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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는 초시로 충남에 응시하고 최종 합격한 남성 보건교사 김재웅입니다.
남성이라 그런지 이목이 집중되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합격자들 단톡방을 열고서 제 이름을 본 분들 모두가 "아, 면접 때 왼쪽 맨 앞쪽에 앉아있다가 두 번째로 나가신 분 아니세요?!"라 반응하셨는데, 그때마다 "아, 제가 그 남자입니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실 저는 합격 수기를 9월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면서, 최종합격하면 수험생들을 위해, 특히 보건교사를 준비하는 남자 수험생들을에게 "남자의 힘!"을 보여주자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다 찢어버렸네요. 1차를 치르고, 내 노력에 비해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 듯 했고, 다른 수험생이 내 방식을 남이 따라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겠다는 판단때문입니다. 그래서 수기란 걸 아예 안쓰려 했지만, 김기영 선생님께서 꼭 써달라고 부탁하셔서, 이렇게 면접수기라도 올리겠습니다. 특히 요청대로 "남성"이란 점을 강조합니다!!!
1. 면접준비는 얼른 시작하세요 1차 끝나고서.
원래는 1차 시험 끝나고 쿠바 배낭여행을 떠날 생각을 했다가, 쿠바에 지진 해일이 일어나서 철회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을 안가길 정말 잘한 셈이지요. 면접 준비, 막상 해보면 정말 할 게 많습니다. 스터디도 해야하고 관련 책과 동영상을 보는 걸 넘어서 자기 것으로 소화시켜야 하니까요. 사람에 따라 소요 시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단 며칠로는 가능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2. 오프라인 스터디는 반드시 하셔야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이나 죽어서도 절대로 대면할 수 없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라 합니다. 즉, 자신의 모습은 거울이나 타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보고 알 수 없는 법이지요. 그렇다면 스터디의 목적은 자명합니다. 자신이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더 나아가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입니다.
12월 30일에 1차 합격자 발표가 나고 스터디를 다시 꾸려야 했습니다. 대구, 경기도는 면접 방식이 달라서 대구 경기 제외하고 다른 지역분들을 모았고, 인천 영양, 서울 사서, 경남 보건, 충남 보건 이렇게 넷이 모였습니다. 다른 지역 분들과 만나니 각 교육청의 우수한 시책도 들어보니 좋더군요. 그보다 더 좋았던 건 서로 경쟁 구도가 아니니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분위기 조성이 가능했다는 겁니다. 만약 충남 보건을 준비하는 분들끼리 스터디를 했다면... 한 편으로는 '내가 넘어서야 할 경쟁자'로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더라도 말입니다.
12월 31일부터 1월 14일까지 하루만 쉬고 하루 3시간씩 만남을 가졌습니다. 각자는 구상 3문제와 즉답 1문제를 수상한 면접책, 이경범, 양재웅, 윤승현, 고세훈 선생님 책에서 발췌해왔고, 구상 8분하고 10부간 구상 3문제와 즉답 1문제를 말했습니다. 때로는 2분간 함께 구상하고 답하는 식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하루 총 16문제를 풀고 가야했기에, 일체의 잡담은 하지 않았고, 집중해서 했지만, 웃음과 화기애애함이 있도록 운영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이 좋은 분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없었고, 지역이 너무 멀어서 앞으로도 만나기 쉽잖다는 점이네요.
오프라인 스터디에 올인한 덕분인지 면접에서 막힘없이 이야기 했습니다. 제 스스로도 "와, 자신감있게 보여지겠구나! 준비된 사람으로 비춰지겠구나!" 할 정도였지요. 면접관들 하나하나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태어나고 자라고 병원생활한 곳이 대구이고, 긴장된 상황이라 대구 사투리를 주체할 순 없더군요. 첫 문제가 "휴대폰 빼앗았다고 욕하며 대드는 아이 지도방안"이었는데 "아가 그 칸다고 막 그라면 안되고..."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자유당 홍준표 아저씨의 억양이라 할 만했습니다. 그리고 술술 말하면서도 뭔가 빼먹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곤 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연습은 언제나 부족하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연습이라도 충실했으니 낭패를 덜봤다는 생각도 듭니다.
3. 온오프라인 강의를 추천합니다.
임용 면접은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할 지 도무지 감이 안잡혔습니다. 주위에 임용 준비하는 분들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따라서 온라인 강의를 끊었습니다. 저는 고세훈 선생님 강의를 들었는데요, 1차 교육학 강의를 이 분 강의를 듣지 않았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면접 공부 방향 잡기에 아주 도움이 되었고요, 면접이 처음인 분이라면 어떤 분의 강의든 수강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4. 행복한교육, 교실속 갈등상황, 교실속 딜레마상황, 유투브 동영상 요약 정리를 꼭 하세요.
12월 초에 교육부에서 발간하는 잡지 "행복한 교육" 12개월치를 요약정리했습니다. 제 성격상 스스로 뭔가를 해야 직성이 풀려서, 다른 사람들과 분담해서 요약 정리를 하진 않았는데, 그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요약 정리 과정에서도 공부가 됐거든요. 한 권이 84페이지로 구성돼있고, 이걸 A4 2장 분량으로 요약했는데, 이게 4~6시간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따라서 약 보름은 걸린 것 같습니다. 게다가 교실속 갈등상황 100문 101답, 교실속 딜레마상황 100문 101답, 유투브 교육 동영상을 보고 요약 정리도 해뒀습니다.
근데 왜 이 많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해야할까요? 세 가지로 말씀드릴게요.
