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구인사에서 만난 아홉 봉우리와 여덟 문, 구봉팔문.
그리고 천태종 구인사의 판타스틱 붉은색 가을 단풍
규암의 바위가 만든 장엄한 풍경과 불교의 깨달음이 어우러진 명상 여행지.
상월 원각 대조사님의 숨결이 깃든 구인사에서 마음을 비추는 가을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보발재 이야기는 못담았습니다.
오늘은 11월 11일 떡가래 DAY이라 사람들은 서로에게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날,
나는 구인사 조사전 앞마당에서 합장을 한다.
저멀리 아홉봉우리의 바위는 오래된 약속처럼 서 있다. 규암의 단단한 숨결이
아홉 번 솟아 산등성이마다 정성스레 이름을 붙인다.
골짜기는 문이고, 문은 숨결이고, 숨결은 다시 스님들의 거룩하신 기도이다.
개량한복을 곱게 여민 핸썸한 남자 선생님이 구봉팔문을 손끝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여덟 개의 문은 깨달음의 길처럼 갈라져 있지요.”
그 말씀은 떡가래처럼 길게 늘어나 내 가슴에 두줄로 정렬한다.
온달산성에서 본 삼각형 카르스트, 빛이 날카롭게 접히고 땅은 거대한 불경이 된다.
석회암과 규암이 서로 다른 글씨체로 같은 이야기를 쓴다:
오래 견디면 빛나는 것이 있고, 바람 앞에서도 쓸려가는 것이 있다.
구인사 박물관 창문 너머로 유물들이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그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은 섬세한 한 줄기, 떡가래의 식욕을 당기는 향기...
소박하지만 오래 남을 위로를 남긴다. 나는 스마트폰을 펼쳐 든다.
상월 원각 대조사님의 촬영은 허락되지 않아도 옆길 전망대에서 본 구봉팔문의
그 장엄함은 아직 내 주머니 안에 있다. 아홉 봉우리의 그림자와 여덟 계곡의
숨이 천천히 내 손바닥에 닿아 어제의 번뇌들을 한 겹씩 벗긴다.
구인사는 말이지, 급하지 않은 시간의 고향이요
기도가 쉬어 갈 수 있는 등불이다.
바위들의 단단함과 사람의 부드러움이 만나 하늘 쪽으로 말을 건네면,
바람이 대답처럼 긁어간다. 오늘, 떡가래 DAY로 사랑과 우정을 확인한 이들이여,
여러분의 사랑과 우정은 아홉 봉우리 사이를 돌아 여덟 문을 지나 더 고요해질 것이다.
니는 그 풍경 앞에서 조용히 합장하여 절을 하고 사진을 따라 숨을 고른다.
구봉팔문이여, 당신은 문이자 길이고 길이자 오래된 친구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침묵을 나는 본다.
그 침묵이 말해주는 한 문단을 오늘 밤, 떡가래 DAY 위에 적어 두리라.
성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