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임 언저리에서 등을 떠밀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라 재촉한다,
ᕙ(•̀‸•́‶)ᕗ (・Д・) 幸福한 삶, 梁南石印. (・Д・)(^r^)
정년퇴직의 언저리 다다라 번민에 빠져든다. 상사의 눈치 보며 동료와 부하직원 비위 맞추는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어 해방의 길로 접어들 것이나 그 해방감은 오래가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
퇴직 조건으로 내가 떠안게 된 불확실한 미래가 설계도 없이 백지로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하기 때문인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은 미지의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불안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엇이 튀어나올까?”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모습은 어쩌면 예상치 못한 두려움으로 가득할지도 모른다.
늘어나는 기대수명은 건강이 담보되어야 축복인 것이라 나의 미래를 암울하게 할 수 있어 마음속에 부담으로 마구 흔들어 댄다.
“죽는 날까지 건강을 유지하면서” 퇴직전과 너무나 반비례 된 제한된 경제적 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이 녹록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몸도 마음도 움츠러든다.
과연 퇴직 이후에 어떤 일을 찾아갈 수 있을까? 아니 반겨주는 곳이 있기라도 할까? 해보지 않았던 낯선 업무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이 나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맴돈다.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오랜 인연들이 변함없이 나를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을지도, 정년퇴직 이후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인연들과의 갈등은 없을지. 그들과의 만남은 나의 삶에 어떤 변화를 불러들일까?
나에게 있는 것과 넘치는 것이라곤 시간뿐이나 그 시간 또한 초라하게 자투리로 남겨진 유한한 것이니 하룻길 가볍게 무의미하게 보낼 수 없는 사유인즉슨 살 만큼 살아온 내게 남겨진 유한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아야 할지 망설임과 갈등의 연속이다.
다 컸다고 자기들도 성인이 되었으니 아빠 곁을 떠나겠다며 혼례를 치러 독립한 자녀들로 인해 빈 둥지에 남겨진 나의 마음은 기막히고 애틋하다. 소중한 가족이 사라진 요람, 고요한 집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넘어 참담함이 가시가 되어 가슴 깊이 파고들어 후벼파는 듯하다.
이제는 그들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현실이 나를 더욱 위축시켜 외롭게 만든다. 하지만 어쩌랴. 나라고 용빼는 재주가 없으니 그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한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애써 위안 삼아본다.
지금까지 해본 것이든 해보지 않았던 것이든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 시도하면서 한 걸음씩 내디딘다. 작은 취미를 시작하고 글을 쓰고, 자연 속에서 산책을 통해 마지막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의 발길을 내디딘다.
빈 둥지 속의 쓸쓸함 속에서도 새로운 인연을 맺고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희극으로 엮어서 나만의 상상의 나래 속에 활짝 열린 무대 위에 올려본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내가 찾아가야 할 삶의 일부임을 인정해야만 남은 삶을 엮어낼 수 있을 것이다. 믿고 저간의 갈등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의 문을 활짝 열어 희망의 날개를 펼쳐 나가리라. 나의 삶은 이제 새로운 페이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 굳게 믿으며. 2000. 04. 20. 05:30.
첫댓글 축소가족 빈둥지
노후의 어려움은
1질병
2빈곤
3고독 이지요
극복하기 위해서는
1봉사
2복지관
3고가 따라오지요
3노인정을 이용해서 어러움을 해소 해야합니다
머물다 갑니다.
재발견의 과정을 거쳐
재창조의 길을 걷고 계시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