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문학교육연구회 회원 시] 꽃마리, 울컥해, 봄!!, 겨울곶감
[강원문학교육연구회 회원 시] 꽃마리
이상철 강원도민일보 2022.05.27.
온 들
온 산
초록 위에
보일 듯 말 듯
한 알 한 알
뿌려진 쌀 알
지나치면 하얀 먼지 가루
무릎 접고 가만 보면
연한 하늘색 아이
노란 작은 얼굴
다섯 잎이 받쳐내고
들 길 오가는 나그네
가는 길 멈추게 하곤
맘 한 켠에 들어앉은
작은 사랑
나를 잊지 말아요
[강원문학교육연구회 회원 시] 울컥해, 봄!!
윤하늬 강원도민일보 2022.03.09.
잔설을 미쳐 녹이지 못한
헐벗은 들녘에
울컥, 봄볕이 몰아친다
감당치 못할
따사로움을 피해
어지러이 고개를 돌려본다
핑, 돌아 주저앉아
고개를 감싸 안고 귀를 막아본다
겨우내 동여맨 가슴팍 풀어헤쳐
막 움트려는 목련의 포슬한 몽우리를
닫아, 붙여 걸어주고
여기 이 자리에
망부석이 되어도 좋을성싶은
얄궂게도 화창한 봄날이다
움트고 싶지 않아도 움터야 하는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축복을
또 그렇게 뜻 모를 사계절을
꾸역꾸역 살아낼 그대에게도
축복을
이토록 눈물겹게 화사한 봄날에
나약하고 고단한 여인의
불손한 푸념에도
부디 축복 있기를
모쪼록,
울컥한 봄날에 행복 꽃
왈칵 쏟아지기를!!
[강원문학교육연구회 회원 시] 겨울곶감
허경자 강원도민일보 2021.12.16.
그 곱던
붉은 얼굴은 사라졌어
영혼이 벗겨지고
사주가 찢어진
폐허의 몸
바람찬 허공에
온몸이 굳어지도록
수행중이야
너의 흰 분말은
생사의 고비를 넘어야
비로소 얻는 것
얼마를 더 수행해야
돌부처가 될까
*강원문학교육연구회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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