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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건달(白手乾達)
손에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고 난봉을 부리고 돌아 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白 : 흰 백(白/0)
手 : 손 수(手/0)
乾 : 마를 건(乙/10)
達 : 통달할 달(辶/9)
가진 것도 없으면서 빈둥대며 놀고 먹고 사는 사람을 백수건달(白手乾達)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불교 문헌에 음악을 맡은 천신(天神) 건달박(乾達縛)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백수건달(白手乾達) 또는 건달(乾達)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에 와서 준 말로 백수(白手)로만 쓰고 있는데 아마도 자의가 아닌 타의로 놀고 먹게 된데서 생긴 말이 아닌가 생각 된다. 즉 실업자를 듣기 좋은 말로 백수라고 부르는 말이다.
인도의 재래의 신(神)이 여덟인데 전투의 신인 아수라(阿修羅), 새들의 왕인 가루라(迦樓羅), 음악신(音樂神)인 긴나라(緊那羅), 천신무리를 의미하는 천(天), 천상의 신성한 물, 소마(Soma)를 지키는 건달바(간다르바Gandharva 乾達婆), 뱀신의 상징인 마후라(摩侯羅), 귀신의 무리인 야차(夜叉), 큰 바다에 사는 용(龍) 등이다.
불교 문헌에서는 음악을 맡은 천신을 건달박(乾達縛) 또는 건달바(乾達婆)라고 부르는데, 식향(食香), 심향행(尋香行), 향음(香陰), 향신(香神)으로 의역되기도 한다. 의역의 경우 향(香)자가 모두 들어간 이유는 그 천신이 향(香) 만을 먹으며 유유히 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건달바(乾達婆)는 술과 고기를 먹지 않으며 오직 향기만을 먹고 산다고 한다. 또, 불교 경전에서는 동방을 수호하는 신으로 간주하며, 첫날밤 신부를 훔쳐 가는 신이라 욕계(欲界)의 중생이 죽고 나서 아직 새로운 육체를 얻기 이전인 영혼 신인 중음신(中陰神)을 가리키기도 한다.
다시말해 존재의 뿌리가 불확실한,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불안한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아무 하는 일도 없이 빈둥거리며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 또는 가진 밑천을 다 잃고 빈털털이가 된 사람을 가르키는 말이 되었다.
서역(西域: 중앙아시아)에서는 생업에 종사하지 않고 다만 음식에만 관심을 갖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걸식(乞食)하는 것을 두고 간다르바(Gandharva)라고 했다.
절에 다니는 신도들이 향을 피우는 것은 건달바(乾達婆)에게 봉양하는 행위에서 비롯된 풍습이다. 이 건달바에 빗대어 하는 일 없이 빈둥대는 사람을 건달이라 부르게 되었다.
백수(白手)란 보통 일을 안하고 노는 사람을 일컫는다. 노동의 가치가 신성시되는 근대사회에서는 백수들은 매장당해야 할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였으나 현대산업사회에서는 부(富)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시장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인해, 실업자로 명칭되는 백수의 다량 생산은 전 세계를 통털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정부마다 백수들의 박멸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별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백수란 한자로 白手 즉 하얀 손을 뜻한다. 하지만, 백수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없다. 당연한 일이다. 백수란 백수건달(白手乾達)의 약자이기 때문이다. 이 뜻은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멀쩡한 건달이라는 뜻이다.
성리학의 영향으로 조선시대에는 청렴결백이 최고 이상 중의 하나였다. 건달이라는 말은 하늘 건(乾), 달할 달(達) 자를 써서 뜻이 하늘에 이를 정도의 높은 이상과 기백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건달이 재물에도 욕심이 없으니 백수건달이야말로 조선시대 때에는 모든 사람이 우러르는 최고의 인간상이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요즘의 놀고 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은 백수가 아니라 한량의 뜻에 가깝다.
