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Pr. 자체 주관으로 아치에스 치러
김현채 바오로 의정부 Re. 명예기자
의정부교구에서 소년 쁘레시디움만으로 독립적 아치에스 행사를 치른 바 있는 일산성당(주임신부 이은형 티모테오)을 방문하였다. 코로나19로 역동적인 소년 쁘레시디움의 주회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일산성당 바다의 별 Cu. 이명숙 엘리사벳 단장, 샛별 Cu. 강정식 요셉 단장과 2015 5월9일 창단되어 216차 주회까지 치른 은총의 샘 소년 Pr.(단장 김재현 대바실리오, 부단장 김동후 다니엘, 서기 주선경 데레사, 회계 한서윤 마르가리다)의 후견인을 맡아 봉사하는 김종남 베로니카 자매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베로니카 자매님은 따님과 두 손자까지 소년 레지오에 봉헌하셨단다.
일산성당 소년 쁘레시디움은 은총의 샘 Pr. 창단 5년 만에 5개 쁘레시디움(은총의 샘, 믿음의 샘, 지혜의 샘, 사도들의 모후, 성조들의 모후)으로 확장되었으며, 은총의 샘 창단 한 달 뒤인 6월에 승인받은 중등부 사랑의 샘 Pr.까지 더하여 총 6개 Pr. 50여명의 단원으로 성장하였다.
이렇게 성장하기까지에는 기다림 속에 20년을 기도하며, 단체 성지순례시마다 소년 레지오 창립을 지향으로 두고 성지에서 생미사를 넣고, 매주 성당에서도 생미사를 넣어온 한사람의 숨은 공로자가 있었다. 그는 아현성당에서 청년 레지오를 하며, 레지오 단원 자매와 결혼하고 하느님의 선물인 아들 둘도 소년 레지오 단원으로 봉헌한 김영복 말셀리노 전 레지아 부단장이다. 그는 이사해 교하성당으로 이적하였으나 일산성당 소년 레지오를 위하여 여전한 관심과 봉사를 잊지 않고 있었다.
소년 레지오 창단 위해 20년간 미사와 기도를 드린 숨은 공로자
김 말세리노 형제님은 “‘주일학교도 어려운 데 소년 레지오까지…’라며 말을 흐리는 신부님을 설득시키기 위해 성당에서 가장 기도를 많이 하는 성령기도회에 참석하여 기도 지향을 부탁하였지요, 쁘레또리움 단원으로 구성되어 매 평일미사후 성무일도를 하시는 ‘농은회’ 15명의 어르신들에게도 소년 레지오 창립을 지향으로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매주 첫 미사 때 생미사를 넣어 미사 중 두 번씩 소년 쁘레시디움 창단을 신부님 입으로 말씀하시게 만들었다는 데에서는 그의 소년 레지오 창단에 대한 절실한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다 레지아 부단장 임기 6년을 마친 4월, 꾸리아 단장으로 선출되고, 곧 일산성당 선교분과장이 되어 본당 강승한 세바스챤 주임신부와 여성총구역장, 구역장, 반장들이 가는 2박3일의 피정에 참석했다. 소년 레지오 홍보와 창립에 대한 절호의 기회를 살려 그분들의 자제를 성모님께 봉헌해 달라고 읍소하여 협조하겠다는 묵시적 승인을 이끌어내고 그해 5월9일 첫 소년 쁘레시디움인 은총의 샘 Pr.을 소년단원 3명, 성인단원 3명으로 창단한다.
창단하기 전 이미 소년 레지오가 설립돼 파견성인 없이도 고등학생이 단장을, 부단장, 서기,회계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구성되어 회합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던 탄현동성당을 이명숙 엘리사벳 바다의 별 Cu. 부단장과 사전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성모성월이 시작되는 5월2일 첫 토요일 창단을 계획하였으나 부주임 신부로부터 무기한 연기요청이 들어와 입단대상자 부모님들에게 기도를 부탁드리고, 기도하며 대기 중 부주임신부는 초등학생에게 묵주기도를 직접 가르치고 직접 진행하라는 말씀이 있었지요. 많은 우려에도 기도의 힘으로 그 다음 달 중고등부 사랑의 샘 Pr.까지 창단하게 되고, 중고등부는 1개월 뒤 단원이 14명이 되어 바로 분단하게 되었습니다.”
이명숙 엘리사벳 단장은 “말세리노는 1시간 전에 와서 항상 5개 쁘레시디움 제대상을 차려놓고, 미진한 회의록 작성을 보완해 주었으며, 아이들을 안아주고, 이름보다 직책을 불러주어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단장 유고시 직책대행 연습을 시키고, 간부가 아닌 평단원 아이들에게도 유고한 간부의 역할을 대행시켰지요”라고 회상한다.
2015년 10월 꾸리아 성인단원 성지순례시 소년단원도 동행하였고 여러 봉사자의 숨은 희생으로 소년 레지오는 총 6개의 쁘레시디움으로 급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소년 레지오 운영의 애로사항도 말한다. 소년 레지오를 지도할 성인단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소년 레지오 지도를 맡은 성인단원은 거의 무한봉사를 각오해야하기 때문이다.
주요 활동배당으로는 입단권면, 미사복사, 분리수거, 설거지, 독서, 묵주기도, 성모신심미사 참석, 친구 돕기, 부모님 도와주기, 심부름, 친구들 성당 데려오기, 선생님․부모 말씀 잘 듣기, 영적독서읽기, 아침저녁 기도하기, 선행하기, 이불개기, 청소하기, 희생, 싸울 때나 화날 때 참기 등을 들었다.
다양한 야외행사와 영화 관람 등 소년에 맞는 행사 기획
2018년 소년 Pr.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쁘레시디움내 배타적인 소모임이 만들어지고 소그룹과 타 단원간의 이질감이 팽배해지더니 결국 단원감소로 귀결되었다. 이때 정 헬레나 수녀님의 도움을 잊지 못한다. 수녀
님은 30명의 복사들 전원에게 레지오 입단명령을 내렸고 덕분에 1개 쁘레시디움이 해체위기 속에 소생할 수 있었다.
강정식 요셉 단장은 “아치에스행사를 소년 Pr. 단원들로만 치렀어요, 전국적으로 드문 기록이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매일미사에 소년 레지오를 위한 미사지향 예물을 넣어 신부님의 관심과 미사 참례하는 교우들에게 각인 효과도 주고 있지요”라고 말한다.
“1년 전에는 겨울 바자회를 개최하여 지역상품권을 소비하는 실습행사를 가진 것도 보람 있었고, 마재성지, 6.25 참전한 중공군묘지, DMZ 방문, 태풍전망대, 마재성지 정약용생가, 연천 호루고루성 유적지 방문, 2019년 파주 DMZ 인간띠잇기 행사에 참여한 것도 기억이 새롭습니다.”
초등학교 소년 단원을 대상으로 어린이영화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이후 소년 단원이 늘어나는 것이 눈에 띄어 소년 단원들과 함께 차량 10대를 동원하여 덕이동 메가박스를 주로 단골로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럭비공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관리하느라 몸은 파김치가 되곤 하였지요. 영화를 보고 십시일반 찬조 받아 마련한 도시락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말셀리노는 아이들을 성당으로 데려와 주회까지 마치게 하였어요. 아이들은 정신없이 장난치다가도 환희의 신비 4단 선창하라면 바로 나오는 데 신비로울 정도입니다.”
이후 비용 때문에 소성전에서 영화를 받아다 상영하고 있는데, 세례 안 받은 아이들까지도 몰려와 영세로 연결되는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그렇다.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 배려, 신뢰가 소년 레지오 확장의 열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