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리 얄라 ” < 청산별곡 / 고려 가요 작자미상 >
흙길을 맨발로 걸으며 이명우가 부르는 ‘가시리’를 듣는다. 제1회 MBC대학가요제(1977년)에서 은상을 받은 노래다. 오십여 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가슴을 울린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리얄리 얄라리 얄라리” 되풀이 되풀이되는 청산별곡 후렴구가 마치 팔백 년 전 고려시대 혼령들을 부르는 주문(呪文) 같다.
고려시대뿐일까. 서민들은 청산에 살고 싶다. 무릉도원 같은 청산은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 막상 바로 발밑에 청산이 있다하더라도 우리는 그곳에 살 자격이 충분할까. 세계 신혼 여행객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천국의 섬’ 발리가 최근 ‘쓰레기 섬’으로 변했단다. 관광객들이 너무 몰린 탓이다. 과소비를 찬양하는 자본만능 사회는 청산을 용납하지 못한다.
맨발로 흙길을 걸으며 머루 다래로 배를 채우는 삶을 체험한다. 팔백 년 전 선조들이 살고 싶어 하던 청산이다. “살어리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다에 살어리랏다 / 나문재, 굴, 조개 먹고 바다에 살어리랏다 /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 / 고려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