하지만, 구한말(舊韓末), 김옥균(金玉均)의 갑신정변(甲申政變)을 빌미로 개화사상이 들어오자 전통적인 조선의 가치관은 붕괴되고 말았다. 그에 따라 심지가 곧은 굳건한 조선 사나이의 대명사인 백수건달의 기상을 사람들이 닮지 못하도록 일본은 악의적으로 이 백수건달의 개념을 파괴시키고 만다. 즉, 백수와 건달을 분리시킨 것이다.
백수는 청백리의 상징이 아니라 그냥 일 안하고 놀고 먹는 사람을 뜻하게 만들었고, 건달은 깡패를 일컫게 되었다. 드라마 야인시대(野人時代)에서 볼 수 있는 김두한(金斗漢)이나 김무옥, 구마적, 신마적, 시라소니 등이 그 예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건달의 의미는 살아 있어서 주먹질을 해도 의협심이 있고 의리에 가득차고 민족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을 일컬었으나, 해방이 되고나서 건달의 의미는 소멸해 버렸다.
이승만(李承晩) 시절의 이정재, 임화수, 유지광 같은 사람들을 정치깡패라고 불렀지 건달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여하튼, 백수건달은 원래 좋은 의미였으나 일본의 민족성 말살정책으로 인해 악의적으로 왜곡되어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백수는 크게 남자 백수와 여자 백수로 나눌 수 있다. 남자 백수는 그냥 백수라고 부르고 여자 백수는 백조(白鳥)라고 부른다. 여자는 왜 백조인가?
도대체 놀고 먹는 사람과 날개 길이는 50∼55cm. 몸빛은 전체가 흰색이고 눈 밑으로는 노란색의 피부가 드러나 있고, 부리는 노란색이며 다리는 검은색이고, 물 속의 풀이나 곤충을 먹고 사는, 시베리아 동부에서 번식하며 겨울에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오릿과의 물새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이 말은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에서 연유한다. 집에서 백수들은 정말 미운 오리새끼에 다름 아니다. 기껏 대학까지 다 보내 놓았더니 일은 안하고 빈둥빈둥 노는 꼴을 어느 부모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자식이라 내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미운 오리새끼, 즉 백조(白鳥)란 뜻이다.
그리고, 백조란 이미지가 주는, 새끼때는 그렇게도 못나보였지만 털을 갈고 순백의 몸통으로 비상을 꿈꾸는 이미지가, 지금은 빈둥빈둥 놀고 있지만 언젠가는 보란듯이 좋은 직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려는 백수들의 이상의 표출이라 하겠다.
백수는 또한 재산 상태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돈 많은 백수 즉, 한량들을 의미한다. 과거 양반집 자제들은 과거를 통해 중앙관직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으나, 정1품 부터, 종9품 까지의 중앙관직과 지방수령의 수요는 한정되어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초시(初試) 진사과(進士科)에 합격하여 참봉(參奉) 소리도 듣지 못한 양반 자제들은 반드시 생겨나기 마련이었다. 이들은 그냥 부모의 재산으로 사냥이나 하러 다니고 술이나 먹으러 다니고 여염집 규수들이나 희롱하고 다녔는데 이들을 한량이라 불렀다.
요즘에도 강남의 땅 부자집 자식들이나 졸지에 부자가 된 졸부의 자식들, 혹은 원래 돈이 많았던 집안의 자식들 중 아무 일 안하고 놀고 먹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백수가 아니다. 왜? 돈이 있기 때문이다.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진게 없다는 어원의 백수와는 차이가 있다.
요즘 가뜩이나 일자리가 없어 노는 실업자들이 많은데 돈 많은 백수들이 일까지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것은 정말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히 주장한다. 일 안해도 평생 먹고 사는데 지장없는 사람들은 일 안하고 놀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일자리를 정말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주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케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돈없는 백수들이 있다. 이들이야말로 오리지널 백수라고 할 수 있다. 일을 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어 못하는 사람들. 이들은 오늘도 도서관에서 피씨방에서 소주방에서 일자리가 없음을 한탄하고 애꿎은 노동부 장관을 죽일놈, 살릴놈 욕한다.
