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을 섬기는 선지자들이 그들의 신에게 하루 종일 아무리 부르짖고 미친 듯이 춤을 추며 간구하였어도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소제를 드릴 때가 되었을 때 엘리야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29절). 엘리야는 먼저 무너진 하나님의 제단을 수축(修築)합니다. 아마 이전에도 이곳에 하나님께 제사드리는 제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아합과 이세벨이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면서 돌보지 않아 무너진 상태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먼저 백성에게 도움을 요청하여(30절) 돌 열두 개를 취하여 쌓으면서 하나님께서 야곱을 택하여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셨고, 야곱을 통해 열두 지파를 이루어 이스라엘 민족을 세우셨음을 상기(想起)시키고 있습니다(31절). 수축된 단 위에 정성스럽게 나무를 벌여놓고, 송아지의 각을 떠서 제단 위에 올려놓았습니다(33절). 그런데 특이한 점은 제단을 돌아가며 도랑을 만들게 한 것입니다(32절). 곡식 종자 두 세아를 둘 만한 도랑을 만들었는데, 한 세아가 약 7.6ℓ이니 두 세아는 약 15ℓ 정도가 되는 양입니다. 그리고 제단의 제물 위에 통 넷에 가득 채운 물을 붓게 하는데, 세 번을 그렇게 하게 합니다(33절~35절). 그래서 총 12통의 물이 단 위에 붓게 합니다. 물도 열두 통을 붓게 한 것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상징하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엘리야는 열두 돌과 열두 통의 물을 통해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선택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야곱(이스라엘)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고(31절), 하나님께 기도할 때도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부르면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며, 엘리야 자신도 하나님의 종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36절).
무너진 제단을 수축하고, 희생제물을 단 위에 올려놓고, 물까지 부어 제단이 물로 흠뻑 젖었고, 제단 주위의 도랑에도 물이 가득 찼습니다(35절). 하나님께서 불을 내려 제단 위의 제물을 태워야 하는데, 물로 흠뻑 젖게 하였다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엘리야의 기도는 바알의 선지자들이 요란하게 했던 것과는 대비가 될 정도로 단순합니다. 36절과 37절을 보면, 엘리야는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엘리야 자신의 주인 되시며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지금 엘리야가 행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행하는 것이며, 그러한 사실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여 깨닫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그러면서 “내게 응답하소서”라고 기도하면서 이런 응답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깨닫고 다시 돌이키시는 하나님이심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단순한 기도를 드리고 있지만, 하나님을 향한 철저한 신뢰가 그 바탕에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엘리야의 기도에 여호와의 불을 내려 번제물을 태울 뿐만 아니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고, 도랑의 물까지도 모두 마를 정도로 강한 불을 내려주셨습니다(38절).
아마 이러한 광경은 이스라엘 백성과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 그리고 아합도 똑바로 목격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들은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도망가려고 했을 것입니다. 엘리야는 백성에게 바알의 선지자를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도록 다 잡으라고 요청하고, 바알의 선지자들을 기손 시내로 내려다가 다 죽입니다(40절). 우상을 섬기는 제사장들을 하나님께서 철저하게 응징(膺懲)하신 것입니다.
참 궁금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 아합 왕의 표정과 태도는 어떠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아합 왕의 반응이나 태도가 자세히 기록되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너무나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엘리야는 아합에게 이제 올라가서 먹고 마시라고 하며 큰 비 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41절). 아마 갈멜 산 어디엔가 왕이 머물 장막을 세워두었을 것이고, 그곳으로 가서 쉬라는 말이었을 것입니다. 하루 종일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들의 요란한 기도의 몸부림을 지켜보고, 엘리야의 제사와 기도를 지켜보느라 긴장을 늦추지 않았을 것인데, 이제 다 끝났으니 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곧 비가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아직 비의 징조는 보이지 않았던 상황임에도 엘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하지 않고 믿고 있었습니다. 아합은 가서 먹고 마시고 쉬라는 엘리야의 말에 먹고 마시기 위해 갑니다(42절). 아마 아합은 이런 엄청난 광경을 목격한 직후에 엘리야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압도(壓倒)되었을 것입니다.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들과의 대결이 끝났지만, 엘리야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비가 다시 내릴 때까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기에 갈멜 산 꼭대기로 올라가 하나님께 비가 오도록 기도합니다(42절). 엘리야는 땅에 꿇어 엎드려 그의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비가 오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 이러한 하나님의 약속이 이뤄지도록 기도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하나님의 역사(役事)를 기도를 통해 이뤄가시고 있습니다. 그냥 비가 오게 할 수도 있지만, 엘리야의 기도를 통해서 일하신 것입니다. 햇빛과 비, 바람 등은 바알이나 아세라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주관 아래 있음을 보여주십니다.
엘리야는 기도하면서 사환에게 올라가 바다 쪽을 바라보라고 하였는데, 사환은 아무것도 없다고 보고합니다(43절). 엘리야는 일곱 번까지 다시 가라고 하였는데, 일곱 번째에 사환은 바다에서 사람의 손바닥만한 작은 구름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합니다(44절). 일곱 번이라는 것은 완전함을 의미하는 숫자인데, 하나님의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는 엘리야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중해 쪽에서 작은 구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들은 엘리야는 아합에게 빨리 갈멜 산에서 내려가라고 말합니다(44절). 곧 엄청난 비가 내릴 것을 예고한 것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말랐던 시내들에 물이 범람하고, 길도 진흙탕이 되어 마차로 이동하기에 어려워지기 때문에 빨리 이동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야가 예고한 대로 잠시 후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45절). 아합은 마차를 타고 이스르엘이라는 평원지대로 이동하였는데, 엘리야는 하나님의 신비한 능력으로 아합을 앞질러 이스르엘 어귀까지 이동합니다. 하나님께서 엘리야와 함께하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도 합니다. 엘리야가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통해서 일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신실한 종들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자들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자들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어둡고 악한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일으켜 하나님의 역사(役事)를 보여주시길 원하십니다. 이러한 하나님 앞에 자신을 겸허하게 헌신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그러한 자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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