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을 배우고있는지 일곱달째 접어든다.
초등 동창 카페 '소리를 들어보아라'에 정간보니 뭐니하며 글과 함께 대금연주 동영상을 올려놓고 배우는데,
초보라
빌라인 집에서 연습하다가는 위 아래 옆집에 소음이 될것같아
보수중이라 한적한 공설운동장을 찾아
시간날 때마다 대금과 단소를분다.
오늘 마침(5월1일) 노동절 휴일이라 아침 나절 운동장을 찾으니 낮선 승용차 한대가
내가 연습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주차해 있는것이 아닌가.
옆 나무 그늘에 차를 세우고 대금을 꺼내다 문득 스치는 생각이 이상하다.
열한시가 다된 한낮에 창문을 열지않고 있으면 실내 온도가 잎이 덜핀 나무 그늘 아래에서 더울텐데,
빽미러로 썬팅이 안된 앞유리를 통해 실내를 언듯보니 운전석 의자가 뒤로 제켜져있어 운전자가 안보인다.
잠자는것 같은것이
영 불길한 느낌이들어 승용차로가서 썬팅한 유리를 통해 실내를보니
남성 한명이 제켜진 운전석 의자 헤드레스트에서 머리가 떨어져 제켜진채 호흡이 이상한 것이다.
옆자리를 보니 양은 냄비에 벽돌 두장을 얹어 놓고
위에는 번개탄이 피워진 자리가 보이고,
순간 자살하려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우선 차로 뛰어가 휴대폰을 드는데 손이떨려온다.
급하게 031-119로전화를하니 신호 한번에 바로 받는다.
'여기 번개탄 피워놓고 자살하려는 사람있으니 빨리 와주시요, 위치는 공설운동장 전광판 뒤쪽입니다.'
119는 바로 나와의 통화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동 지령을 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자살 기도 상황 발생 승용차안 번개탄사용'' 공설운동장 주차장!'
그러고는 내게 재차묻는다.
기도자 의식은 있는가라고........
'차문이 잠겨있어 알수 없으나 약한 숨은 쉬고있다'
통화가 끝나기전에 직선 거리 300여미터인 소방서에서 출동 차량의 사이렌소리가 들려 온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저사람이 잘못되면 어쩌나, 안절부절이다.
구급차와 구조대가 탄차량 바퀴가 구르는것이 너무느리다,
또 오다가 멈춰선다. 거긴 주차장이다.
저들이 날 볼수있는 곳으로 냅다 뛰었다
손짓으로 고함 지르면서,
수천명이 함성 울리던 운동장에 나혼자 밖에없는것이 그제서야보인다.
뒷좌석 유리를 깨고 산소호흡기를 들이댄다.
젊은사람이다.
조수석엔 어린이용 보조좌석이 매여있다.
바로뒤 미쳐 경찰이 오고.............
산소호흡기를 붙이고 차안에서 끌어 내려니 촛점없는 눈이 떠지며 의식이 드는것 같다.
그러나 뒤미쳐 들려오는 경찰들의 얘기는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사람은 오래지않는다고.......
저 젊은이와 내가 무슨 인연이 있었기에,
어쩌다 내가 이런 운명을 맞게 되었을까하는 생각이스친다.
아직은 생사를알수없지만,
죽고자 했던 젊은이가 회생한다면,
나는 저 사람의 의지와 결심,
그리고 판단을 방해한 사람으로,
그리고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게 만들고 또한번의 죽음을 격게 만든 사람으로되고,
살고자하는 목숨이었고 그를 기다리는사람들에게 나는 창문 유리를 돌이라도 집어 깨고 문을 열어 두었어야하는, 찰나의 1~3분 이나마 그를 살릴수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은 아닌지,
나의 생각, 행동이 그의 판단과 결심을 도운 사람이 된것은아닌지.......
남들 모두가 잘한 일이고 큰일했다고 하지만 어찌 되었던 두가지 모두 나는 평생을 지고 살아야 할 짐을 진것이다.
나는 어느결정을 했어야 하나
왜 내가 아파하고 괴로워 해야하나
사건 조사하는 경찰들이 아무 감정없이 쓰레기통 뒤지듯하는
승용차를 바라보며 슬픔을 삭여야하나
젊은이여 당신보다 내 20여년 세상을 더 살아 보았소마는,
내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바뀐다는것뿐이오.
나에 판단이 잘되었던 잘못이었던 간에
나는 그저 고통스런 당신을 볼수가 없어 그리했던 것뿐이오.
당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한것 미안하오
내 대포 한잔 사리다.

첫댓글 하늘의 뜻인가 봅니다
그래도 생명을 구하지 않았소
수고하셨습니다 귀한 걸음이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고운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