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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주일 입니다. 나는 성당 이층에서 10시 30분의 교중 미사에서 청년성가대를 지휘합니다. 내가 미사를 끝가고 아래로 내려오니, 길 신부님이 어제의 그 형사와 같이 있다가 자기들 기리 뭐라고 합니다.
"나와함께 경찰서로 갑시다" 그것은 채포이며 연행입니다. 내 손에 수갑을 채우지 않은 것은 내가 장애3급의 절름발이이기에 도망을 칠 수 없는 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1960년대중반에 일어난 우리나라 경찰들의 모습입니다.체포영장도 없었으며,`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시대가 아닌 원시적인 시대였다는 사실 입니다.
청주경찰서는 북문로 1가의 시내 한 복판에 있는데, 나는 그때 처음 경찰서에 와 봅니다. 경찰서 사무실이 무척 넓고 경찰들이 무척 많으며 일반인들은 죄인들인지 조서를 꾸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형사는 나를 한쪽에 앉으라고 하더니 갑자기 표범같이 무섭게 돌변하면서, 나를 금방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며 주먹으로 책상을 "꽝" 하고 쥐어박더니
"야 이 도둑놈의 쌔끼야 ! 나를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고 어서 불어 !" 라고 호통을 치는게 아닌가? 나는 그의 돌변한 모습이 너무 무서워 눈물이 쭉 빠졌습니다.
그러면서 조서를 꾸미기 시작합니다. "내가 묻는 대로 솔직히 대답해 알았어?" "예"
그가 조서를 한참 꾸미다가 "내가 읽어불테니 틀린데가 있으면 말 해" 라고 하며 읽어주는데 내가 말 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마구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제가 언제 그런말을 했어요?" 라고 하면 그는 다시 또 주먹으로 책상을 꽝 치면서 "야 이놈아쌔끼 거짓말도 하네 " 라며 나는 무척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내가 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했다고 할 수 있는가?"
지하에서인지 고문의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미국 신부님이 있기에 고문은 아마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나는 하도 답답하여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금 아무런 죄가 없는 저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다 낭비하는 동안, 범인은 도망가거나 흔적을 지워버릴께 아닌가요?" 라고 하자, 형사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나를 마구 야단을 치며 빠져나갈 궁리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에게 덮어씌우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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