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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개정 교육과정 '통합과학' : 교육부 최종 시안에 대한 내용 개선 요구 보도자료(2015. 08. 31)
‘통합과학’ 최종 시안의 20%가 난이도 높은 내용, 빅뱅이론 등 대표적 4개 내용 고2 후로 이동해야!
교육부는 오늘 오후 2시에 한국교원대학교 학생회관 중강당에서 통합과학 교육과정 개정 시안 공청회를 엽니다. 그동안 과학 교육과정 개정 연구진들이 두 번의 공청회(4월 17일, 8월 5일)를 통해 시안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열리는 공청회는 그 시안을 전달받아 교육부 차원에서 ‘교육부 시안’을 확정한 후 국민 여론을 듣기 위해 개최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공청회입니다.
■ 통합과학 교육부 시안 문제점 (1) : 고1 공통과정에 적합하지 않은 4개의 고난이도 내용요소 그대로 유지.
본 단체는 지금까지 세 번의 보도자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통합과학 시안의 문제점을 지적해왔습니다.(통합과학, 이대로라면 제2의 수학고통 될 것, 2015.5.26., 통합과학, 통합사회, 이대로 가면 제2의 수포자 과목 될 것, 2015.6.30., 통합과학 2차 시안, 이대로 방치하면 통합교육과정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것, 2015.8.5.)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사교육걱정의 주장은 명료합니다. 통합과학이 자연계 지망 학생 뿐 아니라 인문계와 예체능계 학생들 모두 배우는 공통과목이라면, 자연계 학생들이 배우는 고2, 고3 선택과목에나 적합할 고난이도 내용은 상급학년으로 상향 이동시키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연구진의 1, 2차 공청회 시안이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처럼, 오늘 발표되는 교육부 시안도 거의 변화가 없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별첨 - 교육과정 시안 비교분석표 참조) <표1> 2015 통합과학 교육과정 시안 비교 분석표 : 연구진 1,2차 시안과 교육부 시안 (붉은 색: 난이도 높은 항목, 노랑색 : 추가된 항목, 회색: 삭제된 항목을 의미)
지난 8월 5일, 본 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래의 표와 같이 고난이도의 내용요소인 물질의 기원, 지질시대와 생물의 변천, 핵 발전 및 태양광 발전, 탈출속도와 관련된 내용만큼은 고2 이상의 선택 교과로 이동시켜 학습자의 학습 부담을 경감하고 '통합과학'의 본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개선을 촉구하였습니다.
위의 네 가지 항목은 지난 5월에 있었던 본 단체 토론회에서 내용상 부적절함이 최초로 지적되었으며, 지난 7월 국가교육과정 현장교원중심 포럼의 토론자로 참여하였던 경기도의 한 수석교사 또한 위의 네 항목이 실제로 2009개정 융합과학 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어려워하였던 항목이라고 아래와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네 가지 항목이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인 통합과학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를 본 단체는 지금까지 다음과 같이 밝혀왔습니다.
특히 탈출속도는 통합과학의 내용요소와 성취기준에서 뺀 것처럼 보이지만,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에서 ‘우주발사체의 탈출속도를 계산으로 구하게 할 수 있다’고 하며 슬그머니 살려놓았습니다. 통합형 교육과정을 지향하는 통합과학 교과의 특성상, 성취기준 진술문이 다소 모호하게 기술되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장치를 악용하여, 오히려 더 많은 내용을 깨알같이 담는 도구로 사용한 것입니다.
■ 통합과학 교육부 시안 문제점 (2) : 수업 시수에 비해 난이도가 높아 진도만 빼는 속진형 교육과정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통합과학은 한 학기를 17주로 보고 주당 8단위로 설정된 과목으로, 전체 136차시 중 80%에 해당하는 108.8차시에 알맞은 학습량의 교육과정을 개발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나머지 20%는 토론, 프로젝트 학습 등 과학수업을 보다 풍부하고 여유있게 진행하기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도록 하려는 의도였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시험기간, 공휴일 및 각종 학교행사로 인한 수업 결손이 약 20% 정도 발생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80%가 실제 수업이 가능한 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통합과학 시안은 108.8차시(1차시=50분) 동안 배우기에 적절한 분량으로 개발되어야 합니다.
탈출속도에 해당하는 성취기준을 가르칠 때는 더욱 문제가 큽니다. 2시간 50분 동안 학생들은 중력가속도와 자유낙하를 이해하고 직접 탐구활동을 통해 자유낙하와 옆으로 던졌을 때의 운동을 비교해야 합니다. 또한 이를 확장하여 지구 중력권을 탈출하기 위한 우주발사체의 탈출속도를 계산해내기까지 해야 합니다. 이는 과학 영재가 아니고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고난이도의 속진 교육과정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성취기준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매우 부족한 시간 동안 수많은 내용들을 빠르게 이해해야 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통합과학 시안은 과학을 싫어하지 않던 보통의 학생들이라도 과포자가 되기 쉬운 교육과정입니다. ‘과학의 엑기스’를 배우게 한다는 연구진의 의도와는 달리, 암기 위주의 속진학습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 통합과학 교육부 시안 문제점 (3) : “어려운 지식이지만 쉽게 가르치겠다”는 방침은 수능을 치르는 과목의 성격상 절대 지켜질 수 없는 방침임.
