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군에서 전령을 다닐 때였다. 전방의 허름한 터미널 옆의 식당에서 국밥 한 그릇을 먹으려고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는데 저쪽 한편에서 나이 지긋한 분들 댓 명이 국밥에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에게도 국밥이 나와서 성호경을 긋고 식사를 시작했는데 그들 중 한 분이 내게로 오더니 “천주교 신자인가?” 하고 물었다. 그래서 그렇다고 답하니까 세례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요셉’ 이라고 대답을 했더니 기특한 듯이 말을 했다. ‘요즘 보기 드문 군인이네’ 라고 그러는 둥 마는 둥 국밥을 먹는데 그분들이 식당을 나가면서 내 국밥 값까지 계산을 하는 것이었다. 일어나 감사하다는 말을 하니까 그분들 중 한 분이 말하길 “가서 다른 이에게도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하고 성경에 있는 말을 인용해서 대답을 하는 것이었다. 성호경은 나를, 우리를 하느님의 품 안으로 초대를 하는 신호이고 형식이다. 초대는 나를 드러내 보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정중하게 성호경을 긋는 행위가 어색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신앙생활의 절반은 되는 것 같다
첫댓글 지금은 이런일들이 SNS에 올려 화제가 되는데 어렵던 예전에도 있었나 보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