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던 출근준비, 첫 출근
출근 첫 날,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하며 자고 있던 나였다. 진석이가 씻고 나와서 나한테 "야! 뭐하고 있어?!" 라는 말에 눈이 딱 떠지더니 시간을 보니 7시 30분이었다. 벌떡 일어나 최대한 빨리 씻고 준비해서 8시 전에 빨간 집에서 나왔다. 전 날 일지를 쓴다고 노트북을 잡고 앓다가 늦게 잤다. 그래서 알람을 못 들었던 것 같다.
상쾌한 아침이었지만 바람이 많이 차가웠다. 나는 입김을 후후 불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길을 건너는 도로에는 차가 많이 다녔다. 신호도 점멸등이라 차들도 빨리 달리고 조심해서 건너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정류장에 도착하여 버스를 기다리다가 14분에 올 줄 알았던 차가 5분에 왔다. 첫 날이라 일찍 나왔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못 탔다니... 정말 다행이었다.
오늘 우리는 47번 버스의 첫 손님인 듯 했다. 그러다 김제를 향하면서 아침 일찍 준비하시고 나온 어르신들이 버스에 올라타셨다. 하나, 둘 버스는 가득차고 어르신들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버스 안이 채워졌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으~없으~~"
"근데 갸는 공짜라고 말하고 다닌다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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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을 나누시는지 모르지만 구수한 말투와 목소리 톤이 정겨웠다.
다른 정류장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타고 버스는 터미널로 향했다.
바람이 정말 차가웠다. 뺨이 얼얼한 추위였다. 터미널에서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 복지관으로 찾아가는데 처음이라 좀 헤맸다. 하지만 출근 첫 날 기념사진도 찍고 기관장님께 드릴 질문을 홍진석 실습생과 얘기하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복지관에 도착해서 청소를 시작했다. 먼저 도착한 송유경 실습생과 반갑게 인사한 후 바로 청소를 도왔다. 다목적실, 사무실, 회의실, 계단, 중앙홀 실습생들은 열심히 쓸고 닦았다.
직원회의
“직원회의 할게요~”
“실습생들은 옆에서 참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직원회의에 참관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사회복지현장 회의는 어떻게 진행될까? 순간 궁금해졌다. 직원회의는 진행업무보고와 업무계획보고 또 기관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갑자기 생겨나는 경우가 잦다는 확인했다. 공공기관에서 업무를 갑자기 주는데 해야 하는 기간이 짧다.
실습생들과 나는 학교를 다니면서 과제 했던 것으로 찡찡거렸던 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불평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업무 중 실습생들을 챙겨주시고 생각해주시고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실습기간 동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
기관장님과의 만남
기관장님은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셨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언급하셨다. 사회복지학과 학생은 가치와 자기인식을 위해 생각하고 공부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반추가 없게 해야 한다. 한 번에 소화시켜 넘겨야 한다. 그것을 되새겨 곱씹을 순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사회복지를 왜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뜻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론을 배우고 현장에 나와 필요한 이론을 보충하고 보충 할 내용을 교육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며 발전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흔히 이론과 현장은 다르다고 말하지만 틀린 얘기다. 잘 알지 못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론을 기반으로 현장은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기관장님은 학교 수업에 충실하라고 말씀하셨다. 또 이번 실습을 통해 어떤 사회사업가가 될 것인지와 초발심을 세우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과제 아닌 과제를 내어 주셨다.
또한 공직 얘기와 공직자 중에서 잘하고 있는 분들 소개를 받았다.
딱딱한 질문이 아닌 재밌는 질문도 했다. 맛집도 소개 받았다. 이서 피순대, 원평순대를 소개 받았는데 순대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질문했다.
기관장님께서는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배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현장에 나와서는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가를 질문하라고 하셨다.
객관적 태도를 가지고 봐야하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겸손해야하고 경험하고, 만남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또 완벽함을 버리라고 말씀해 주셨다. 휴학하며 정리하고 배우는 시간도 좋다. 하지만 현장에 나와서 하나라도 더 빨리 배우고 수정할건 가면서 수정해도 된다고 하셨다.
어제부터 내게는 계속 생각해야 하는 한 가지가 생겼다. 사회복지 왜 해야 하는 것인지를 잘 세워야한다. 기관장님께서도 초발심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정수현 선생님께서도 같은 맥락으로 말씀해주셨다. 실습기간을 전후로 이에 대한 생각을 잘 정리해봐야겠다.
지역주민 인사
지역주민들에게 인사하러 신아름 선생님과 실습생들이 지역을 돌아다녔다.