마지막으로 근로 의욕에 따라 백수를 구분할 수 있다.
일하고 싶은데 일을 못해 놀고 있는 사람들과, 일하기 싫어 노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 일하고 싶은데 일을 못하는 사람은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일 하기 싫어 일 안하는 백수들은 무사태평이다. 집에서 주는 용돈으로 근근히 최저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갖은 욕설과 협박과 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백수들은 과연 사회의 기생충인가? 그렇지도 않다. 백수들은 굉장히 창의적이다. 네티즌이라고 불리우는 이제는 한국사회의 주류가 되어가는 계층에서 백수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엄청나다.
이들은 자신을 구박하는 부모님들에게 무조건적인 반발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가진 구세대적 세계관을 반대한다.
그리고, 백수들은 남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재밌게 보낼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그러다보면 예상치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엽기 토끼도 심심해서 만들어 본 백수의 피조물이며, 졸라맨 역시 백수의 피조물이다.
그리고, 백수들은 각종 방송국 프로그램 게시판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낸다. 방송국 역시 이러한 백수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것이 젊은 문화의 트렌드라는 것을 간파하여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방송에 반영한다. 그러므로, 젊은 세대들의 문화 역시 백수들이 이끌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수들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돈이 없어 각종 무료로 된 공공시설들을 이용한다.
과거에는 백수들이 우체국에 한대씩 비치되어 있던 하이텔 단말기를 이용하였으나 요즘은 왠만한 학교나 도서관에는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으므로, 직원들 눈을 피하여 인터넷을 애용하게 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PC방을 이용한다. 그리고, 돈이 없어 라면을 많이 먹게 되어 영양상 약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성들에게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은 여자들 보다는 남자들 쪽에 치명적이다. 아무리 잘 생기고, 성격좋은 매력남이라도 경제적으로 무능력하다는 것이 드러나면, 여자들은 그런 남자를 거들떠도 보지 않기 마련이다. 설혹, 외모와 성격에 반해 교제를 하는 경우에도 돈이 없어 데이트를 하는데 많은 곤란을 겪게 된다.
다음으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들 수 있다. 백수들은 눈을 뜨고나서부터 잠 들때까지 주위에서 욕 먹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백수의 단점에 대해 얘기했으나 백수의 장점이 백수의 단점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먼저 건강상의 장점으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분당에 사는 A씨가 있다고 하자. A씨는 35세이고, 두 아이의 아빠이며, 회사에서는 과장이다. A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대충 씻고, 자동차로 출근을 한다. 여기서 늦어지면 회사에 지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7시 쯤 회사에 도착해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일을 시작한다. 일은 9시나 되야 보통 끝난다. 칼퇴근이란 단어는 없어진지 오래다. 그래서 일 마무리 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 그는 바로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잔다. 매일 이런 생활이 반복된다. A씨는 그 아무리 무쇠체력이라도 병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다. 스트레스는 이런 것이다. 이런 스트레스는 물론 과중한 업무에서 온다.
백수들은, 이런 의미에서 병에 걸릴 이유가 없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기껏 그들에게 스트레스는 여자들에게 딱지 맞는 것, 부모님에게 갈굼당하는 것, 친구들에게 무시받는 것 뿐이지만, A씨 같은 직장인들이 받는 스트레스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백수들은 항상 건강하다는 말이 성립된다.
다음으로,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만화책과 비디오가 없는 백수들은 상상할 수 없다. 그만큼 백수들은 비백수들에 비해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많은 문화들을 접하는 사이 백수들은 무한한 창작의식(創作意識)을 갖을 수 있게 되며, 그 창작의식은 곧바로 문화상품으로 결부되기도 한다.
