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래간만에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약 1년 전에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던 아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귀국하고, 의대 본과 공부에 밤낮이 따로 없는 딸이 어려운 시간을 내주어 마눌과 함께 4명이 통영에 갔습니다. 애비가 늙어가며 별일을 다 한다고 생각하면 관심을 안 가질 수도 있을 텐데, 따라 나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해 주겠다고 하니 고맙더군요.
이번은 숙박지를 마리나콘도 근방에 위치한 통영관광호텔로 잡았습니다.
1박하는 온돌방 가격이 마리나콘도의 제일 작은 방 가격보다 싸고 조용하며 경치도 참 좋은 곳에 위치해 있더군요. 토요일 저녁은 약 1년 만에 우리 네 식구가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통영 도남관광단지에 있는 회 센터에서 도다리와 농어를 반주와 함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날 경기는 전혀 신경이 안 쓰이더군요. 작년 참가 할 때는 긴장도 되고 불안한 마음에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올해는 편하게 잘 먹고 잘 잤습니다.
경기가 있는 일요일은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베란다로 나가 바라봤던 통영 앞바다는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푸르름이 눈이 부셨습니다. 잔잔한 파도 위로 은빛 갈치의 비늘 같은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바다를 한참 바라봤습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부드러운 해풍과 함께 코끝을 통해 가슴 깊이 몰려 들어오는 맑은 공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아침 식사는 집에서 가져온 과일로 아주 배불리 먹었습니다.
사과, 토마토, 바나나 그리고 빵 한 조각과 두유 한 컵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경기용 장비를 챙겼습니다. 저는 뭘 챙길 때 항상 발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달리기 신발 및 양말, 자전거용 신발, 발목 칩, 바지(수영,자전거,달리기 겸용), 효원마라톤 유니폼 상의, 자전거용 장갑 과 헬맷, 고글, 수경, 수모, 달리기 모자, 웻 슈트, 시계, 배번과 벨트등.
경기장 주변은 많은 인파로 붐볐습니다. 참가하는 동호인 선수만 1000명을 넘었으니 그 가족과 응원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이었습니다. 특히 송일국씨외 주몽 출연진들이 이번 통영대회에 참가를 했기 때문에 이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로 인해 혼잡은 더욱 극심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하려고 하는 매니아가 늘어만 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비해 참가자가 엄청 늘어난 것이 눈에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수영은 110명 씩 끊어 출발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물속의 전투는 그렇게 치열하지 않았습니다. 간혹 등 뒤로 올라 타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발길에 가볍게 차이기도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수영은 끝냈습니다. 물을 나와 시계를 보니 25분이 지났더군요. 이렇게 빨리 수영을 마칠 리가 없는데 이상하다 싶어 시계를 자세히 보니 스톱워치 기능이 멈추어 버렸더군요. 아마 물속에서 혼전 중에 시계의 버튼이 눌러졌나 봅니다.
바꿈터의 지체 시간을 줄이려고 매 대회마다 노력하지만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물 먹은 슈트를 벗고 몸 닦고, 헬맷을 머리에 쓰고 자전거용 신발을 신다 보면 몇 분이 금방 흘러갑니다. 자전거는 달리기에 비해 빠른 속도감으로 재미가 있는 종목입니다. 그러나 평지나 내리막에서는 편하게 탈 수 있으나 오르막 경사에서는 아주 힘들고 어렵습니다. 최근 개발되고 시판되는 자전거들이 성능이 개선되어 어지간한 경사는 올라 갈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많은 훈련이 없으면 오르막에서는 내려서 끌고 올라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자전거 코스는 작년과 달리 통영 외곽 해안선을 일주하는 것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해안선의 특성상 오르막과 내리막이 엄청 많아 무척이나 힘이 들었습니다. 일부 내리막 구간의 심한 곡각으로 인해 넘어져 부상을 당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어렵게 변경된 자전거 코스로 인해 선수들의 기록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달리기는 3종목 중 제일 자신이 있는 종목입니다. 하지만 10km의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생각하는 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선수는 등판에 무슨 철인클럽이라고 새겨진 알록달록한 유니폼을 입고 달립니다. 반면 저는 항상 효원마라톤클럽이라고 새겨진 파란 유니폼을 입고 달립니다. 그래서 달리기만은 저를 추월하는 선수가 생기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는 종목입니다. 수영이나 자전거는 지더라도 달리기는 지면 안 되지 하는 달리기클럽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달리기 시작 때 옆에서 같이 뛰어 주며 힘을 나눠줬던 딸과 경기장 근처로 들어 올 때 마다 힘을 외쳐 주던 아들과 마눌의 응원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끝마쳤습니다. 네 번째 참가한 철인3종 경기는 이렇게 즐거운 가족여행으로 끝이 났습니다.
첫댓글 가족나들이와 같이한 철인 3종.... 부럽고, 축하드립니다. 회장님 힘!!!!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회장님 덕분에 철인 3종 경기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회장님의 너무 가정적인 모습 때문에 일부 회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하니 그 점을 통촉하시옵소서. 고안나 힘!!!
토욜 테레비에서 국가대표선수들 중계하는거 봤는데... 회장님께서 같은 코스를 달리셨다니 자랑스럽습니다. ^^ 가족과 함께한 대회라 더욱 보기 좋습니다. 류승관♡고안나 힘!!!
류승관회장님 마라톤 만은 지지 않으시겠다는 의지 멋집니다. 1년만에 가족이 다 모여서 오붓한 시간과 맛나는 도다리에 흐믓한 시간을 보내셨네요.저도 철인경기에 관심은 있으나 수영때문에 크~~흐..류승관 고안나 힘!!
멋집니다,. 회장님 힘!
음... 내년에는 부부 완주 후기를 올려주십시오. 멋지십니다.
다양한 재미를 즐기면서 여유롭게 사는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통영에서 한가족이 그리신 더욱 아름다운 그림이 떠오릅니다. 축하드리며 고안나씨 가족 힘!!!
오래간만에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낸셨겠네요. 다음에는 수영과 싸이클도 지지않는 철인이 되시길...
오늘 아침 방송에서 통영 철인에 참가한 "주몽" 선수를 보면서 우리 회장님도 참가했을텐데...생각했습니다..역쉬...잔차 배우다가 다친 꼬리뼈가 생각보다 오래갑니다...언제 쌩쌩 달려보노 ㅠ ㅠ
가족의 화목도 도모하면서 운동도 하고 정말로 멋진 주말을 보내셨군요.
마라톤에, 울트라에, 철삼에, 섹스폰에 역시 회장님은 저보다 한수 위이십니다. 철삼 네번째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8월 제주 킹코스도 가시나요?
설악산이 콱 눌러서 넘어지기 일보직전^^,가족들과 즐거운 시간과 트라이에슬론,멋져요!
완주 축하드립니다. 전에는 울트라 바람이 불더니 이제는 철삼 바람이 불려나봅니다. 하고는 싶은데 정~말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