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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야간근무로 인해 하루종일 쓰러지듯 잠들어있다가 바로 일나가서 적질 못했네요.
오늘은 <초한전>의 제1장 새로운 전쟁 中 3절과 4절까지 적어보겠습니다.
3절과 4절은 아버지 부시 행정부때의 걸프전에 대하여 논하는 내용이다. 두 저자는 서론에서부터 걸프전을 세상을 바꾼 전쟁이자 전쟁 그 자체를 바꾸어놓은 전쟁이라 평하며(p.3) 그 이유를 제1장의 3절과 4절에 걸쳐 서술하였다. 그래서 필자도 이번 쪽글은 3절과 4절을 함께 엮어서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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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전> 제1장 3절 [경전에서 벗어나는 경전] / pp.54-75.
두 저자는 <초한전>을 저술하였던 1990년대 기준으로 아버지 부시 행정부때의 걸프전에서 수행된 '사막의 폭풍 작전'만이 '기술종합-세계화시대의 전쟁을 논의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전적인 전쟁'이라 평하며 다섯개의 이유를 지목한다.
1) 동맹의 성격변화. 냉전 시기의 동맹은 이념을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관계를 의미하였으나 그 이후의 동맹은 철저히 이익을 기반으로 한 단기적 이익집합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락에서 두 저자는 '정치인에게 동맹은 단지 자국의 이익을 자세히 평가한 다음에 가지는 고위급 회담 또는 서명 심지어 핫라인을 통한 구두약속일 뿐이다'라고 서술할 정도로 철저히 현실주의적 시각을 내비친다. 이러한 두 저자의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지난 바이든 행정부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와 같이 '가치동맹'의 형성에도 노력을 투입했던 사실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이례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다.
2) 통합 지휘체계하에 실시된 합동작전의 등장. 1986년 미 하원에 의해 제정된 국방부 조직 개편법DOD Reorganization Act은 육 · 해 · 공을 포함한 모든 군종들을 망라하는 연합작전하에서 '누가 누구의 지휘를 받느냐'는 군부의 고질적인 권한쟁투를 해소하였다. 당시 미 중부사령관USCENTCOM이자 연합군사령관으로써 걸프전을 총지휘한 슈워츠코프는 국방부 조직 개편법에 의거하여 모든 군종을 초월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두 저자는 걸프전 당시 미군은 진정한 임무형 지휘체계와 망상형 지휘체계Network Structure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평한다.
3) 통합 지휘체계를 실현해낸 수단인 항공임무 명령서Air Tasking Order의 존재. 42일간 실시된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지상전은 단 100시간만 수행되었고 나머지 38일은 공중폭격이 차지하였다(p.54). 컴퓨터로 처리되는 항공임무 명령서는 총사령관의 결심에 따라 모든 공중전력을 직접 전개 및 통제하는 수단이었으며, 모든 작전행동에서 지휘체계를 계획하는 연합전력의 국적과 군종을 초월한 규범이 되었다. 당시 미군은 항공임무 명령서의 존재를 공군이 주도하는 공지작전Air-Land Battle의 수단으로 이해하였으나, 두 저자는 모든 물리적 공간Kineticspace의 공중전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작전형태를 통합해내는 수단은 곧 비물리적 공간Non-Kineticspace에서의 모든 작전형태를 통합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며, 걸프전이 '전영역작전'의 단서를 제공하였다고 평한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의 전쟁에서 표적의 획득 · 선정 · 타격에 컴퓨터의 보조를 받는 지휘체계가 존재하는 사실(#1)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4) 전차에 대한 헬기의 비교우위. 두 저자는 헬기가 전차에 비해 동등 혹은 그 이상의 화력을 가지면서도 월등한 기동력을 가져 걸프전에서 큰 효용을 증명하였음에도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어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두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헬기는 전차에 비해 더 뛰어난 효용을 가져다주는 '신개념의 무기'이나, '신개념의 무기'는 기술발명에 의해 새로이 등장하는 또다른 '신개념의 무기'에 의해 곧 도태장비로 전락하고 만다.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신개념의 무기'는 온갖 종류의 드론이다. 다만, 드론은 변형과 변용의 여지가 넓으므로 '무기의 신개념'까지 구현하는 주요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5) 전쟁에 대한 매체Media의 영향력 증대. 두 저자는 언론이 단순히 시청자에게 전장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에서 승패 그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전쟁의 구성요소로 거듭났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두 저자는 걸프전에서의 언론은 '사막의 폭풍 작전'이전에 미군의 동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후세인에게 심어주어 연합군의 작전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첨단무기로 무장한 강력한 미군의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심어주어 반이라크 공동전선의 형성에 기여하였다고 평한다. 언론에 대한 두 저자의 지적에는 주목할만한 두 개의 지점이 있다. 하나는 언론은 중립 및 객관성을 지향하는 관찰자를 표방하나 실제로는 그것이 묘사하는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주체로 기능한다는 지점이고, 또 하나는 적뿐만 아니라 아측의 최고결정권자도 언론에 의해 영향을 받는 - 책의 서술을 적나라하게 옮기자면 '현혹당한다'는 - 지점이다.
