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방영된 다큐에세이 그 사람!
다시 봐도 재미있고 의미가 컸던 문화 프로그램이다.
최영 시인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자 뛰어다니던 이야기가 이 방송에 고스란히 담겼다. 뿐만 아니라 지역 문인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30여년 전 대구 동성로에 있던 북카페 ‘시인다방’ 이야기도 다시 조명됐다.
30여년 전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나 시민들은 ‘시인다방’에 오면 문인수 이하석 장정일 이인화 장옥관 엄원태 등 유명 시인과 작가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문학이야기를 나누고, 시낭송회와 연극공연, 미술·음악 이벤트가 수시로 열렸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대구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던 이 공간을 처음 개설한 나로서는 옛날 ‘시인다방’에 대한 추억담을 들으면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래서 작년 이맘때 코로나 시집으로 불리며 대구지역 문단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던 최영 시인의 첫 시집 『바람의 귀』출판기념회를 하면서, ‘30년전 시인다방’이 새롭게 활동을 재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는 대구문학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시인다방’의 문학적 성과를 오늘에 되살려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워보려고 ‘30년전 시인다방’ 운영을 새롭게 시작했다.
다만, 공간은 갖지 않고 분위기 좋고 특징 있는 기존의 카페를 찾아다니면서 ‘시인과 독자의 만남’을 비롯한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계획했던 행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지는 못했다.
조만간 나의 두 번째 시집『불탄 나무의 속삭임』이 출간되면 ‘30년전 시인다방’을 어딘가 다시 개설해 ‘시인과 독자의 만남’ 행사를 열 것이다.
이번에는 코로나19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코로나 괴물과 끝까지 싸우고 버티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닐 것이다. 시인 3명 이상 뭉쳐 시 3편 이상 낭송하는 행사를 3번 이상 하면, 시의 화음에 놀란 코로나가 슬금슬금 물러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시의 힘이고, 시의 기적이다.
https://youtu.be/fZnIZsCnYZ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