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니 골프동무도 줄어 들어서 마음 한구석이
짠하고 허전하지만 18홀 라운드를 마치고 담소하는 19홀은 더 없이 화기애애하기 마련이다. 원래 19홀은 이처럼 골프를 끝내고 목욕후 한잔 들이키며 담소하는 자리를 가리키지만 실제로 19홀이 있는 곳도 있다. 태국 칸차나부리에 있는 Green World Resort의 골프코스
인데 18번 홀을 마치고 다시 suspension bridge(懸垂橋)로 강을 건너
오기 전에18홀의 未盡함을 강물에 흘려 보내라는 뜻인듯 1번 홀과 비
슷한 길이의 파 3 홀이 덤으로 있어 강 너머로 샷을 하고 다리를 건너
와서 퍼팅으로 마무리 하게 되어 그 곳을 찾는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18홀로 내기가 결판 나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결전의 찬스를 주
기위해 실제로 만들기도 했었다. 첫 번째 것은 1764 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즈 코스가 2 2홀에서 18홀로 개조되면서 자투리로 남은
홀을 연장전용으로 사용한 것이고 두 번째는 1894년 뉴욕 교외에 있는
놀 우드 C.C.에서 120야드 파3 홀을 ,세 번째는 1920년 시카고에 있는
탬 오샌터C.C.가 90야드 파3홀을 내기골프의 승패 결정용으로 만들어
사용한 케이스로 미진한 내기의 한을 풀기 위한 결전의 19번홀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생활에서 내기는 '必要惡'으로 존재해 왔다. 미국의 레져업체 스타우드 호텔스 앤드 리조트가
기업체 최고경영자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2002년) 87%가 '언제나 내기를 한다'고 대답하여 미국의 CEO들도 내기를 즐기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가수이자 영화배우인 딘 마틴은 내기 골프가 본업이라고 큰 소리치고 다녔는데, 어느 날 내기에 열중한 나머지 자기의 新曲레코드 권리까지 배팅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시세로 $100만에 달하는 거금이라 상대가 기가 죽어 게임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이 쯤되면 놀이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투어프로 중에도 내기골프를 무척 즐기는 자가 있는데 치치 로드리게스와 짐 쏘프가 못 말리는 갬블러이다. 짐 쏘프는 투어프로가 되기전에는 내기골프로 살아가던 도바꾼 골퍼였다.어느날 그의 아내인 캐롤이 '내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는 전혀 반대할 생각이 없지만 이왕 계속할 생각이라면 프로로 진출해
보는것은 어때요?'하는 바람에 쇼크를 받고 Q스쿨에 나가게되어 프로
골퍼가 되었는데 PGA투어 3승,챔피언스 투어 12승을 올렸다. 가난하게 자란 치치 로드리게스가 내기에 심취하는 것을 본 기자가 어느 날 '왜 내기 골프를 하느냐?'고 묻자, "나는 항상 승부를 건다. 가난하게 태어 났기 때문에 백만장자로 살고 가난하게 죽고 싶다. 가난하게 살아 백만장자 처럼 죽는 것은 싫다"고 대답했다.
이것은 최근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Stephan
M. Pollan의 'Live rich,Die broke(넉넉하게 살며 다 쓰고 죽어라)'주의
와 상통하는 생활철학인지 모르겠지만 퍽이나 멋 있는 말이 아닌가!
지금의 우리들에겐 치치 로드리게스와 Stephan M. Pollan의 생활철학
을 곰곰히 새겨 볼 때인 것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더 열심히 골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