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드족과 대척점에 있는 용어가 카공족이다.
연목구어(緣木求魚)란 말이 있다. 글자대로 해석한다면 나무에 인연하여 물고기를 구한다는 의미이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장비를 준비해서 물고기가 노는 냇가나 바다로 가야 마땅한데 나무가 있는 산으로 간다는 말이다.
비유적으로는 목적이나 수단이 일치하지 아니하여 성공할 수 없는 상태 또는 허술한 계책으로 큰 일일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연목구어는 출전이 맹자(孟子)인데 양혜왕장구상편(梁惠王章句上篇)에 나오며 유래는 다음과 같다.
제(齊)니라 선왕(宣王)이 천하를 통일하겠다는 욕심을 마음 속에 품고 있다가 맹자(孟子)한테 춘추시대 패자였던 제나라 환공(桓公)과 진(秦)나라 문공(文公)의 사적을 물었다. 맹자는 패도에 대하여 잘 모른다고 한 다음 "폐하께서는 전쟁을 일으켜 백성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이웃 나라와 원한관계를 맺고 싶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왕은 빙긋이 웃으며 그렇지는 않으나 장차 큰 뜻을 실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맹자가 재차 큰 뜻이 무엇이냐고 물었으나 왕은 우물쭈물 하며 구체적인 대답을 회피했다.
잠시후 맹자 이렇게 말했다. "폐하께서 말씀하시는 큰 뜻이란 영토를 확장하여 진(秦)나라나 초(楚)나라 같은 나라로부터
문안을 받고 사방의 오랑캐를 어루만지고 싶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緣木求魚) 것과 같습니다.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실패해도 탈이 없지만 폐하처럼 무력으로 뜻을 이루려면 백성을 잃고 나라를 망치는 재난이 따라 올 것입니다. 고기를 잡으려면 바다로 가야 하듯이 통일천하를 이루려면 왕천하의 대도로 가십시오."
나도 한 때 테니스 라켙 가방을 둘러메고 친구따라 등산을 간 적이 몇 번 있다.
옆에 가던 산꾼들이 나를 보고 연목구어 하러 가느냐는 식으로 산으로 테니스를 치러 가느냐고 물었다.
"네에!, 산에 테니스 코트가 있는지 찾아 보러 가는 중입니다"하고 대답하곤 했다.
친구가 등산을 같이 가자고 졸라대서 할 수 없이 등산을 갔다가 일찍 내려와 오후에 테니스코트로 가기로 했던 것이다.
카공족이란 카페로 공부하러 가는 신세대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스타벅스나 엔젤러스 조이너스, 어투섬플레이스 등 사람들이 붐비는 커피점이나 카페로 가서 아메리카노나 비엔나 커피를 한 잔 시켜 놓고 창가 테이블에 앉아서 노트북과 책을 펴 놓거나 핸드톤을 만지작 거리는 족속들을 말한다.
카공족들은 코로나19가 퍼지기 훨씬 이전부터 일종의 유행처럼 왔다. 8월30일 이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자 카폐에서 식사와 음료섭취 금지되면서 카공족들이 갈 곳을 잃어 이번에는 제과점으로 몰린다는 소문이다.
'처녀가 아이를 봬도 할 말은 있다'고 하지 않던가.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학을 졸업해도 지장을 구하지 못한 취준생들은 거주하는 집에 공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공부를 하기 위해서 집 밖으로 나가야 할 형편인데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공공 도서관도 폐쇄되어 갈 곳이 없단다.
자영업이 무너지면서 알르바이트 자리까지도 없어져 생활비마져 어려운 고시원 또는 좁은 원룸에서 이부자리와
빨래감에 자리를 내 준 청년들도 많다고 한다. 나 역시 부모님과 동생들 넷과 단칸 방에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지만 카공족은 아니었다. 물론 카페도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