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우리는 코로나로 조심스러운 하루를 보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면서
그 여파로 서울 국립현충원, 용산 전쟁기념관, 인천상륙작전 기념관 등
수도권 인근 역사박물관들은 다 잠정 휴관에 들어갔습니다.
혹시나 일주일이 지나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다렸지만...T_T
그래도 늦게나마 다녀온 용산 기념관 방문기를 소개합니다!
6호선 삼각지역 12번 출구로 나가 직진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도착한다.
조금 더 걸어가면 정문이 나오는데,
나는 주차장 입구로 먼저 들어갔다.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동상
형제의 상이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안에는 전쟁과 독립에 관련된 모자이크 벽화가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6.25 전쟁에 참여한 국가들이 새겨져 있다.
형제의 상은 6.25 전쟁 당시 각각 한국군과 인민군이 되어
적으로 만나게 된 형제의 비극을 작품으로 재현한 것이다.
한국군 제8사단 제16연대 소속이었던 형 박규철 소위와
북한군 제8사단 제83연대 소속이었던 동생 박용철 하전사는
원주 치악고개 전투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보고
겨눈 총구를 거두고 얼싸안았다고 한다.
목숨만큼 소중한 사람을 피 튀기는 전장에서 만난 기분은 어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이 형제의 상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형제의 상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6.25 탑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으로만 보던 탑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훨씬 크고 웅장하다.
6.25 탑은 청동검과 생명나무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으로
청동검은 오래된 유구한 역사와 무를 높이 여겨 국가를 수호하는 정신인
상무 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생명나무는 한민족의 화목과 평화, 번영을 상징한다.
조금 더 가까이 가보자.
손에 무엇을 쥐고 있는가 했더니
태극기였다.
전쟁 속 순간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동상 조각을 정말 잘해놔서인지
금방이라도 앞에서 살아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진짜 리얼한 모습이었다.
(호국군상의 모습)
평범한 농부부터 여성, 어린아이, 노인까지
전쟁의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려는
모습에 쉬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누리는 지금 이 자유는
앞서 나온 선열들 덕분이라는 것을 또 한 번 상기시켜본다.
용산 전쟁기념관의 모습
우리나라 참전부대 깃발과 참전국의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전쟁기념관 내 연못의 모습
요즘 여름이 다가오면서 해가 질 때쯤 나서는데,
해질 때 찍는 사진은 빛이 좋아서 사진 찍기가 즐겁다.
참전, 파병 부대의 깃발들을 볼 수 있다.
아래에는 이렇게 각 부대의 참전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부대 이름을 보고 있으면 군대에 가지 않은 나도 알고 있는
유명한 이름들이 많았다.
그 옆으로는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들의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참 고마운 나라들이다.
기념비 옆에는 참전에 관한 이야기가 있고
앞에는 우리에게 지원해준 물자들에 대해 적혀있다.
호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쨰로 한국에 군대를 파견한 나라다.
육, 해, 공군을 모두 참전 시켰으며
주요 전투로는 마량산 전투, 애플 오차드 전투, 청주전투 등이 있다.
아래에는 이렇게 참전 관련 문장들이 있는데
그중 영국의 기념비 문장이 유독 눈에 띄었다.
뭔가 정말 영국스러운 느낌이랄까!
영국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병력을 한국에 파견한 나라다.
영국은 27여단을 구성해 곧바로 낙동강 방어작전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연인원 약 1만 7천 명의 해군병력이 참전했다.
50여 척의 함정이 종전 떄까지 교대로 해상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기념관 계단 위로 올라와 본 모습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바닥에 있는 문양이 태극무공훈장의 모습이란걸!
출처_용산구청 인터넷방송국/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문양 중앙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
아쉽게도 전시관을 둘러볼 순 없지만,
야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담은 전시들이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전시관 양옆으로 이렇게 길이 똑같이 되어있다.
이곳은 바로 UN 참전국들의 전사자 명비가 세워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 새겨져 있는 이름을 보게 되면
절로 숙연해진다.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아들 ·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곳에서 알게 되었던 것은 당시
미국이 정말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명비 안에 이렇게 다양한 국기가 있는 반면에
미국은 거의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미국은 유엔참전국 중에서 제일 먼저 한국에 전투부대를 파병한 나라다.
유엔군사령부를 지도하며 한국에 파병된 참전국 부대를 통합지휘 했고
주요 전투로는 오산 전투, 낙동강방어작전, 인천상륙작전, 지평리 전투 등이 있다.
직진해서 오른쪽으로 돌면 우리나라 참전 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공간이 나온다.
수많은 이름과 그 이름도 남기지 못한 용사들을 위한 곳.
(저 멀리 형제의 상이 보인다.)
명비 끝에서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연못을 참 잘 만든 것 같다. 연못 앞 벤치까지
그래서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역사의 아픔을 기억할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
평화광장을 지나 반대편 전사자 명비로 향했다.
노을이 스며든 푸릇푸릇한 잔디의 모습이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누르게 만든다.
명비 사이를 걷고 있었는데
전사자들의 이름 속에 태극기가 담겨 있었다.
반대편 명비 옆에는 이렇게 야외 전시장이 있다.
다양한 무기들과 전투기, 장갑차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장갑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안에 들어가 볼 수도 있는데,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다!
오래된 장비들인 만큼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전쟁에서 좋은 환경이란건 없겠지만.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가면 배 한 척을 볼 수 있다.
참수리 357호정 안보전시관으로
2002년 '제2연평해전 참수리 357호 용사 6인' 을 기리기 위해
당시 참수리호를 그대로 재현했다.
안에서는 3D영상과 용사 6인의 유물을 볼 수 있다.
외부에 표시된 빨간 부분은 모두 북한군으로부터 받은
공격의 흔적들이다.
어렸을 때는 그저 군인 아저씨인줄 알았는데
크고 보니 나의 소중한 친구고, 동생이고 오빠였다.
그때도 지금도 나라를 지켜주는 이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반대편 쪽에서는 훈련기, 폭격기, 수송기등의 비행기를 볼 수 있디.
아주 큰 장비들이 모여있는 만큼 부지가 꽤 넓다.
이 길을 따라 사진 뒤쪽으로 걸어가면
어린이 박물관을 비롯해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해가 점점 지고 있다.
기념관을 한바퀴 둘러 처음 들어온 곳으로 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보인 탑위에 하얗게 뜬 달!
아무리 봐도 공원 조성을 잘한 것 같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많은 정도가 아니라서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다. 물론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용산 전쟁기념관 어떤 의미로든 한 번 둘러보길 추천한다.
올해는 6.25 전쟁이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내다 보면 잊고 지내기 마련이다.
그래도 6월만큼은 그날들을 잊지 않고 새겨보는 달이 되었으면 한다.
6월의 마지막을 보내며, 우리의 자유를 지켜준 호국영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본다.
6월의 플레이스, 용산 전쟁기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