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간의 바쁜 회사업무를 마무리하고, 명예로운 퇴직을 맞이 하였습니다.
자유로운 시간을 맞은 첫날, 세월호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있는 안산을 다녀 왔습니다.
안산은 안산공단과 시화공단이 밀집되어 있는 공업기반의 도시입니다.
단원고는 안산시 고잔동 주택가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지하철 4호선을 기준으로 제법 경제력이 있는 고잔 신도시가 있고, 단원고는 반지하가 많은 연립.다가구 주택가인
고잔1동에 위치해 있습니다.(9100가구중 80%가 연립주택에 거주)
수학여행을 나선 단원고 학생 325명 가운데, 고잔1동에 사는 학생이 109명 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에 재앙이 내렸습니다.
마을의 아이들은 힘든 살림살이에서도 미래의 희망 이었습니다.
부모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고, 고달픈 삶 속에서 웃을 수 있는 꽃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의 부품 기대감으로 잠 못이루고
맑은 미소로 "다녀 오겠습니다" 인사하며 집을 나섰던 아이들
가정형편이 어려운 부모들은 수학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에게 넉넉하게 용돈을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 뿐 입니다.
그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 열흘이 지나가는데 살붙이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웃집 누나를 기다리는 아이의 기도입니다. "다혜누나 살아서 와요"
"지성아 꼭 살아서 돌아와"
"이혜봉선생님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아이들을 추모하는 글도 보입니다.
" 많이 춥고 힘들었지..
이제 편히 쉬고
다음엔 꼭 좋은곳 태어나서
이쁘게 행복하세 살아.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안산시 촛불추모제에 어른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촛불을 들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의 기도가 하늘로 올라 갑니다.
- 2014.4.23 안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