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주장 최정 9단(왼쪽)이 일본 주장 후지사와 리나 4단을 완파하고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다. 남아 있는 중국의 3명은 자국 여자랭킹 1~3위의 강자들이다.
제8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단체전 11국
최정, 후지사와 완파하고 연승 스타트
'일당백' 최정 9단이 연승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 지는 쪽의 나라는 완전 탈락하게 되는 주장끼리 맞붙은 한일전에서
최정 9단이 일본의 후지사와 리나 4단을 제압했다.
현충일인 6일 오후 중국
장쑤성 장옌시에서 열린 제8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 제11국에서 한국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최정 9단이 일본팀의 마지막 주자 후지사와
리나 4단에게 183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여자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황룡사배는 한중일에서 5명씩 출전해 연승전으로 패권을 다투는 반상의 국가대항전. 최정 9단은 오정아 3단, 김미리 3단, 김다영 3단, 오유진
6단에 이어 바통을 넘겨 받았다.
▲ 듬직한 주장 최정 9단. 현재 국내외 기전에서 9연승
중이다.
후지사와 역시 일본의 마지막 보루. 오전에 열렸던 제10국에서
중국의 저우홍위 4단을 꺾고 최정과 마주했다. 상대전적에서 6승3패로 앞서 있던 최정은 여자 바둑계의 세계 최강다운 안정감 있는 운영으로 국면을
리드했다. 반면 후지사와는 중앙에서 이상 행마를 보이면서 무기력했다.
최정에게
위기로 느껴진 장면은 없었고 위협적으로 다가온 후지사와의 수도 보이지 않았다. 우세를 잡은 후의 최정은 간명한 처리의 연속. 후지사와가 심기를
건드리며 반발을 유도했으나 변화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 오전에 열린 10국에서는 후지사와 리나 4단(왼쪽)이 저우홍위 4단의 연승을
저지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으나 중반 들어 상중앙 쪽을 나가끊으면서 형세를 반전시켰다.
최정의 황룡사배 출전은 2회 대회부터 7연속. 3회와 5회 때엔 4번주자를 맡아 각각 3연승으로 한국 우승을
결정했고, 주장을 맡은 7회 때엔 오유진의 활약으로 등판하지 않고 우승 기쁨을 나눈 바 있다. 대회 통산 성적은 7승3패가 됐다.
연승 포문을 열어젖힌 최정 9단은 한국 시각 7일 오후 3시 30분부터 중국팀이
3번주자로 발표한 루이나이웨이 9단을 상대로 2연승 사냥에 나선다. 최정은 루이나이웨이 9단과 2승3패를 기록 중이다.
▲ 후지사와 리나 4단이 패함으로써 일본은 전원
탈락했다.
일본 대표 5명 모두 탈락한 가운데 중국팀엔 루이나이웨이 뒤로
왕천싱 5단(5:1)과 위즈잉 6단(9:14, 괄호 안은 최정 기준 상대전적)이 남아 있다. 중국 여자랭킹 1~3위의 강자들이며, 한국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최정 9단의 4연승이 필요한 형국이다.
청대에 국수로 불린
황룡사(黃龍士)의 고향 장옌시가 창설한 황룡사배는 우승국에만 45만위안(약 7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매판 8000위안(약 135만원)의
대국료가 있고 연승상금은 없다. 한중일 연승대항전으로 변경된 2회 대회 이후 한국이 3ㆍ5ㆍ7회 대회를, 중국이 2ㆍ4ㆍ6회 대회를
우승했다.
▲ 인공지능 '엘프고'가 분석한 흑 승률 그래프(흑 최정, 백 후지사와). 엘프고의
수치는 그동안 KB리그에서 국가대표 형세판정단이 보여주었던 승률 기대치보다 극단적이다. 수수에 따른 형세 유불리의 참고용으로 삼으면 좋을
듯싶다.
▲ 현지 검토실의 오유진 6단과 목진석
감독.
▲ 일본의 검토. 왼쪽이 우에노 아사미
2단이다.
▲ 중국측 검토. 왼쪽부터 왕레이 코치, 왕천싱 5단, 저우홍위
4단.
▲ 양국 여자 바둑계의 일인자 간의 상대전적에서 최정 9단은 후지사와 리나 4단에게
7승3패로 앞섰다.
▲ 국가대표팀 목진석 감독이 복기 현장에 가세했다.
▲ 첫 단추를 잘 꿴 최정 9단. 7일에는 한 판만을
둔다.
▲ 오유진은 요새 '쇼코의 미소'를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