이러한 지점들을 지목하면서도 두 저자는 걸프전이 미래전쟁에 대한 답을 제공해주진 못한다는 독특한 견해도 피력한다. 두 저자는 분명히 걸프전 그 이후의 전쟁들과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도 지켜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들이 걸프전 이후의 전쟁들에서 어떠한 변화와 어떠한 연속성을 바라보았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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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전> 제1장 4절 [미국은 코끼리를 만져서 무엇을 얻었는가?] / pp.76-103.
이 단락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두 필자가 걸프전 이후에 미군내에서 일어난 변화의 시도와 그 변화의 시도가 어떻게 도전받거나 좌절되었는지를 서술하고 그 사실들의 함의를 평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미군의 내부사정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거니와 그것을 이해할만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이 부분은 지금 현재 업데이트된 미군의 현황이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저자들의 서술을 상술한 3절과 같이 일일히 옮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이 단락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서술과 지점들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미군은 항공임무 명령서Air Tasking Order에 기반하여 군종을 초월한 통합 지휘체계를 걸프전에서 구현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군종간의 알력다툼과 자군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경향은 아마 어느나라 군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으나 적어도 우리 국군에선 만연해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자면 우리 군도 이른바 '합동성'에 대한 필요를 강조하며 이를 영관급 혹은 장성급 장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노력은 기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각인의 대상인 고위 장교들의 합동성에 대한 이해와 열정은 여전히 빈약하다.
2) 미군은 늘 '전무한 사망자'와 '전쟁에서의 승리'라는 모순된 두 목표를 지향하며, 이를 모두 달성하고자 각종 첨단병기에 의존한 채 막대한 전비를 기꺼이 감수한다. 두 저자는 미국의 적들은 미군병사를 죽이는 것이 미국을 상대하는 가장 효율적인 전법임을 잘 알게 되었으며, 침단무기에 의존하는 미군의 전술과 군사이론은 그 군사기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정체되었다고 평한다. 필자는 아들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이래 수년간 중동에서 주둔했던 미군이 이러한 약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생각한다. 미군은 주요한 거점과 길목들에 병력들을 크고 작은 진지와 기지에 밀집하여 점거하였다. 반면에 현지 무장조직들은 산지와 주거지역에 병력들을 점조직의 형태로 분산시키며 현지주민들과 뒤섞였다. 마치 넓은 면이 좁은 점들을 포위하듯이 무장조직들은 미군을 사방에서 포위한 채로 값싼 폭발물과 기습 및 매복으로 미군에게 사상자를 강요하여 본국의 전쟁피로를 누적시키면서도, 첨단 유도병기를 동원한 미군측의 타격을 용이하게 분산시켜 내었다.
