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사랑이 배신의 화살이냐"는 문구를 등에 달고 민주당 규탄대회에 참석한 시민 ⓒ 오마이뉴스 이주빈
민주당의 오만이 결국 20년 지지기반이었던 광주전남의 외면을 자초했다. 광주전남지역 86개 시민사회단체는 23일 오후 '부패정치인 양산 민주당 규탄과 시도민 주권회복 선언대회'를 갖고 '안티 민주당'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민주당 규탄대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 경선파동은 시도민 우롱한 처사"
이번 민주당 규탄대회에는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민주주의민족통일광주전남연합, 5.18관련 단체, 전남 동부와 서부지역 단체 등 각 지역과 부문을 아우른 8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민주당에 대한 시민사회의 분노와 허탈이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민주당 규탄대회는 오후 2시 기자회견과 금남로 행진, 광주공원 집회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광주YMCA 무진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장에도 약 300여 명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해 열기를 북돋웠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전개되고 있는 민주당의 불법 타락 불공정 경선사태는 광주전남에서 독점적인 정당으로 군림해온 안하무인적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늬만 국민경선 실제로는 위원장 맘대로"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금남로를 행진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 ⓒ 오마이뉴스 이주빈
이들은 또 "민주당은 지역대결에 기반한 왜곡된 우리 사회의 정치구조에 편승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현실을 악용해 왔다"고 비판하고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비리사건은 독점적으로 지방권력을 흔들고 있는 민주당의 정치행태가 안고 있는 필연적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단체들은 "민주당의 (지방선거) 후보선출과정이 지구당 위원장들의 전횡을 은폐 왜곡하는 부도덕한 기만책으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에 뜨거운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이는 시도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규정했다.
"정동채 의원 책임지고 시지부장, 노무현 비서실장 사퇴하라"
단체들은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 경선파동과 관련 모든 책임을 지고 시지부장과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에서 사퇴할 것을 정동채 의원에게 요구했다. 또 박광태(광주 북구갑), 김경천(광주 동구), 천용택(전남 강진완도) 의원에게는 불공정 경선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질 것도 아울러 요구했다.
이들은 이정일 광주시장 후보와 김종식 서구청장 후보에겐 즉각 사퇴를 요구하면서 검찰에 이들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박태영 전남지사 후보·김대동 나주시장 후보·임호경 화순군수 후보에 대해서도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의 구속수사를 요구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부터 다시 배워라"고 민주당 의원들을 질타. ⓒ 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여 명은 민주당을 규탄하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 장소인 광주공원까지 '시도민 주권회복 다짐 행진'을 벌였다.
오후 3시부터 광주공원에서 열린 '부패정치인 양산 민주당 규탄과 시도민 주권회복 선언대회'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시민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영민 전 민주노총광주전남지역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규탄대회는 시도민 발언과 결의문 낭독 등의 차례로 진행됐다.
농민을 대표해 발언을 한 문병식(전남 보성. 전농 부의장) 씨는 "상식과 도덕이 무너지는 정치가 자행되고 있다"며 "검찰은 정치모리배들을 즉각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여태 짝사랑해왔던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깨끗하고 유능한 우리의 머슴을 뽑자"고 호소했다.
"짝사랑 민주당 후보 아닌 유능한 우리 머슴 뽑자"
노동자를 대표해 발언을 한 지은경(실업자종합지원센터)씨는 "민주당 경선이 금품타락 선거로 진행된 것은 20년 동안 한결같은 애정을 보낸 시도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민주당을 믿을 게 아니라 시민을 믿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채 의원에게 책임을 묻는 시민단체 ⓒ 오마이뉴스 이주빈
김용진 광주전남청년단체협의회 의장은 청년을 대표해 발언하면서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것이 광주전남의 역사"라고 지적하고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 아니란 걸 6.13지방선거에서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부적격 후보에 대한 시민심판운동 전개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 심판운동 전개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참가자들은 "우리의 문제제기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2차 규탄대회도 가질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한편 <광주일보>가 23일자에 게재키로 했던 참가단체의 성명서 광고를 오전 9시에 전격적으로 취소해 그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참가단체들이 23일자 <광주일보>에 싣고자 했던 성명 광고는 '시도민에게 사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였다.
광고불가를 통보받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민주당의 압력에 의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신문사의 보신을 위해 유료광고까지 포기한 광주일보의 굴욕적인 행태에 신문사의 권위를 스스로 포기한 사태"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