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휴가 내고, 나 혼자 좋아 죽을 지경입니다. 세탁소-시장-점심을 해결
하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가마솥 밥을 맛있게 지어 고등어구이와 함께
먹을 것입니다. '온수 목욕의 행복'을 송산 교도소에서 배웠어요. 일주일에
한 번(TUE) 사동 밖으로 나가 이 십 명 정도가 무더기로 15분 목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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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데 이동 때마다 모멸감(수용소에 갇힌 나를 상기)을 안고 30분 이상
대기해 마침내 뿜어나오는 온수에 몸통을 들이대는 수준이지만 온 몸뚱아리
세포가 마구마구 살아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것은 피타고라스의 오르가일
것입니다. 야간 근무 후 40도 샤워는 피로를 한 방에 날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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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 샤워를 마친 후 뽀얀 안개 속에서 온수를 틀어놓고 피우는 담배
맛을 아시나요? 징역에서 피우는 담배 맛이랄까? 무아지경 같기도 합니다.
‘몰입’ 때문이 아닐까요? 몰입 상태(섹스-공부-일 등등)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행위에 몰두합니다. 물론 방해하는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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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를 무시합니다. 만약 업무에 몰입한다면 집중력, 창의성, 참여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상당한 만족감을 느낄 것입니다. 몰입은 마약입니다.
’몰입‘ 이란 용어는 '긍정 심리학'의 아버지 Mihaly Csikszentmihalyi
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긍정 심리학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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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인데 ’강을 따라 흐르는 느낌(sensation of
flowing)이라는 뜻으로 몰입을 명명했다고 합디다. 그에 따르면, 몰입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8가지 팁이 있습니다.
1. 목표의 명확성과 즉각적인 피드백
2. 특정 작업에 대한 고도의 집중
3. 기량과 도전 요소 간 균형
4. 자신이 작업을 통제하고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
5. 반성 하는 자의식 소멸
6. 시간 왜곡 또는 시간 감각 변화
7. 행동과 인식의 결합
8. 자기 목적적인 경험(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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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목표가 있을 때 내 행동에 의미를 만들고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필자는 ‘성경 묵상’이나 ‘글쓰기’를 통해 여러 차례 몰입을 경험했어요.
수십 년째 아직도 영어를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재도전할 생각입니다.
황 교수의 이론을 빌리면 몰입의 상태란 고라니가 사자를 발견한 그
상태를 말한다고 하더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쫄깃쫄깃한 그 텐션.
2023.12.4.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