미군도 이러한 점을 모르진 않으므로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비전쟁군사작전(우리가 흔히 '대민작전'으로 불러왔던 것들)을 실시하여 무장조직과 현지주민들을 차단하려 노력하였으나 현장에서의 난맥상으로 인해 결국 충분한 성과를 얻지 못하였다. 이러한 지점에서 우리는 제1장 2절에서 미군의 '비전쟁군사행동MOOTW'의 개념에 대하여 참신하다고 표현한 두 저자의 서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두 저자는 군사이론의 측면에서 미군은 이미 과거 FM 100-5 Operations(* 본서에서는 '작전요무령'으로 번역되었음)에서 '전면적작전Full-Dimensional Operations'(#2)의 개념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외연을 기존의 군사영역에만 한정시킨 점을 비판한다. 즉, 미군의 '모든 면적Full-Dimension'의 용례가 '비군사전쟁행동'까지 나아가지 못하여, 미군의 군사이론은 아직까지 전쟁의 모든 차원을 다 망라하지 못한채 정체되어 군사혁명에 이르지 못했다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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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전> 제1장 3절과 4절에 대한 필자의 견해
우선 필자는 <초한전>의 저자인 챠오량과 왕샹수이가 지금 현재 미군의 현황과 연관된 업데이트된 사항들을 모를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한전>의 한글 번역서가 아직 과거 1990년대 미국사례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아직 본서의 최신 판본이 번역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두 저자가 고의적으로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 번역서가 불과 2023년 11월에 발행된 판본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전자보다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상상력을 보태자면 <초한전>에는 공개 판본과 비공개 판본이 따로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므로 두 저자들의 또다른 글이나 공개 발언들을 뒤져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스스로가 <초한전>을 읽어나가면서 무엇이 현재와 이어지는 연속성을 가진 내용인지 아니면 아직 업데이트가 안되어있는 과거의 사항인지를 유추해가면서 읽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상상력을 보태어 예를 들자면 이런 지점이 있다. 러시아는 지난 3년여간 자국의 핵전력이 우크라이나 전역과 연계되어 있음을 늘 어필해왔다(#3).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핵을 활용하지 못한채로 전쟁을 조기에 끝내지 못해 막대한 물적 · 인적피해를 감내해야했으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킨잘 초음속미사일과 같은 주요 병기들의 특성과 운용역량까지 서방에 노출시키고 말았다. 과연 러시아는 핵을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하였을까 아니면 핵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였을까. 만약 후자라면 우크라이나의 전쟁수행을 노골적으로 지탱하여 온 미국이 그들만의 '초한전'을 구성해내고 실제로 구현하여 이루어낸 성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애초에 전제부터가 가정인 만큼 가설로 칭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소설이라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한전'의 시대에선 그러한 가능성조차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 않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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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61978521
// 19일 외신에 따르면 이 기술은 현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가자지구 전쟁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후 적군을 정밀하게 찾아내 타격하기 위한 AI 시스템을 여럿 사용 중이다. 적군과 민간인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알고리즘 ‘라벤더’, 구조물 식별에 주로 쓰이는 ‘웨어스 대디’ 등이다. 미국은 예멘의 로켓 발사대를 찾아내고 수단 내전에 개입하는 과정 등에서 2017년부터 개발해온 AI ‘메이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쟁도 기계 대 기계, AI 대 AI가 치르는 순간이 이미 도래했다. //
// AI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2022년 발발)과 가자 전쟁(2023년 발발)부터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되고 있다. 메이븐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민간 기업 팰런티어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국방 정보 플랫폼 ‘고담’은 골리앗(러시아)에게 맞서는 다윗(우크라이나)의 돌팔매에 비견된다. 상용 위성, 열 감지기, 소셜미디어, 정찰 드론, 우크라이나 측 스파이 등에게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한 뒤 러시아군 위치를 정확히 짚어 알려준다. 우크라이나가 이용하는 전술 프로그램 ‘GIS 아르타’는 적 드론 등 표적을 식별하면 표적 주변에서 가장 가깝거나 효율적 무기를 보유한 부대에 화력 지원이나 직접 공격을 명령한다. 승객이 배차를 원할 때 가장 가까운 차량을 연결하는 우버 앱과 비슷하다. //
#2.
본래 <초한전> 한글 번역서에서는 '전 영역작전'으로 번역되었으나, 현재는 도태된 미 육군 야전교범인 FM 100-5는 '전면적작전Full-Dimensional Operations'으로 서술하였음.
FM 100-5는 Full-Dimensional Operations의 용례를 'the application of all capabilities available to an Army commander to accomplish his mission decisively and at the least cost across the full range of possible operations'으로 명시하였음(Glossary-4).
#3.
https://cafe.daum.net/shogun/OCbn/817
https://cafe.daum.net/shogun/OCbn/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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