원마트-로또-길보른 종합사회복지관-검산동 주민 센터-람보 문고
-101동 최희상 어르신-호암 디자인 광고-서울떡집-관리사무소
우선 정말 놀라웠다. 기관이 이렇게 인사를 하고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그랬다. 신아름 선생님은 한 달에 한 번씩 지역으로 꼭 인사를 다닌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주민들은 편안하게 우리를 맞아주시고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이것은 김제사회복지관이 가지고 있는 큰 강점이다. 처음 보는 실습생인 김제사회복지관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 웃으면서 맞아주시고 격려와지지 응원을 해주셨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먹을 것을 나눠주셨다.
하나씩 받았는데 어느새 인가 두 손으로 받지 못할 만큼 많이 가지게 됐다. 지역주민들은 반갑게 맞아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으려 했다. 정을 듬뿍 받고 느꼈던 하루가 됐다.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말씀해주신 것이 있다.
“잘!!하고 열심히 해!!~”
그래서 “넵 알겠습니다!!” 대답했다.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101동 최희상 어르신 댁을 방문했을 때이다. 집에는 같은 동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다. 최희상 어르신 댁에는 술을 담아놓은 병들과 나무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희상 어르신은 밝으셨고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소개를 하는데 어르신은 다른 어르신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안녕하세요!! 한일장신대학교에서 김제사회복지관으로 실습하게 된 장태웅이라고 합니다. 스물다섯 살이고 전주에서 왔습니다.”
최희상 어르신은 “박수~~~”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르신은 사람을 정말 많이 좋아하시는 게 느껴졌다. 우리에게 곶감, 치킨, 박카스, 유과, 귤 정말 많은 것들을 내주셨고 실습생들과 나는 그것을 맛있게 먹으면서 좋아했다.
“어르신 정말 맛있어요!!”어르신도 우리가 맛있게 먹으니 좋아하시면서 더 챙겨주셨다.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관계를 한다는 것으로 마음이 벅차고 사람 사는 것 같이 느껴졌다. 작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서 제대로 앉지도 못했지만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좋았다. 나는 이번 기회에 사람이 더 좋아지게 됐다.
슈퍼비전
먼저 지역사회 인사를 다녀온 소감을 나누고 누구나 답답한 마음을 겪는다고 말씀하셨다. 실습생이든 신입직원이든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을 경험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것을 겪어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도 말씀해주셨다. 현장에서는 자기 일은 자기가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 ‘때의 핵심관계’를 말씀해주시면서 평시에 관계를 잘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그러면서 오늘 지역사회를 선생님과 다녀본 것처럼 평시에 인사를 다녀보라고 하셨다.
첫댓글 실습하면서 동료과 함께 사회복지 사회사업을 왜 해야하는지 같이 찾아봐요. 경험이 귀한 날이였어요.
수고 많았어요!!
감사합니다! 홍진석 실습생 함께 해서 든든합니다! :)
정말 때의 핵심은 관계라는 말씀이 와닿아요. 관계를 잘 맺으니 따뜻한 간식도 정말 많이 받았군요ㅎㅎ 선생님께서 함께 지역인사를 다녀보라고 하셨는데, 함께 만날 지역사회가 참 기대됩니다.
장태웅 실습생의 사회사업 정말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배부른 하루였지요? 함께 지역사회에 나가 인사하는 날이 기다려지네요. ^^
관장님께서 귀한 말씀들을 해주셨네요. 여러분은 학생이지요? 학생의 본분은 학업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학생의 본분을 게을리 하곤 합니다. 이론을 충실히 배우지 않고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론을 통해 실천이 가능하고 실천을 통해 더 나은 이론이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실습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간다면 가장 중요하게 할 일은 학생 본분인 수업에 충실하는 겁니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교수님 말씀에 경청하고 공감하며 이론을 깊이 받아들여야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말이었습니다. 이론과 현장은 순환하면서 발전해 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학교 다니며 학생으로서 학업에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지역사회 인사를 다니는데 처음보는 학생들에게 음료를 주시는 슈퍼 사장님,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마을 어르신, 이 분들이 이렇게 맞아주시는 이유는 평소 선생님들이 두루다니며 열심히 인사하고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복지관의 강점이고, 지역사회의 강점입니다. 제대로 인사다니려면 일주일 내내 다녀도 부족할 겁니다. 시간이 빠듯해서 일부만 다녔는데, 한 달 동안 부지런히 지역사회를 다니며 인사드리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 인사를 다니며 관계의 중요성과 사회사업의 절반인 인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그것을 잘 실천하고 있는 김제사회복지관에서 실습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감사했습니다. 남은 기간 더욱 소중한 것을 배우고 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