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식사
休安이석구
팔월 초순
매미들이 숨죽였다
한 일주일
겨우 그 칠일 남짓 짧은 생이
이처럼 지켜내기 어렵단 말인가
산소골 언저리엔 하염없이 비 내리고
먹이 찾는 산까치들이 초록의 숲을 샅샅이 훑고 지났다
눈도 밝지
시커먼 나무 둥치 붙잡고 의태로 꼭꼭 몸 숨겼건만
살기 띤 매서운 눈을 피하진 못했으니
외마디 비명 따라 그도 찍혀갔다
폭풍에 나뭇잎 떨어지듯 허무로 간 숨
악마의 부리에 찍혀 찌익 외마디 떨군 그도
포도청 지나 꾸불꾸불 험한 장의 길을 걸을 테니
마침내 덧없는 배설로 뿌려지겠지
먹고 먹히는 환의 사슬
그것이 그토록 당연한 이치일까
숨죽여 저항할 의지조차 놓아버리는 것이
의당 살아있는 자들이 취해야 할 바른 처신일까
시집 『고마나루 연가 』 중에서
첫댓글 새들의 식사
좋은시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이석구 님!
올려주시 고운 시 새들의 식사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추천 드립니다.
시인님 !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좋은글 감사 합니다
매미는 짧은 기간이라도 있는 힘을다하여 할도리 다하고 가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