백수라는 것이 경제적으로 좀 궁핍하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좀 걸리고, 이성들에게 인기가 없고, 간혹 형편없는 인간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이것들에 대해 잘 대처하는 능력만 갖춰진다면 참으로 멋진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종일 영화와 비디오를 볼 수도 있고, 낮잠도 실컷 잘 수 있으며, 심심하면 게임도 할 수 있고, 여유있게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시간도 아주 감미롭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없으므로 각종 질병을 예방하여 건강해질 수 있으며, 또한 심심하므로 각종 잡기(雜技)들을 배울 수도 있고, 창작의 기회가 많이 오기도 한다. 심심하고 무료한 생활이야말로 어떠한 면에서는 사람을 발전시키는 훌륭한 계기이다.
사람들은 일을 통해 자아(自我)를 발견하고 인격을 도야(陶冶)해야 한다고 흔히 얘기하지만, 이말은 순 거짓말이다.
막부시대(幕府時代) 일본에서는 부족한 재력과 남아도는 노동력을 무상으로 착취하기 위해 일하는 것은 곧 수행이다는 사상을 전파시켰고, 이는 세이몬 학파로 불리우기도 했다.
그리고 유럽의 경우, 칼뱅의 직업소명설 역시 이에 다름 아니다. 일하는 것은 인격수양과 별 관계가 없다. 일 안하고 인격수양 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여하튼, 주위의 갈굼을 극복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지혜를 터득한다면 백수생활(白手生活)은 참으로 행복한 것이다.
▶️ 白(흰 백)은 ❶상형문자로 햇빛이 위를 향하여 비추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희다, 밝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白자는 '희다'나 '깨끗하다', '진솔하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白자는 촛불을 그린 것으로 해석한다. 갑골문에 나온 白자를 보면 타원형 중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촛불의 심지와 밝게 빛나는 불빛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白자는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白자는 그동안 다양하게 해석되곤 했다. 손톱이나 쌀알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갑골문에서 白자가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으로 쓰인 것을 보면 본래는 촛불을 그렸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白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모양자로만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白(백)은 (1)백색(白色) (2)백지 (3)백군(白軍) (4)성(姓)의 하나 (5)백국(白國). 곧 벨기에 등의 뜻으로 ①희다 ②깨끗하다 ③분명하다, 명백하다 ④진솔하다 ⑤밝다, 밝아지다 ⑥빛나다 ⑦비다, 가진 것이 없다 ⑧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탄핵하다 ⑨흘겨보다, 경멸하다 ⑩흰빛 ⑪백발(白髮) ⑫대사(臺詞) ⑬술잔 ⑭비단(緋緞), 견직물(絹織物) ⑮볶은 쌀 ⑯소대(小隊: 군대 편성 단위의 하나) ⑰거저, 대가(代價) 없이 ⑱부질없이, 쓸데없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흴 고(暠), 흴 호(皓),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검을 흑(黑)이다. 용례로는 흰 눈을 백설(白雪),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빛깔이 흰 종이를 백지(白紙), 흰 빛을 백색(白色), 대낮을 백주(白晝), 흰 빛깔의 기를 백기(白旗), 죽은 사람의 살이 다 썩고 남은 뼈를 백골(白骨), 늙은이를 백수(白叟),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숨긴 일이나 생각한 바를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함을 고백(告白), 의심할 것 없이 아주 뚜렷하고 환함을 명백(明白), 깨끗하고 흼 또는 죄가 없음이나 공명정대함을 결백(潔白), 혼자서 중얼거림을 독백(獨白),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음을 공백(空白), 스스로의 죄를 고백함을 자백(自白), 검은빛과 흰빛으로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을 흑백(黑白), 종이 따위의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이외의 빈 부분을 여백(餘白), 죽어도 잊지 못할 큰 은혜를 입음이란 뜻으로 남에게 큰 은혜나 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는 말을 백골난망(白骨難忘), 대낮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을 백일몽(白日夢),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을 일컫는 말을 백안시(白眼視),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 또는 멀리 떠나온 자식이 어버이를 사모하여 그리는 정을 이르는 말을 백운고비(白雲孤飛), 희고 고운 얼굴에 글만 읽는 사람이란 뜻으로 세상일에 조금도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면서생(白面書生), 아무 것도 없거나 모르는 상태를 일컫는 말을 백지상태(白紙狀態),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흰 말이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듯이 눈 깜박할 사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구과극(白駒過隙),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라는 뜻으로 흰 모래톱의 사이사이에 푸른 소나무가 드문드문 섞여 있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백사청송(白沙靑松), 아무 것도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수건달(白手乾達), 서로 백발이 되기까지 사귀어도 마음을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것이나 같다는 뜻으로 친구가 서로 마음을 몰랐던 것을 사과하는 말을 백두여신(白頭如新), 백마는 말이 아니다는 말로 억지 논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백마비마(白馬非馬), 믿을 만한 출처나 자료를 가지고 하는 선전을 일컫는 말을 백색선전(白色宣傳), 흰 옥이 흠이 없다는 뜻으로 결점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옥무하(白玉無瑕) 등에 쓰인다.
