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2시20분경 부산과 통영사이로 상륙한 9호 태풍 마이삭은
울산을 거쳐 북상하다가 10시경 동해안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론과 방송에서 역대 최강급이라고 미리 엄포를 놓은 탓인지 그렇게 큰 피해는 주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부산에서 60대 여성 한 명이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다가 유리가 깨지는 바람에 팔을 다쳐
병원으로 급송됐으나 안타깝게도 출혈과다로 사망했다고 한다.
통유리는 시야가 넓어 좋기는 하지만 태풍이 닥칠 때는 파손우려가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
몇년전에 불어닥친 매미 때 부산 영도 영선동 바닷가에 선 고층 아파트중 제일 바닷가쪽의 유리창이 강한 바람에 박살이 난 적이 있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유리창에 테잎을 붙이고 판자로 막고 이불과 다른 짐을 쌓아 막았지만 바람이 워낙 강해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그곳에 살던 직장 동료가 겁이 나서 얼른 집을 팔고 다른 데로 이사를 했다.
지금은 온 사방에 유리가 천지지만 우리가 어릴 때는 유리가 귀했다.
어릴 때 다마(구슬)치기 놀이를 할 때 유리 구슬이 없어서 찰흙을 떼어와 동글동글하게 빚어 말려서 그것으로
구슬치기를 하고 놀았다. 여러번 부딪히면 깨졌고 흙을 손에 만지니 겨울철엔 손등이 터서 갈라져 피가 나기도 했다.
그러다가 누가 장에 가서 알록달록한 유리구슬을 사오면 그걸 한 개 얻어 오야다마로 썼다. 손으로 만지면 구슬면이 매끌매끌하여 촉감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무슨 보물인양 잘 때도 호주머니 속에 넣고 잤다.
우리가 국민학교 다닐 적엔 안경 끼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시력검사도 해 보지 않은 탓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어릴 때부터 안경 쓰는 경우는 없었다. 어린애들이 눈이 나빠지는 원인중의 하나가 TV 시청 때문이란 말도 있다. 그 땐 TV 나 컴퓨터 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안경,유리잔, 그릇,유리병,유리창 등 우리 주변에 유리로 된 물건들이 수도 없이 많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유리조각을 주워다가 고물상에 팔았다. 유리공장에서는 깨진 유리조각을 다시 녹혀서 유리병을 만들어 팔았다. 유리병 만드는 기술자는 벌겋게 녹아 있는 액상의 유리를 긴 장대로 찍어 '후우!' 하고 불면 고무 풍선 처럼 볼록하게 튀어 나왔다. 그것을 병 모양의 틀에 넣어 냉각시키면 예쁜 병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유리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왔을까? 경주 박물관에 가면 오래된 유리잔과 유리 구슬이 진열돼 있다.
신라시대 장보고 선대를 통하여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로마에서 중동을 거쳐 중국 영파에서 무역을 통해
수입된 것들이다. 인류 최초의 유리제조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는 로마와 중국이 유리메카의 중심지였다가 그 뒤 이슬람과 영국에서 유리제조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14세기에는 이탈리아의 무라노섬이 유리가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지금도 유리잔으로 유명한 곳은 이탈리아와 첵코 스웨덴 프랑스 등이다.
유리가 경주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김해 대성동 76호분과 322호분에서도 유리 목걸이가 출토되었는데 이 목걸이는 1700년전 가야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철의 왕국으로 알려진 가야가 유리세공에도 뛰어난 기술을 보유했음을 알려주는 유물로서 문화재청은 유리 목걸이 3건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고 한다. 가야인들은 수정이나 마노를 주판알 모양으로 깎거나 유리 곡옥,둥근 옥을 만들어 목걸이로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76호분 목걸이는 맑고 투명한 수정과 주황색 마노, 파란색의 유리 등 각종 재질과 색감을 조화롭게 구성했으며 양동리 270호분 목걸이는 육각 다면체,주판알 곡옥 등 여러형태의 수정 146점을 한 알 한 알 연결한 것이라고 한다. 수정 목걸이는 3세기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지배계급의 장신구로 쓰였다고 한다.
나도 매일 와인 글라스를 만지작 거린다.
술은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잔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막거리는 사발에, 소주 소주 꼬푸에, 맥주는 맥주컵에, 와인은 와인 글라스에 부어 마셔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와인 글라스로는 이태리제와 첵코제 크리스탈이 촉감이 좋다. 비싼 것은 상당히 고가의 제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