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寒江上有懷(조한강상유회)
孟浩然(맹호연)
木落雁南渡(목락안남도), 北風江上寒(북풍강상한).
我家襄水曲(아가양수곡), 遙隔楚雲端(요격초운단).
鄕淚客中盡(향루객중진), 孤帆天際看(고범천제간).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 平海夕漫漫(평해석만만).
낙엽지고 기러기 남쪽으로 건너가는 때
북풍이 불어 강가 차갑구나
내 집은 양수(襄水) 굽이
멀리 초나라 구름 너머에 있네
고향 그리는 눈물 나그네 길에 다 말랐는데
하늘가 외로운 배만 보이네
나루를 못 찾아 묻고자 하나
바다 같은 강물 날 저물어 아득하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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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나뭇잎 떨어지고 기러기 북쪽에서 남쪽으로 날아가는 가을, 북풍도 함께 불어오니 강이 차가와졌다. 내 고향 집은 저 북쪽 양수(襄水)가 굽이쳐 흐르는 곳인데 멀리 옛날 초나라가 있던 땅 높고 험한 곳에 있구나. 오랫동안 나그네로 객지에서 지내다 보니 고향 그리워 흘리는 눈물조차 다 말랐는지 외로운 돛단배 한 척이 수평선 너머 하늘 끝으로 들어가는 모습만 눈에 들어온다. 나루가 어디 있는지 한참 헤매다 누구에겐가 묻고 싶은데, 잔잔한 강물은 광활하여 저녁이 되고 어둠이 내리면서 더 아득해지기만 한다.
[解題] 이 시는 작가의 말년(末年), 장안(長安)을 떠나 강남 각지를 주유하던 시기에 고향을 그리워하며 쓴 작품으로 보기도 하고, 동남 각지를 다니다가 마지막에 장안으로 가서 진사시(進士試)에 응시한 때의 작품으로 보아 40세 이전에 쓴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40세 이전 작품으로 보는 근거는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의 전고(典故), 공자와 장저(長沮)·걸익(桀溺)의 충돌을 맹호연의 심리적 갈등으로 파악한 데에 있다. 공자로 대표되는 정치에 대한 의자와 은자를 따르고자 하는 마음의 갈등이 아직 시인의 삶 속에서 정리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이 구절을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평생 동안 갈등 속에 있었으므로 40세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라 하여 저작시기를 미정으로 남겨두는 의견이 우세하다.
‘襄水曲(양수곡)’과 ‘楚雲端(초운단)’이 對가 되는데 작가가 지금 楚나라 남쪽에서 북쪽으로 고향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연에서 아득한 강만을 말함으로써 思鄕의 절실한 감정과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말뜻 밖에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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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역주1> 早寒江上有懷(조한강상유회) : 제목이 ‘早寒有懷(조한유회)’ 혹은 ‘江上思歸(강상사귀)’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2> 木落雁南渡(목락안남도) : ‘木落(목락)’은 가을이 되었음을 알려준다. 한(漢) 무제(武帝)의 〈秋風辭(추풍사)〉에 “가을 바람 일고 흰 구름 나니 초목은 누렇게 떨어지고 기러기는 남쪽으로 돌아가는구나.[秋風起兮白雲飛 草木黃落兮雁南歸]”라고 하였으니, ‘木落(목락)’이 오래 전부터 쓰였음을 알 수 있다. ‘南’이 初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며, 어떤 본에는 ‘渡’가 度로 되어 있기도 하다.
역주3> 襄水曲(양수곡) : ‘襄(양)’이 湘(상)으로, 혹은 江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며, ‘曲’이 上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襄水(양수)’는 양하(襄河)라고도 하며 양양(襄陽)을 경유해 흐르는 한수(漢水)의 지류를 말한다. 이 강 언덕 굽이에 맹호연의 집이 있었다.
역주4> 楚雲端(초운단) : ‘雲(운)’이 山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양양(襄陽)은 옛날 楚나라에 속했고 지세가 높아 ‘楚雲端(초운단)’이라 표현한 것이다. 지세가 높음을 표현하면서 망향(望鄕)의 정을 담고 있다. ‘望’에는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갈 수는 없는 심정을 담고 있다.
역주5> 鄕淚客中盡(향루객중진) : ‘鄕淚(향루)’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흘리는 눈물을 말한다. ‘客中盡(객중진)’은 나그네 생활을 오래 했음을 드러낸다.
역주6> 孤帆天際看(고범천제간) : ‘孤’가 歸로, ‘際’가 外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看’의 주체를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시의 의미가 달라진다. 시인이 주체일 경우 ‘외로운 돛배 같은 자신의 신세를 바라본다.’라고 풀 수 있고, 시인의 가족이 주체일 경우 ‘天際(천제)’, 즉 양양(襄陽)에서 맹호연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로 풀 수도 있다. ‘孤’가 歸로 쓰인 경우 가족의 시선이 명확해진다.
역주7>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 : ≪論語≫ 〈微子(미자)〉편에 “장저(長沮)·걸익(桀溺)이 함께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께서 지나다가 자로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를 묻게 하셨다.[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는 전거를 쓴 것이다.
역주8> 平海夕漫漫(평해석만만) : ‘平海(평해)’는 물결이 잔잔해 넓어 보여 바다 같다는 말이며, ‘漫漫(만만)’은 끝없이 광활한 모양이다. ‘漫漫(만만)’을 ‘夕’을 형용하는 말로 보아 밤이 깊어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혹은 막막하다, 멍하다는 뜻으로 보아 저 물결 헤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심정을 나타낸 것으로 보기도 한다.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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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미자편>
論語 <微子第十八> 06
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子路曰, “爲孔丘.” 曰, “是魯孔丘與?” 曰, “是也.” 曰, “是知津矣.”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曰, “爲仲由.” 曰, “是魯孔丘之徒與?” 對曰, “然.”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 耰而不輟. 子路行以告. 夫子憮然曰, “鳥獸不可與同羣,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장저와 걸익이 나란히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께서 지나시다가 자로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터가 어딘지 묻게 하셨다.
장저가 말하였다. “저 수레에서 고삐를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신가?”
자로가 말하였다. “공구(공자)이십니다.”
“바로 그 노나라의 공구이신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루터를 아실 게요.”
걸익에게 물으니, 걸익이 말하였다. “선생은 누구시오?”
“중유(자로)라고 합니다.”
“바로 그 노나라 공구의 제자란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큰 물이 도도히 흐르듯 천하는 모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데, 누가 그것을 바꾸겠소? 또한 당신도 사람을 피해 다니는 사람을 따르는 것이 어찌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을 따르는 것만 하겠소?”
그는 뿌린 씨를 흙으로 덮으며 일손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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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당시삼백수]조한강상유회(早寒江上有懷/조한유회)-맹호연(孟浩然)
[출처] [당시삼백수]조한강상유회(早寒江上有懷/조한유회)-맹호연(孟浩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