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미국, 미국 속 영화(29회)＞ 사우스다코타편 -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 러시모어산 대통령 조각상- OST를 들으며

[블라디고]

* 쫓기는 손힐

[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

한국영화 시장에서 오랫동안 최강자로 군림했던 장르는 멜로드라마입니다. 지금은 멜로드라마를 비롯해 코미디·스릴러·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멜로드라마가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스릴러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멜로드라마가 관객과 감정적으로 동일시하는데 기대는 데 반해 스릴러는 합리적 추리를 필요로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한국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지적인 탐구의 즐거움보다는 정서적인 공감을 우선시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릴러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흥행 감독인 앨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도 국내에서는 일부 작품만 인기를 끌었습니다. 관객이 주인공과 높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나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액션과 스펙터클을 담은 작품이 흥행한 것입니다.

* 밀당하는 손힐과 켄들

전자를 대표하는 영화가 한국전쟁 직후에 수입돼 크게 인기를 끌었던 <나는 고백한다>(1953)라면, 후자를 대표하는 영화는 1960년대에 흥행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일 것입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남자주인공인 손힐(캐리 그랜트)은 어느 날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점심을 먹던 중 그를 ‘조지 캐플란’이라고 부르는 괴한들에게 납치됩니다. 손힐은 한 저택으로 끌려가 강제로 술을 마시게 된 다음 차에 태워져 억지로 운전하게 해서 죽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는 다행히 경찰에 잡혀 끌려가게 되면서 죽음은 면합니다.

다음 날 그는 괴한들에게 끌려갔던 저택을 찾아가 보지만 어디에서도 어젯밤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귀신에 홀린 듯한 손힐은 그 저택의 주인이 외교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유엔(UN) 본부로 찾아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엉뚱한 사람이 등에 칼을 맞고 그에게 안기며 죽어버립니다. 졸지에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된 손힐은 경찰의 추격 속에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캐플란이란 인물을 찾아 나섭니다. 이 영화는 손힐이 자신의 결백과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으로 이뤄집니다. 그 과정은 뉴욕에서 시작해 시카고를 거쳐 사우스다코타주(州) 래피드시티의 미국 대통령들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 러시모어 산을 관찰하는 손힐과 FBI 담당관

그래서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범인의 정체와 범죄의 원인을 밝히는 긴장감 넘치는 추리물이면서 광활한 스펙터클까지 제공합니다. 거기에 미인과의 로맨스가 빠질 수 없습니다. 손힐은 시카고로 가는 열차 안에서 정체불명의 구석이 있는 금발의 미인 켄들(에바 마리 세인트)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손힐은 그녀 때문에 경비행기의 습격을 받고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그녀를 지킵니다. 그 과정에서 캐플란은 정보기관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임이 밝혀집니다. 또 손힐은 자신이 그 작전에 휘말린 희생자였음이 드러납니다.

그가 누명을 벗고 켄들과 사랑을 속삭이며 뉴욕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영화는 행복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이처럼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관객에게 모험·스펙터클·스릴·로맨스, 그리고 행복한 결말까지 선사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입니다. 136분이라는 다소 긴 상영시간에도 정신없이 보다 보면 영화는 어느새 끝에 다다릅니다. 당시 이 영화는 ‘히치콕이 본령을 발휘한 스릴러’이자 ‘모험담’, ‘추석 명절 극장가에 군림한 영화’로 선전되기도 했습니다.

* 러시모어 산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두 사람

또 “발단부터 클라이맥스까지 미국의 광활한 대륙적 풍토와 최고도의 문명 속에 휘몰아치는 뜻밖의 사건을 그린 영화”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제목인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는 특별한 의미가 없이 스텝 한 명의 아이디어로 그냥 정해졌다고 합니다.당시 베스트셀러로 손꼽혔던 소설 <자유부인>의 작가 정비석은 1960년에 본 가장 인상 깊은 외국영화로 이 영화를 꼽기도 했습니다.

* 카메오로 등장하는 히치콕

[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유명한 조각 기념물-러시모어의 미국 대통령 조각상 ]

영화에서 등장하는 러시모어 산은 미국의 대통령 중 가장 위대한 4인에게 헌정되었습니다. 화강암 언덕에 새겨진 조지 워싱턴(1732~1799), 토머스 제퍼슨(1743~1826),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시어도어 루즈벨트(1858~1919)의 두상은 아름다운 사우스다코타 블랙 힐 너머를 응시하고 있습니다.원래는 관광산업을 증대하려는 목적에서, 이 지역의 역사가인 도안 로빈슨이 이러한 기념물에 대한 착상을 떠올렸습니다.

* 네 사람의 대통령 조각상

현재 매년 2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역사적인 기념물을 보기 위하여 몰려오고 있으므로, 이는 성공적인 계획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의회의 승인이 떨어지자 조각가인 거츤 보글럼은 적절한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러시모어 산으로 낙찰을 본 것은 우선 이 산의 높이가 대단히 높았으며, 화강암의 질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작업은 1927년에 시작되어 400명에 가까운 조각가들이 동원되었고 1941년까지 진행되었으나, 이때 보글럼이 갑작스럽게 죽어 버렸습니다. 이 무렵 네 사람의 머리 부분은 완성되었으나 자금은 거의 바닥난 지경이었습니다.

* 작업중인 링컨 조각상

보글럼의 원래 생각은 네 명의 대통령의 상반신을 모두 나타내려는 것이었으나, 작업은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찌어찌해서 작업은 이어졌고 얼굴만 조각하기로 작업은 진행되었습니다.러시모어 산을 선정한 데에는 상당히 논란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곳에 살던 라코타 인디언들에게 '6명의 할아버지들'이라고 알려진 이 산은 성스러운 장소였던 것입니다. 미합중국은 1868년 인디언과 약속을 어기고 이 땅을 징발했고, 미국 인디언들은 이러한 행동과 이 산이 미국 대통령을 조각한 기념물이 된다는 사실을 자기네들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했습니다.

* 앞의 크레이지 호스 대리석상과 똑같이 조각하고 있는 모습

러시모어 산 근처의 산 중턱에 거대한 크레이지 호스 조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인디언들이 이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었습니다. 완성되고 나면 이것은 보글럼의 작품을 추월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크레이지 호스’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인디언) 지도자로, 1876년 리틀빅혼 전투에서 수우족을 이끌고 커스터 중령의 미 제7기병대를 모두 죽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크레이지 호스는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미국 정부에 항의하다가 수감됐으며, 탈출을 시도하다가 1877년 9월 5일 미군의 칼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 크레이지 호스 얼굴

* 작업중인 크레이지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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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국]

옛 시절 보았던 영화 생각나서 유트브로 감상했소이다~!!!
참 이사는 잘 하셨는지요. 고형~!!!

[블라디고]

덕분에 이사는 잘 했어요. 그래도 서울 외곽이라 주위에 녹지대도 많고 좔좔 흐르는
탄천을 매일 저녁마다 거니는 호사가...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추천한 용하다는 한의
원에 다닌 효과는? 건승을 빕니다.

[유근국]

한의원을 일주일 다녀왔더니 더욱 아파 세란병원에서 시술하고 간단한 걷기운동 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