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목걸이
원제 Vicious Circle - Felix Castor 2
펠릭스 캐스터 2
마이크 캐리 (지은이) | 김양희 (옮긴이) | 노블마인
2010-04-15
영화 <콘스탄틴> 원작만화 스토리작가의 영국판 <퇴마록>
<펠릭스 캐스터> 그 두 번째 이야기
판타지, 하드보일드, 히어로물, 미스터리 독자까지 만족시킬 기발한 소설
유령, 좀비, 늑대인간, 데몬 등 초자연적 존재들이 일상적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런던. 죽은 자들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 의회에서 논의되고 퇴마사가 인기직종이 되며 좀비들은 특수클리닉에서 몸단장을 한다. 주인공인 펠릭스 캐스터는 틴 휘슬을 연주해 유령을 쫓는 프리랜서 퇴마사. 긴 코트에 물건을 가득 집어넣은 탓에 어딘지 후줄근해 보일 듯한 차림에 냉소적이지만 유머감각이 뛰어나며 기본적으로 옳은 일을 하려고 한다. 죽은 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 퇴마사로 활동해온 그는 퇴마 일에 회의를 느끼고 쉬던 중 월세도 내지 못하는 곤궁한 형편 때문에 내키지 않게도 다시 퇴마 일을 시작한다. 제1권 《돌아온 퇴마사》에서 보닝턴 기록보존소 사건을 해결한 펠릭스는 경찰의 살인 사건 해결을 돕는 등 퇴마 일을 계속한다.
키애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콘스탄틴>의 원작만화 《헬 블레이저》의 스토리작가로 유명한 영국작가 마이크 캐리가 선보이는 영국판 《퇴마록》. 지적이고 신중한 플롯, 개성 강한 캐릭터들,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주인공, ‘대체’ 런던을 오가는 배경, 읽는 즉시 펠릭스 캐스터의 세계에 빨려들게 하는 글의 내공 덕분에 마이크 캐리는 첫 소설로 단숨에 2007 영국판타지 문학상 최종후보작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또한《엑스맨》, 《얼티밋 판타스틱 4》, 《루시퍼》, 《헬 블레이저》 등의 스토리작가로 영국에서는 이미 저명한 그래픽노블 작가다.
《돌아온 퇴마사》에서 보닝턴 기록보존소 사건을 해결한 후에도 여전히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펠릭스 캐스터. 어느 날 한 부부가 펠릭스의 사무실을 방문해 어린 딸 애비가 데니스 피스라는 퇴마사에게 유괴됐다며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펠릭스는 일반 유괴 사건은 맡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하려고 하지만 애비는 이미 수학여행 중 불의의 사고로 유령이 된 채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펠릭스는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그 일을 수락하고 컴퓨터 천재인 좀비 친구 니키에게 애비와 피스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신선하고 다크유머 가득한 영국판 <퇴마록>
새 천년이 시작되기 몇 년 전부터 런던에서는 무슨 불가사의한 이유에서인지 무덤에 있던 사람들이 되살아나 도처에 나타난다. 유령, 좀비, 늑대인간, 데몬 등 초자연적 존재들이 일상적으로 거리를 돌아다니고, 죽은 자들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 의회에서 논의되고 퇴마사가 인기직종이 되며 좀비들은 특수 클리닉에서 몸단장을 하고 신앙요법가에게 치료를 받아 수명을 늘린다. 죽은 자들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환생자 연구소가 설립되었을 정도. 이 시리즈의 주인공 펠릭스 캐스터가 사는 런던의 모습이다. 오컬트적인 요소와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나오지만 현실과 매끄럽게 연결돼서 진짜 런던의 일상을 보는 것 같다. 공포소설의 단골이었던 늑대인간, 좀비, 데몬과 유령들을 새롭게 조명한 작가의 해석도 흥미롭고, 펠릭스 캐스터가 풀어가는 사건은 흥미진진하다.
지적이고 냉소적인 프리랜서 퇴마사 펠릭스 캐스터를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주인공인 펠릭스 캐스터는 삼십대 중반에 독신이며 틴 휘슬을 연주해 유령을 쫓는 퇴마사. 긴 코트에 물건을 가득 집어넣은 탓에 어딘지 후줄근해 보일 듯한 차림에 냉소적이며 거친 말을 내뱉고 때로는 야비한 짓도 서슴지 않지만 유머감각이 뛰어나며 기본적으로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죽은 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 퇴마사로 활동한다. 중간에 데몬에 빙의된 친구 라피를 돕다가 엄청난 사고를 일으킨 후 자기가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고 쉬기도 했지만 녹슬지 않은 퇴마술로 경찰의 자문으로 수사를 돕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영혼의 목걸이》는 데몬에 빙의된 친구 라피의 이상 행동과 납치당한 딸의 유령을 찾아달라는 의뢰, 성당의 이상 징후, 정체를 알 수 없는 늑대인간의 공격, 시내 쇼핑몰의 대규모 폭동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제1권 《돌아온 퇴마사》보다 큰 스케일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펠릭스 캐스터를 비롯해서 서큐버스 줄리엣, 편집증 좀비 니키, 여사제 펜 등 펠릭스 주변 인물들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키면서 등장한다. 서큐버스 줄리엣은 펠릭스의 도움으로 퇴마 일을 시작했고 좀비 니키는 자신과 자신의 공간을 위험한 현실로부터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한다. 물론 펠릭스의 좋은 정보원 역할도 계속한다. 펠릭스의 집 주인이기도 한 펜은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시작하지만 여전히 헌신적으로 라피를 돌본다. 《돌아온 퇴마사》가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의 매력적인 인물들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소개했다면 《영혼의 목걸이》부터는 본격적으로 작가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영국에서 현재 5권까지 출간된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가 한때 아마존 UK 시작 페이지에서 한 권을 사면 나머지 시리즈 책들도 같이 사는 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책으로 소개된 걸 보면 독자를 사로잡는 캐릭터와 이야기의 매력이 크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제2의 닐 게이먼, 영화 <콘스탄틴> 원작만화 스토리작가 마이크 캐리
작가인 마이크 캐리는 소설로는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지만 2005년 개봉된 영화 <콘스탄틴>의 원작 만화인 《헬 블레이저》를 비롯해서 《엑스맨》, 《얼티밋 판타스틱 4》 등의 스토리 작가로 우리 독자들에게 완전히 낯설지만은 않다. 만화에서 오컬트 영역을 개척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고 수퍼 히어로들에 대해서도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도 판타지, 하드보일드, 히어로물, 미스터리 독자까지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잇다. 대표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만화 스토리 작가로 이미 명성을 얻은 작가이며, 만화 스토리 작가에서 소설가로 성공한 닐 게이먼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어서 관심이 간다.
2007 영국 판타지 문학상 최종후보작
마이크 캐리는 주인공 펠릭스 캐스터가 틴 휘슬을 연주하는 퇴마사이기에 음악을 표현하지 못하는 만화 대신 소설이라는 매체를 택했다고 가볍게 이야기하지만 글의 내공이 상당해서 첫 소설로 단숨에 2007년 영국 판타지 문학상의 최종 선발 후보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깊이 있는 문장에 시치미 똑 떼면서 내뱉는 블랙유머, 신랄한 발언과 재미있는 비유, 공들인 표현에서 사건을 따라가는 재미 외에도 문장을 음미하는 재미도 선사한다.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도시 판타지라고 하지만 판타지 마니아뿐 아니라 하드보일드, 히어로물, 미스터리 독자에게도 매력적일 듯하다. _ 옮긴이 김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