이번 교육부 시안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문제는 학교 현장에 대한 부족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성된 시안이라는 것입니다. 연구진과 교육부는 고난이도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성취기준 해설’이나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을 통해 난이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즉, ‘어려운 단원을 쉬운 수준으로 가르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수능과 학교수업의 연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비롯된 것입니다. 현장 교사들은 어차피 상위 학년에서 다루어질 내용이라면 앞당겨서 가르치고자 하는 유혹을 빈번하게 받습니다.
교사들이 이러한 부담을 갖게 되는 것은 수능의 난이도가 어떻게 설정될 지를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통합 교육과정 도입 취지상 수능 과학 부분은 ‘통합 과학’을 중심으로 출제될 수밖에 없을 텐데, 어려운 단원을 쉬운 수준으로 가르친다는 취지에 맞추어 수능도 쉽게 출제될 때 사회 일각과 상위권 대학들에서는 변별력이 낮다는 비판을 할 것입니다. 그런 일부의 비판을 수용해서 수능 문제의 난이도를 높이는 순간, 학교 통합 과학에서 ‘어려운 내용을 쉬운 수준으로 가르치는 흐름’은 사라지고, 수능에 맞추어 어려운 지식을 가르치는 흐름만 지배해 교사들에게 부담을 지울 것입니다. 이렇듯 고2, 고3 과정과 중복되는 난이도 높은 주제가 고1 공통과정에 포함되어 있을 경우 교사들은 당연히 수능을 대비해 어려운 내용까지 가르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통합 과학 속에 난이도 높은 4개의 내용 요소는 처음부터 들어와서는 안 될 것입니다.
■ 통합과학 교육부 시안 문제점 (4) : 충분치 않은 난이도 조정 방안 - ‘정성적 방식’, ‘용어만 언급’ 등은 충분한 조정 방안 될 수 없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가르치겠다’고 하며 이번 시안에서 제시하는 대안들이 충분치 않은 권고사항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이 좋은 예시입니다.
태양에너지와 관련된 성취기준인 [통과09-03]에서는 태양이 수소 핵융합 반응을 질량 일부가 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핵융합의 기본 원리인 질량-에너지 등가성 개념, 즉 E=mc2를 통해 태양에너지의 생성 원리를 이해한다는 의미입니다. 성취기준 해설에서는 이 과정을 ‘정성적으로’ 이해한다고 하며, 마치 정량적 계산과정만 포함하지 않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인 것처럼 제시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과 관련된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양전지는 물리Ⅱ에서 다루는 ‘전광효과’를 원리로 하여 구현됩니다. [통과09-04]의 성취기준 해설에서는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받으면 전류가 형성된다는 수준에서 다룬다’라고 하였지만, ‘태양전지’라는 용어가 등장한 상황에서 과연 교사들이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받으면 전류가 생긴단다’라며 간단히 설명하고 지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욱 의아한 것은 ‘용어 수준에서만 언급한다’는 지침입니다. 특정한 용어가 무슨 뜻인지 학생들이 물어 볼 경우 이 용어가 품고 있는 개념의 의미를 설명하지 않고 어떻게 용어가 설명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용어 수준에서 언급한다는 것은 그 용어 안의 개념 설명도 따라온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 대책: 통합과학에 부적절한 4가지 고난이도 단원(물질의 기원, 탈출속도, 지질시대, 핵발전과 태양광발전)은 삭제하고 고2, 고3 선택과목으로 상향 이동시켜야.
이번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난이도 높은 내용이 통합과학으로 내려온 이유는 통합과학이 고등학교 과학 교과 중에서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합과학 시안에 가능한 많은 내용을 집어넣겠다는 과학계의 과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통합과학의 내용이 양 많고 어려운 것은 연구진들도 이미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첫 번째 공청회 이후로 고난이도 내용요소는 상급학년으로 이동시키라는 현장 교사들의 반복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통합과학 연구진은 분량과 난이도가 과도한 1차 시안을 개선하기는커녕, ‘탐구주제 및 활동’,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 등 각종 보조적인 장치들을 활용하여 고난이도 내용요소들이 삭제되지 않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이번 최종 시안 확정 과정에서 교육부 또한 연구진과의 조율이 쉽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과학 연구진들은 통합과학의 내용을 구성할 때, 수능에 출제할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에 상관없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과학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친절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데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중학교 시절에 과학 분야에 흥미가 없었던 학생이라도 통합과학을 통해 과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안목을 갖게 되고,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통합과학을 통해 특정 분야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어 물화생지 Ⅰ,Ⅱ와 같은 선택과목을 통해 심화된 내용까지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통합과학이 맡은 역할인 것입니다.
※ 우리의 요구
1. 어렵고 양 많은 ‘통합과학’은 고1생들 상당수를 ‘과포자’로 양산하거나 사교육 시장을 급격히 팽창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과학적 소양은커녕 고난이 내용과 과다한 학습량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학습 고통을 안겨주고 과학에 대한 대다수 과학교사들과 국민들의 저항을 일으킬 것입니다.
2015. 8. 3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김진희 연구원 (02-797-4044, 내선 503)
첨부 1 : 우리 단체의 분석 보도자료(hwp) 첨부 2 : 우리 단체의 상세 분석 종합 분석표 첨부 3 : 8월 31일 통합과학 교육부 최종 시안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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