발점부터 1.3Km, 선자령까지 3.7Km 지점.
이제 나무에 눈이 쌓인 것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작년 말 소백산에서 본 고상대에 비한다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11:16 이쯤부터는 불어오는 바람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아서 그 동안 나오던 약간의 땀이 바람에 식으며 몸이 써늘
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저체온증이 이렇게 오는 것일지도…
이 때부터는 대원들 얼굴에서 웃음은 이미… 산행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휘몰아치는 바람과의 싸움때문이다.
11:34 새봉(1071m) 도착. 이쯤부터 카메라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간신히 한 장 찍고 나면 다음은 오동작으로 말을 안듣는다.
여기를 조금 벗어나서부터는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 민둥산 봉우리다. 바람을 피할 곳도 전혀 없으니 점심은 생각치도 못한다.
11:54 선자령 1.8Km를 남겨 놓고 카메라는 완전 말을 듣지 않는다. 밧데리를 교체해도 역시….
바람은 강도가 엄청나서 몸을 균형잡고 것조차도 힘들었다. 바람과의 싸움이다. 체감온도는 -30여℃는 되었으리라. 잘 올라오던 집사람이 뒤쳐져 제대로 걷지를 못하고 있다. 발걸음을 뒤로하여, 집사람에게 용기를 주며 한걸음 한걸음씩 발을 옮겼다. 여기서 계방산 때처럼 근육경련이 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었기에 많이 걱정됐다.
13:25 선두의 정상도착이 정확히 몇 시인지??? 아마도 이 시간일 것이다. 먼저 도착한 대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가, 정상 인증샸을 했다.
잠시 차후 일정을 의논하여, 점심은 조속히 하산하여 하기로 하고, 초막골로 향하는 하산길을 찾아봤으나 지도상의 길은 보이지 않았고 이정표도 찾을 수 없었다.
추워서 더 이상 지체할 수도 없으니 원점회귀 하기로 하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13:30 하산시작. 하산 속도가 바람의 세기와 비례하여 매우 빠를 수 밖에 없었다.
내려오는 간간히 각자 짊어지고 올라갔던 산행식을 꺼내, 서로 나눠 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했다.
14:30 하산완료하여 택시로 횡계소재의 허전이 알고 있던 “납작식당”으로…
오삼불고기와 한잔의 술로 허기를 채우고… 계방산 산행후 먹은 삼겹살 생각이 나서 진부로 이동하여 삼겹살과 소주로…
18:20 진부를 출발하여 20:40경 도착.
해산!
이날 점심(?)을 두 번 먹은 것은 정상에서 식사를 못했기 때문이었고, 하나는 점심, 또 하나는 뒤풀이였음.
이는 산행 전일 성고회모임에 참석한 배재호회장, 장완철, 김태선, 배영민, 이희문 동문이 모금해준 성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대원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꾸~우~벅)
끝으로 산행을 같이한 대원들에게도 함께하여 즐거웠고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영기씀
산행 참고사항:
첫댓글 무사 생환을 자축합니다.
정상에서 원점 회귀를 선택한 것은 탁월한 판단이었습니다.
아이고 추워라~~ 아직도 체감온도 -35도의 덕유산 중봉에서 느꼈던 것과도 같은 한기가 느껴집니다.
고생 많으셨슴다. 파계까지도...
연초에 폭풍의 언덕에서 칼바람을 실컷 맞았으니 올 한해 더 이상 바람 맞을일 없으리라..
얼은손으로 샷터 눌러대던 전문 찍사 이제신, 오대장 ,엄한용,성남여고생 그리고 후원해주신 성고회 회원
덕분에 잘 다녀왔슴니다.. 감사
도전하고 극복한 젊은 그대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