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를 떠나며, 길은 바뀌었지만 걷는 마음은 그대로 이어졌다.
완연한 봄 날씨에 휴게소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행락객들과 상춘객들로 북적인다.
그들의 얼굴에는
곧 펼쳐질 여행에 대한 설렘이 가득하다.
어디를 가든
봄 기운을 마음껏 누리길 바라며
고성 공룡나라 휴게소를 출발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안주면 가나 봐라~~"를 외치는 분들은 그곳을 지키고 계셨다.
인천에는 비 소식이 없었지만
통영에는 밤과 새벽 사이 제법 거칠게 비가 내렸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한 11시경에는
하늘이 말끔하게 개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공기는 맑고 산은 연록빛으로 빛난다.
연두색과 짙은 녹색이 어우러진 산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산에는 꽃이 피고 또 피어난다.
거센 겨울을 이겨낸 꽃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봄을 자랑한다.
산길을 20여 분 걷다 보니 저수지가 나타난다.
가까이 가보니 저수지가 아니라
얕은 바다의 한 자락, 어촌의 삶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다.
쪽빛 바닷가와 연녹색 산길이 이어지는
이 길이 바로 남파랑길 28코스다.
거제도의 남파랑길 15부터 27코스를 마치고
거제대교를 건너 통영, 다시 뭍으로 올라와 걷는 길.
섬의 길과 닮아 있으면서도
어딘가 다른,
내륙의 색을 지닌 길이다.
한가롭고 여유로운 마을을 지나
서서히 산길로 접어든다.
삼봉산 입구를 지나
완만한 임도길이 이어진다.
정상을 오르는 길이 아니라는 사실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연두빛 가득한 산길에서
산새들이 시끌벅적 지저귀며
우리의 걸음을 반겨준다.
임도길을 한 시간쯤 걸었을까,
어디선가 “좀 쉬었다 가면 좋겠네”라는 말이 들린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춘다.
배낭에서 간단한 간식과 다과를 꺼내
잠시 쉬며 웃고 이야기 나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 휴식이 다시 걸을 힘이 된다.
다시 길 위로.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임도길을 따라
상쾌한 숲속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신다.
연녹색 산들은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듯
우리 곁을 지켜준다.
그 품 안에서
우리는 그저 천천히 걷는다.
삼봉, 이봉, 일봉 능선을 옆에 두고
한참을 걷다 보니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는 공원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푸른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다시 30여 분, 바닷길을 따라 걷는다.
남망산공원에 이르니
꽃으로 가득한 풍경이 펼쳐지고
길의 끝이 서서히 다가온다.
바닷가 종점에 도착하며
남파랑길 28코스가 마무리된다.
산들투어 남파랑길 투어단은
오늘도 안전하고 즐겁게 완주했다.
버스에 올라 인천으로 향하는 길,
모두의 얼굴에는 기쁨과
걸어온 길에 대한 뿌듯함이 남아 있다.
잠시 후 버스 안이 조용해지고
하나둘 잠에 빠져든다.
오늘의 길이
몸과 마음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시간이다.
거제를 뒤로하고
다시 뭍으로 이어진 길,
남파랑길 28코스였다.
다음 29코스를 기대하며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푸른산 최윤범이었습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어우대장님! 감사합니다.
통영의 연녹색 산들은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듯
우리 곁을 지켜주었고, 푸른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 28코스. 함께 걸어서 즐거웠습니다.
푸른산 님 후기로 다시한번 남파랑길 28코스 트레킹 하는 기분입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이른 새벽
남파랑길 출발하면서
가장 먼저 반갑게 인사 나눠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5월 1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