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ac Becford 감독 일기 #7
2005년 12월 4일
칼링컵의 격전을 치루고 하루가 지나자 각 타블로이드지에선 맨유전과 아스날전을 거론하며 예상치 못
한 레딩의 행보를 실었다. 과격한 표현도 서슴치 않고 쓰는 것이 영국식 타블로이드지의 특징이었다. 맨
유전을 '믿을 수 없다!'고 표현하며, 바보가 된 맨유, 붉은 악마의 뿔이 꺽인 날등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구독자들의 심리를 최고조로 자극했다. 덕분에 맨체스터 근처엔 얼씬도 못하게 됐다.
오늘 하루는 앞으로 다가올 프리미어쉽 첼시전과 리버풀전을 연달아 치루기 위해 가벼운 회복 훈련으로
일관했다.
2006년 1월 3일
우리들에게 12월의 크리스마스는 너무나도 혹독했다. 일주일에 두번씩 연이어 펼쳐진 프리미어쉽 일정
에 레딩의 얇은 선수층이 견뎌내질 못했다. 바비 컨베이와 휴고 몬테이로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제 컨
디션을 찾지 못했고, 설상 가상으로 컨베이는 또 다시 부상이 재발했다.
머티와 함께 로테이션으로 출전하던 델 라 크루즈 마저도 훈련중 부상을 당해 머티 혼자서 외로이 오른
쪽 측면 수비를 담당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칼링컵 8강전에서 볼튼을 승부차기로 누르
고 준결승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우리는 또 다시 전력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오른쪽, 왼쪽 심지어 포워드까지 공격
전지역에 걸쳐 활용도가 높았던 설기현이 허벅지 부상으로 무려 한달 넘게 스쿼드를 이탈해 버린 것이다.
더불어 근래들어 스벤손의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진 잉기마르손이 공공연히 불만을 나타내며 팀 분위기
를 흐뜨러트리고 있었다. 모든일이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하자 나 혼자선 감당할 길이 없었다. 수석 코치
인 돌란이 나서서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었음에도 그는 그렇게 하질 못했다.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당장에라도 그를 해고 시키고 싶었지만, 선수 이외의 운영진에 관한 사항은 전적으로 구단주와 상의해
야 되는 부분이 많았다. 우선은 네덜란드의 아는 지인을 통해 아인트호벤 시절 함께 일했던 욥 베르하이
옌에게 연락을 했다. 다행히도 그는 아직 어느 구단 소속도 아니었다. 나는 그에게 함께 일하자고 했고,
당장 영국 레딩시로 날아오라고 말했다.
욥은 선수들의 기강을 바로 잡아줄줄 아는 능력이 탁월했다. 또한 선수시절부터 승부근성이 뛰어나 그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고 코치를 하는 그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욥의 그런 성격이 매
우 마음에 들었다. 욥에게 먼저 연락을 한 나는 마제스키 구단주에게 내일이면 한명의 수석코치가 새롭
게 올테니 자리를 하나 내 달라고 했다.
일단 코치에 대한 일을 처리하고 나서, 선수 문제로 넘어갔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시급한건 측면 수비수와 함께 윙 포지션의 선수들이었다.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몬테이로와 부상이 재발한 컨베이에 설기현까지.. 나는 재빨리 이천수라는 이름 석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당장 스카우트 한명을 대한민국으로 파견했다. 이천수에 대해 알아 오라는 것이 그에게 내린 지
시였다.
2006년 1월 7일
오늘은 잉글랜드 하부리그 소속의 레이튼 오리엔트와 런던에서 FA컵 3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우리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을 상대로 졸전을 펼친 끝에 1-1 무승부를 거뒀다. 나는 경기가 끝난 직후 라커
룸에서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쳤다. 몇몇 선수들의 이적설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 하다는 명분을 내걸고
신나게 무려 1시간 동안이나 나의 분노어린 연설은 지속됐다. 몇몇 선수들은 넌저리가 났는지 고개를 젖
는 녀석도 심심찮게 보였다. 현재 캡틴인 시드웰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다행이 내 목이 쉬기 전에 욥이 적당한 타이밍으로 연설을 끝마칠 수 있게 도왔다. 욥 또한 화가
많이 났었던 모양이었지만 내가 신나게 떠들어버리는 통에 한마디로 하지 못한채 불만섞힌 표정을 두툼
한 볼로 달래야 했다.
런던에서 레딩시로 가는 구단버스내에서 내게 전화가 왔다. 마제스키 구단주로부터서였다.
그는 내게 데릴 나이츠가 구단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리고 간단한 메디컬 테스트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통과했다고 전했다~!
오늘 레이튼 오리엔트와 비긴 경기따위는 이제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빨리 구단으로 돌아가 나이츠
를 만나고 싶을 뿐이었다.
영국의 짖궂은 날씨는 오늘도 한몫하려는 모양인지 하늘가득 먹구름이 가득 끼기 시작하더니 금새 빗방
울과 솔눈개비가 달리는 구단 버스 차창을 스쳐갔다.
현재 레딩의 성적은 22라운드 10승 6무 6패 승점 36점으로 8위에 랭크.
Cranes(백학) - Iosif Kobzon -모래시계 삽입곡-
다음편에 계속
--------------------
욥은 가상의 인물이자 저의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리플은 글쓴이의 의욕을 불태웁니다~!ㅎㅎ
첫댓글 저두 레딩 플레이중인데 ㅋ 저도 첼시리버풀맨유아스날 4연전잘넘어갔음하네요 ㅋ
쭉 읽어봤는데 재미있네요 수고하십니다..
ㅎㅎ 역시 재밌네요^^
정말 재밌습니다 !! ㅋㅋㅋ 빨리 다음편이 보고싶어요 !!!
그런데 이천수는 PSV때도 데리고 있었다고 밑에 글에 써있는데 왜 알아보라는 그런글을 쓰셨는지; 이미 기량은 알고있는걸로 써야하는거 아닌가요?(태클은 아님)
어익후~ 글쓴이인 본인도 착가하고 그냥 썼는데 님께서 찾아내셨네요~ㅎㅎ 뭐 그만큼 세심하게 읽어보셨다는 증거 아닐까요..ㅎㅎ:: 태클로 여기진 않습니다..^^`
저도 이상했음;;;;글 재미남 ㅋㅋ
저도 이상했음;;;;글 재미남 ㅋㅋ
오호오호오호오호오호오호오호오호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