▶️ 手(손 수)는 ❶상형문자로 다섯 손가락을 편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마찬가지로 손의 모양에서 생긴 글자는 又(우; 또), 寸(촌; 치) 따위가 있다. 手(수)는 投(투; 던지다), 招(초; 부르다) 따위 다른 글자의 부분이 되면 재방변(扌=手; 손)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手자는 '손'이나 '재주', '수단', '방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手자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다. 본래 '손'을 뜻하는 글자로는 又(또 우)자가 있었지만, 후에 뜻이 바뀌면서 금문에서는 手자가 '손'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手자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손의 기능이나 역할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재주나 솜씨, 수단 등과 같이 손과 관련된 기술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手자는 운전수(運轉手)나 가수(歌手)와 같이 특별한 능력을 지닌 전문가들을 뜻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手(수)는 바둑이나 장기 등에서 두는 기술의 뜻으로 ①손 ②재주, 솜씨 ③수단(手段), 방법(方法), 계략(計略) ④사람 ⑤힘, 도움이 될 힘이나 행위 ⑥필적(筆跡) ⑦권한(權限), 권능(權能) ⑧가락, 곡조(曲調) ⑨바둑돌이나 장기 말을 한 번씩 두는 번수 ⑩손수, 스스로 ⑪쥐다, 손으로 잡다 ⑫속박하다, 묶어 두다 ⑬손바닥으로 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발 족(足)이다. 용례로는 죄인의 손목에 걸쳐 채우는 수갑(手匣), 손으로 움직이는 것을 수동(手動),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 방도를 수단(手段), 늘 가지고 다니면서 기억해 두어야 할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만든 조그마한 공책을 수첩(手帖), 의료 기계를 써서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일을 수술(手術), 정해진 급료 이외에 경우에 따라 덧붙여 주는 보수를 수당(手當), 손과 발 또는 손발과 같이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수족(手足), 범인을 잡으려고 수사망을 폄을 수배(手配), 순서나 과정을 수순(手順), 손아래나 부하를 수하(手下), 일을 꾸미고 치러 나가는 재간을 수완(手腕), 자기의 생활이나 체험을 적은 기록을 수기(手記), 어떤 일에 손을 대어 시작함을 착수(着手), 잘못하여 그르침 또는 그 짓을 실수(失手), 기쁨과 찬성과 환영을 나타내거나 장단을 맞추거나 할 때 두 손뼉을 마주 두드림을 박수(拍手), 노래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가수(歌手), 운동이나 기술에서 대표로 뽑힌 사람을 선수(選手),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손을 위로 들어 올림을 거수(擧手), 손에 들어옴 또는 손에 넣음을 입수(入手), 북을 치는 사람을 고수(鼓手),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두 손을 마주 잡아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예를 공수(拱手), 손에 땀을 쥔다는 뜻으로 위험한 광경이나 사건의 추이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몹시 긴장됨을 이르는 말을 수악한(手握汗),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으로 늘 책을 가까이하여 학문을 열심히 함을 이르는 말을 수불석권(手不釋卷), 형제간의 우애를 일컫는 말을 수족지애(手足之愛), 자기에게 직접 딸린 병사 또는 자기의 수족과 같이 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수하친병(手下親兵),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뜀을 일컫는 말을 수무족도(手舞足蹈),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당하여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수방관(袖手傍觀), 손을 묶인 듯이 어찌 할 방책이 없어 꼼짝 못하게 된다는 뜻으로 뻔히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짝 못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속수무책(束手無策),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양손에 떡을 쥐었다는 뜻으로 가지기도 어렵고 버리기도 어려운 경우를 이르는 말을 양수집병(兩手執餠), 사슴이 누구의 손에 죽는가라는 뜻으로 승패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녹사수수(鹿死誰手), 쉽게 승부를 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타수가결(唾手可決) 등에 쓰인다.
