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보수 또 색깔론…국민적 축제 분위기에 찬물
조갑제 "한강은 위험한 소설가…언론 우상 숭배"
조우석 "주사파적 시각, 좌빨 정서를 문학 포장"
김규나 "노벨상 기점으로 대한민국 무너뜨리려"
5·18 '민주화 운동' 인정 않고 4·3도 '폭동' 규정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윤석열 정부도 닮은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국민 대다수가 기뻐하며 서점가에도 한강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수구보수 진영에서는 작가를 비난하고 노벨상 자체를 폄훼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극우 논객으로 꼽히는 이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하면서 색깔론을 펼쳐 국민적 축제 분위기에 어떻게든 찬물을 끼얹으려는 양상이다. 이는 윤석열 정권에서 소위 뉴라이트 인사들이 곳곳에서 준동하는 흐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월간조선 편집장과 대표이사를 지낸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는 자신의 매체에 <한국전을 대리전이라고 인식하는 소설가는 위험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유튜브 조갑제TV에서는 "노벨상을 받았다고 하면 무조건 찬사를 보내야 하나. 국민 작가도 아닌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으니 당연히 비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김규나 작가가 노벨상은 중국이 받아야 했고 한강 작가는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는데 언론은 한강을 비판하면 막말꾼이라고 핍박한다. 벌써 한강 작가를 우상 숭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우 정부 때 안기부 출신인 이동복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작가 한강의 젖내 나는 NYT 기고문을 반박한다>는 제목의 과거 글을 다시 올렸다. 그는 "한강은 한반도에는 '대리전쟁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살고 있다'고 했다. 이 주장은 종북적 사고"라면서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북한의 핵 도박을 기필코 저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쟁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기자, KBS 이사, 미디어펜 주필 등을 지낸 조우석 평론가는 12일 유튜브 전광훈TV에 출연해 작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비난하는 방송을 진행했다. 전광훈TV 화면 갈무리
중앙일보 기자, KBS 이사, 미디어펜 주필 등을 지낸 조우석 평론가는 유튜브 전광훈TV에 출연해 <노벨상 수상하다! "작가 한강은 좌파"! 맹비난 쏟아지는 이유!>라는 제목의 방송을 진행했다. 여기서 그는 "한강의 작품은 스웨던 한림원이 뭐라고 얘기하든 간에 광주 5·18과 제주 4·3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국가 폭력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주사파적인 시각에 철두철미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동조할 수가 없다"며 "좌빨 정서, 좌파 정서를 문학의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칼럼니스트인 김규나 소설가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았음에도 13일 또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론이) 내 글을 그토록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대중을 광분시킨 건 내 글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작가와 그 작품의 실체를 알려버린 것이 내 죄"라면서 "노벨문학상을 기점으로 오십팔과 사삼 미화를 완성하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 했는데 내가 그 위에 재를, 고추가루를 팍, 뿌려버린 것"이라고 오히려 한술 더 떴다. 5·18을 '오쉿팔'로 표현했던 그는 "여기서는 정중하게 오십팔로 써주겠다"며 "지성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듯, 오십팔은 명단도 공개할 수 없는 수많은 유공자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의 무장반란을 우리 젊은 군인들이 목숨 바쳐 진압해 국가와 국민을 지킨 사건"이라고 전형적인 '일베'적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강 작가 모습. 2024.10.10.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이 한강 작가와 노벨 문학상까지 동시에 비난한 이유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아예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구보수 진영에서 제주 4·3 사건을 '폭동'이라고 규정해 제주 도민을 분노하게 만든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순방 등을 이유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2년째 불참했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는 제주 4·3 유족들의 국가 손해배상 청구 권리와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앞서 한강 작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를 집필한 이유로 박근혜 정부 때 블랙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한강 작가는 블랙리스트로 인해 ▲2014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세종도서(옛 문화부 우수도서)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고 ▲<소년이 온다>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지원하는 해외 문화교류 행사 지원 배제 대상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강 작가가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세계적 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을 때 축전을 거부하기도 했다.
2022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고등부 금상을 금상을 수상한 작품 '윤석열차'. 윤석열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작품에 엄중 경고를 내렸고 다음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다.
문화계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와 닮은꼴'이라고 부르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블랙리스트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하라고 권고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경기도교육청이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에 제출한 '경기도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다.
5·18 민주화운동 의미를 축소하려는 움직임 역시 계속됐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란 용어를 일제히 삭제하려 시도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고 여당인 국민의힘도 수차례 실행을 다짐했지만 지금껏 아무 진척이 없는 상태다.
첫댓글 아이구~ 참으로 못난 사람들!!
한번뿐인 인생을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하는 저들이 참 불쌍하기까지 하네요ㅜ
자꾸 속이 뒤집어지려하네요.
어쩌자는 것인지!
해도해도 너무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