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날, 내 고집으로 자식들 좋은 곳 여행하라고 내 명절을 반납했다.
대신 명절 앞둔 일요일 오늘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자들 납골당에서 모였다.
몇가지 음식과 술과 포로 차례를 지낸다. 어머나 이 것들이 내 자손이란 말인가
삼남매 부부. 손주 다섯명.
손자들, 웬 키는 이리 큰지. 생긴 것 보기도 아깝다.
밥과 토란탕. 전, 송편, 고기, 술, 포, 과일과 전. 기본으로 차린 상 앞에서 애들이 순서대로 술을 올리고 젓가락도 울린다.
차례가 끝나고 모여 앉아 약소하게 음주. 과일과 전으로 입맛을 다신다.
오늘 식사는 간장 게장집 내가 쏠련다. 와아! 애들이 환송을...
간장 게장은 우리집 식구가 좋아하는 특별메뉴다. 예전에는 내가 늘 게장을 담갔는데 지금은 식당게장으로 만족한다.
나는 젊은 것들과 모처럼 만나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즐기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조금 거북한 마음이 든다.
그래 청춘들끼리만 즐기라고 나는 빠지자
여태껏 내가 주인공으로 지낸지 수십년. 이제는 뒤로 물러나자.
나는 중요한 볼일 있어 먼저 간다고 일어섰다. 너희들이 준 용도으로 택시 타고 간다고 .
그래도 딸이 무언가 눈치를 채고 안쓰러운 눈길을 준다. 나는 딸에게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미소를 주었다.
음식 값을 계산하고 손주들에게 그리 크지 않은 용돈을 팍팍. 나에게는 모처럼의 거금 지출이다.
애들이 서운해 하는 것을 뒤로 하고 나는 아직은 뜨거운 태양 아래 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그래 이렇게 물러나는 거야 택시는 커녕 버쓰를 기다리며 마음을 위로한다. 마음이 담담하다.
추석날은 나 혼자 영감에게 조촐하게 술잔을 올리며 "나 잘했죠" 하며 둘만의 대화를 할 것이다. 2024년 9월 13일 씀 |
첫댓글 선배님, 감사합니다~글을 읽으면서, 선배님의 미래지향적인 뜻 깊은 생각이 읽혀졌습니다~선배님 참 멋지십니다~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늘 건강하세요~
선배님~~~다복하십니다
많이 부럽습니다 ㅎㅎ
아들이 하나라 우리 세식구는 아마도 명절이 제일 싫긴 하지만 아들이 온다는 기쁨으로 그래도 기다리는 명절이긴 하네요
늘 건강하시고 지금처럼만 행복 하세요~~~
선배님!
깔끔한 글에
화목한 가족들의
모습을 엿보게 됩니다
나도
가족 9명이 모이면
이야기 나누라고 자리를 물러 나기도 합니다
건강하세요
잘 하셨습니다
나설 때와 물러날 때를 알면
실수가 없다고 합니다
추석명절 돌아가신 분과 잘 쇠시고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