▶️ 乾(하늘 건/마를 건, 마를 간)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을(乙=乚; 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倝(간)으로 이루어졌다. 음(音)을 빌어 마르다의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乾(건)은 (1)동사(動詞)나 또는 명사(名詞)에 붙어서 주로 말린 또는 마른의 뜻을 나타냄 (2)물을 쓰거나 대지 않은 액체(液體)를 쓰지 않은의 뜻을 나타냄 (3)어떤 행동을 뜻하는 말에 붙어서 속뜻 없이 겉으로만의 뜻을 나타냄 (4)건으로, 근거(根據)나 이유(理由) 같은 것이 없이, 의지(依支)할 데 없이의 뜻을 나타냄 (5)건괘(乾卦) (6)건방(乾方) (7)건시(乾時)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괘(卦)의 이름 ③임금 ④남자(男子) ⑤아버지, 친족 관계(關係) ⑥마르다, 건조하다 ⑦말리다 ⑧건성(어떤 일을 성의 없이 대충 겉으로만 함)으로 하다, 형식적이다 ⑨텅 비다 ⑩아무것도 없다 ⑪건성(어떤 일을 성의 없이 대충 겉으로만 함) ⑫말린 음식(飮食) ⑬물을 사용하지 않은 ⑭헛되이, 덧없이 그리고 ⓐ마르다, 건조하다(간) ⓑ말리다(간) ⓒ건성(어떤 일을 성의 없이 대충 겉으로만 함)으로 하다, 형식적이다(간) ⓓ텅 비다(간) ⓔ아무것도 없다(간) ⓕ건성(어떤 일을 성의 없이 대충 겉으로만 함)(간) ⓖ말린 음식(飮食)(간) ⓗ물을 사용하지 않은(간) ⓘ헛되이, 덧없이(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천(天),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 젖을 습(濕)이다. 용례로는 하늘과 땅을 상징적으로 일컫는 말을 건곤(乾坤), 습기나 물기가 없음을 건조(乾燥),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짓을 건달(乾達), 서로 잔을 높이 들어 행운을 빌고 마시는 일을 건배(乾杯), 마른 버짐을 건선(乾癬), 마른 철을 건계(乾季), 생물의 물기가 없어짐을 건고(乾枯), 마른 것과 습기를 건습(乾濕), 말린 물고기를 건어(乾魚), 공기 중에서 쉽사리 건조되는 성질을 건성(乾性), 베어서 말린 풀이나 말라 죽은 풀을 건초(乾草), 물이 없거나 말른 골짜기를 건곡(乾谷), 말린 과실을 건과(乾果), 넓은 하늘을 구건(九乾), 따뜻하고 습기가 없음을 온건(溫乾), 볕에 쬐어 말림을 쇄건(曬乾), 마르지 못하게 함을 방건(防乾), 고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납건(臘乾), 하늘이냐 땅이냐를 한 번 던져서 결정한다는 건곤일척(乾坤一擲), 마른 나무에서 물을 짜 내려한다는 건목수생(乾木水生), 천지가 탁 트여 아무런 장해도 될 것이 없음을 건곤통연(乾坤洞然), 천지에 가득 찬 맑은 기운을 건곤청기(乾坤淸氣),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면 저절로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으로 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함을 이르는 말을 타면자건(唾面自乾), 천지를 뒤집는다는 뜻으로 천하의 난을 평정함 또는 나라의 폐풍을 대번에 크게 고침을 선건전곤(旋乾轉坤) 등에 쓰인다.
