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일기업 노조 중 최대 조합원을 보유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지부장 문용문)는 16일 북구 양정동 문화회관에서 대의원 300여명(재적 대의원 506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사측과의 임금협상 테이블에 가져갈 요구안을 확정짓는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임금협상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된 주간연속2교대제-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올해 하투(夏鬪)의 방향키를 현대차지부가 잡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현재 이 노조를 이끄는 집행부는 노사협조주의 심판론을 펴 당선된 강성 노선이고, 실제로도 전국 투쟁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강력한 추진동력의 일환으로 현대·기아차지부 첫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해 올해 현대차 노사 협상을 지켜보는 세간의 관심이 더욱 높다.
하지만 올해 임금협상과 맞물려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단순한 투쟁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정리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런 가운데 일종의 정당(政堂)격인 현장노동조직들은 각자의 목소리로 집행부 견제에 나선 분위기다.
실제 제1야당격인 중도합리 노선의 ‘현장혁신연대’는 이날 대자보를 통해 “구체적인 주간연속2교대제 안을 만들어 당장 시행하고, 또 법으로 판결된 비정규직 동지들은 당장 정규직화하고 법에 해당되지 않은 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차별해소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어떻게 할지 명확한 요구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조합원의 긴급명령”이라고 주장했다. 또 집행부가 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현대기아차 공동투쟁에 대해선 “공동투쟁은 결국 기아차지부를 위한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의원대회 의결을 거치고 나서 공동투쟁을 추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투쟁색이 짙은 ‘금속민투위’는 유인물에서 “집행부가 현대차지부 일정을 3주씩이나 연기하면서 현대·기아 공동투쟁에 목을 매더니 주간연속2교대제와 관련해 기아차의 요구에도 못미치는 안을 제출했다”며 “공장증설과 8+8근무형태, 식사시간 유급화로 심야노동 철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원하청 연대회의에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결단하고, 정규직조합원으로 ‘직가입’시키는 실천력이 필요하다”며 “단, 자칫 직가입이 지회 조직력을 와해시킬 수 있는 만큼 투쟁을 전개한 이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우리사주조합도 “별도요구안 중 성과급 요구시 당기순이익 30%에 우리사주를 포함시켜야 한다”며 “제2의 퇴직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조합원에게 세금이라도 감면되는 우리사주를 선택할 기회를 줘야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울산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이번 협상은 ‘비정규직’, ‘야간근로 폐지’,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사회적 과제에 대한 모델이 되는 만큼 협상을 잘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본 안건인 임금협상 요구안은 17일부터 다뤄지며, 첫날에는 △사내하청 해고자 출신 최병승씨 △불법파견 특별교섭 △현대·기아차 공동투쟁과 관련한 보고만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