첫째, 현 교육의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문제집 만으로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만, 현장의 목소리를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고 있어야 답변도 풍성해지거든요. 수업도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는 법이고, 답변도 수험생의 질을 넘어설 수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꼭 읽어보고 공부해야 할 자료들을 꼽아달라면 저는 위 네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둘째, 인성 함양입니다. 교직 면접은 교사로서의 자질을 판단하기 위해 이뤄집니다. 그렇다면 교사에게 적합한 인성이 필요하겠지요. 근데 인성이란 부분은 한 권의 책이나 한 번의 독서로만 안됩니다. 내 몸과 머리에 스며들 정도로 읽어야 하며, 그대로 살아내는 세월 중에 구성되는 것이라 봅니다.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내 인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부분을 찾아내고 반복적으로 읽고 사색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셋째, 만능 문장을 뽑을 수 있다는 겁니다. "교육자는 학생 곁에 오래 머무는 사람입니다" "교육은 성적이 아니라 성장입니다" "우리는 나 보다 똑똑하다" 등, 그냥 누구나 말할 수 있는게 아니라 참신하면서도 삶의 관록이 묻어나오는 듯한 문장을 뽑아서 반복해서 외워서 실제 면접에서 말하게 된다면, 면접관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5. 시책 공부에 많은 신경을 쓰세요.
충남 교육청에서는 '에듀잇슈'라는 웹페이지에서 시책을 동영상으로 도민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든 게 다 만들어진 게 아니지만, 강의로 접근을 하니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교육청 사정은 모르겠으나, 동영상이 없더라도 공부를 해내는 것은 온전히 수험생 몫입니다.
저 경우에는 동영상 말고도, 신문 기사를 많이 찾았습니다. 예를 들어 시책에 '꿈그린학교' '행복나눔학교' '참학력'이라는 게 나왔고, 네이버 검색창에 "충남 꿈그린학교" "충남 행복나눔학교" "충남 참학력" 이렇게 검색하니, 관련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기사들을 보면 시책 그 자체만 보고 외우는 것보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더 잘 이해가 됩니다.
이 작업들도 가능한 12월 말 전에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6. 교육감의 신년사, 기고 글을 숙지하세요.
예전에 어디선가 교육감의 신년사가 지문으로 나온 적도 있답니다. 그렇다면 교육감의 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할 수 있습니다. 충남 김지철 교육감께서는 어느 지역 신문사에 기고글을 쓰고 계십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충남 김지철"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했고요, 이게 아니더라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그의 모든 글이 업로드되어 있어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면접 스터디에서 무슨 문제를 받더라도 "김지철 교육감께서는 ... 라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충남 교육청이 강조하는 참학력, 즉 미래 역량을 기반으로 자신의 길을 찾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답변을 마무리하곤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면접에서는 교육감의 기고글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교육감의 글까지 챙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판단합니다.
6. 멘붕에 대비하셔야 할 겁니다.
1차 교육학 시간에 "워커의 교육과정을 쓰라" "능력지향평가를 쓰라"는 문제를 읽고서 완전한 멘붕을 경험했습니다. 저 살다살다 그런 멘붕도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수강한 전태련 선생님은 워커의 실제적 교육과정이나 능력지향평가는 논술에게 쓰도록 출제될 일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에 공부 비중을 안뒀고, 문제를 받고서 멘붕에 감당이 안되어 그냥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마음 잡는데만 10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개요짜고 답안을 적어나갔지요. 과락으로 불합격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에 한 달을 떨었습니다. 다행히 합격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어려운 문제 푸는데 많은 시간을 썼음에도, 멘탈 관리에는 시간을 의외로 안썼더라는 겁니다. 멘붕의 순간은 어느때든 엄습할 수 있고, 그 때문에 기량 발휘가 충분히 되지 않을 수 있음에도 크게 신경안쓴 게 문제였습니다. 그 멘붕의 여파로 유아기 "평행놀이"를 "평형놀이"로 써서 틀리기까지 했습니다. 멘붕의 순간에 어떻게 본인을 안정시킬지 고민하셔야 해요. 그 책임 본인이 다 떠안아야 하니 결코 소홀해선 안됩니다.
7. 스터디하는 데는 대도시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12월 30일 1차 합격자 발표 후 면접 스터디를 다시 구성해야 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대구라는 대도시이기 때문에 인원을 구하는게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반면 저와 아침에 기상 겸 전화스터디를 하던 분은 중소도시인 천안 아산에 거주했음에도 스터디 인원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농산어촌이라도 본인에게 잘 맞는 분과 만난다면 문제 없겠지만, 인원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대도시로 한동안 나오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8. 나누면 커집니다.
저와 함께 공부하거나 인연이 있는 수험생에겐 유익한 자료 잘 나눠줬습니다. 예를 들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교육학 객관식 기출 문제를 파트별로 정리해서 PDF 파일로 만든 것을 주기도 했고요, 행복한 교육 정리 파일을 주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바라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줬습니다. 이렇게 함께 공부한 것도 인연인데 같이 잘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요. 저와 인연이 있지만 함께 합격하지 못한 분은 제가 이후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는 것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특히 남자분들, 화이팅입니다!!!
첫댓글 수기 진심으로 감사해요^^* 글에서도 선생님의 유모가 느껴져요. 성실함과 유모로 보건실에 학생이 넘쳐날 까 살짝 생각드네요~~
재웅쌤과 함께 스터디했던 경남보건 합격생이예요~ 합격수기를 보면서 재웅쌤의 그동안의
노력이 그려지네요~ 면접스터디에서 함께 2주동안 치열하게 준비했던 시간들도 생각나구요^^ 쌤이 나누어준 자료덕분에 짧은 준비기간동안 많은 도움받았구용ㅎㅎ 학생들에게나 선생님들에게서나 항상 사랑받는 멋진 보건쌤이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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