▶️ 達(통달할 달)은 ❶형성문자로 达(달)은 간자(簡字), 迏(달), 迖(달), 逹(달)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羍(달; 새끼 양이 수월하게 태어나는 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장애없이 길을 수월하게 가다, 통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達자는 ‘통달하다’나 ‘통하다’, ‘막힘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達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羍(어린 양 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羍자는 大(큰 대)자와 羊(양 양)자가 결합한 것으로 양을 모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達자의 갑골문을 보면 辶자와 大(큰 대)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니 지나기가 매우 수월하다. 그래서 達자의 본래 의미는 ‘막힘이 없다’였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羊(양 양)자가 더해지면서, 양을 몰고 다닐 정도로 ‘막힘이 없다’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이 합쳐지면서 지금의 達자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達(달)은 ①통달(通達)하다(사물의 이치나 지식, 기술 따위를 훤히 알거나 아주 능란하게 하다) ②통(通)하다, 막힘이 없이 트이다 ③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④달(達)하다, 환하게 알다 ⑤전(傳)하다, 전달하다 ⑥통용(通用)되다 ⑦현달(賢達)하다(현명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하여 있다) ⑧이루다 ⑨갖추다, 구비(具備)하다 ⑩대범(大汎)하다, 활달(豁達)하다 ⑪정(定)하다, 결단하다 ⑫능숙(能熟)하다 ⑬드러나다, 드러내다 ⑭마땅하다 ⑮방자(放恣)하다 ⑯촐싹거리는 모양 ⑰어린 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룰 성(成)이다. 용례로는 뜻한 바나 목적한 바를 이룸을 달성(達成), 활달하여 세속을 벗어난 높은 견식을 달관(達觀), 사리에 밝은 식견을 달식(達識), 밤을 세움을 달야(達夜), 학술과 기예에 통달한 사람을 달인(達人), 한결같고 변함없는 효도를 달효(達孝), 자기의 의사가 충분히 이해 되도록 말함을 달의(達意), 널리 사물에 통달한 인재 또는 그러한 재주를 달재(達才), 재능이 있는 사람을 천거함을 달능(達能),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덕을 달덕(達德), 이치에 밝아서 사물에 얽매어 지내지 아니하는 사람을 달사(達士), 썩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달필(達筆), 전하여 이르게 함을 전달(傳達), 상부나 윗사람의 뜻이나 명령이 아랫사람에게 내리거나 미쳐 이르게 하는 것을 하달(下達), 사물이 자라거나 나아지거나 하여 더욱 완전한 지경에 이름을 발달(發達), 목적한 곳에 다다름을 도달(到達), 물건을 가져다가 날라줌을 배달(配達), 자금이나 물자 등을 대어 줌을 조달(調達),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짓 또는 그러한 사람을 건달(乾達), 어떤 한도나 표준에 아직 이르지 못함을 미달(未達), 막힘이 없이 환히 통함을 통달(通達), 익숙하고 통달함을 숙달(熟達), 사물이나 도리를 환하게 깨달아서 앎을 효달(曉達), 상부에서 하부로 명령이나 통지 등을 문서로 알림을 시달(示達), 편지나 물품 등을 보내어 줌을 송달(送達), 길이 팔방으로 통하여 있음을 팔달(八達), 달인은 사물의 전국면을 관찰하여 공평 정대한 판단을 한다는 말을 달인대관(達人大觀), 어떤 일을 급하게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말을 욕속부달(欲速不達),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다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다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아무 것도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 다니는 사람을 백수건달(白手乾達), 아래를 배워서 위에 이른다는 말로 낮고 쉬운 것부터 배워 깊고 어려운 것을 깨달음을 하학상달(下學上達)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