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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중국 대사관저를 찾아가 중국 대사와 면담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그 문제라면 일본 대사를 만나 입장을 밝히거나 요구해야 맞을 것이다. 중국 대사는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탈중국 탓”이라며 훈시에 가까운 얘기를 했다고 한다.
최근 이 대표는 3주 연속 오염수 장외 규탄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 3일 부산에선 “오염수는 사실상 핵 폐기물이다. 핵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섞여 있다면 누가 해운대를 찾고 멍게를 찾겠는가”라고 했다. “우물에 독극물 풀어넣기”라고 한 적도 있다. “안전할 것 같으면 왜 바다에 버리나. 식수로 쓰든지 공업용수, 농업용수로 재활용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발언 뒤 세계보건기구 회의에서 중국 대표는 “안전하다면 왜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하지 않냐”면서 일본을 추궁했다. 이 대표 말을 거의 표현까지 옮겨쓰다시피 했다.
야당이 원전 방류수 반대를 위해 중국 측과 손잡으려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중국의 55기 원전은 대부분 중국의 동쪽 연안에 몰려 있다. 우리 서해와 바로 맞닿아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삼중수소 양은 후쿠시마 배출량의 50배에 달한다. 후쿠시마 방류수가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4~5년 뒤 한국 해역에 도착할 때쯤 되면 삼중수소 농도는 기존 바닷물의 17만분의 1로 희석될 거라는 연구가 나와있다. 중국 쪽 방류량은 수심이 얕은 서해로 곧바로 쏟아져 들어온다. 원전 방류수가 문제라면 일본보다 중국 쪽에 먼저 철저한 정화 처리를 촉구해야 한다.
민주당 집권 시기인 2020년 10월 정부 태스크포스는 “일본 오염수는 확산·희석으로 우리 해역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런데도 이 대표와 민주당이 지금 와선 후쿠시마 방류수 때문에 우리 바다 물고기들이 오염될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 한 서울대 명예교수도 10년 전엔 “국내 수산물은 안심해도 된다. 저라면 바로 저녁 식사로 하겠다”고 했었다. 그가 요즘 후쿠시마 오염 물고기가 한국 바다로 들어오는 것처럼 겁을 주고 있다. 그 교수가 그렇게 돌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집회에서 ‘우리 어민 다 죽는다’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6일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 일부 선동가의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를 철저히 가리고 차분하게 대응해달라”고 했다. 오염수 논란 이후 최근 생선 도매가격이 ㎏당 1만4000원에서 8000원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어민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민주당 아닌가.
민주당이 이러는 것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등으로부터 국민 시선을 돌리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광우병 사태를 겪은 경험이 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진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과 이 대표의 공포 마케팅은 어민들 반발을 부를 것이다.
후쿠시마 방류수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곳이 알래스카이고 그다음이 미국 서해안이다. 정말 문제가 있다면 미국이 가만 있겠나. 민주당 내부에서 민주당이 괴담 정당이 됐다는 개탄이 나왔지만, 과학적 사실과 합리성은 찾아볼 수가 없는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