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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
흰 머리털의 길이가 삼천 길이라는 뜻으로, 몸이 늙고 근심 걱정이나 비탄이 날로 쌓여 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白 : 흰 백(白/0)
髮 : 터럭 발(髟/5)
三 : 석 삼(一/2)
千 : 일천 천(十/1)
丈 : 어른 장(一/2)
출전 : 이태백(李太白)의 추포가(秋浦歌)
흔히 과장(誇張)된 것을 비웃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머리가 몹시 세었다는 것을 과장한 말로, 즉 늙은 몸의 서글픔을 표현한 것 또는 근심이나 비탄이 쌓여 가는 모양을 비유한 말이다.
중국의 신화나 장자(莊子), 서유기(西遊記) 등에 보이는 중국 사람들의 과장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런 허무맹랑한 과장은 詩에도 보인다.
이태백(李太白)은 여산(廬山)의 폭포를 보고 그 웅장함에 놀라 다음과 같이 읊었다.
망여산폭포시(望廬山瀑布詩)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락구천(疑是銀河落九天)
삼천자나 곤두박질치니
하늘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는 듯
3,000자라면 정확하게 1㎞다. 물론 그만한 폭포는 지구 촌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그처럼 과장과 호탕을 즐겼던 이태백도 우연히 거울에 비친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는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다음의 시는 귀양에서 풀려난 이백(李白)이 추포(秋浦)에 와서 거울을 보고 늙어 버린 자기의 모습에 놀라서 지은 시이다.
이 시에 나오는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은 중국 문학의 과장된 표현으로 널리 이용되는 문구이다.
오래 산 기쁨보다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수심(愁心) 때문에 덧없이 늙어 어느덧 백발(白髮)이 3천장(3천길)이나 길어졌다는 뜻으로 표현한 것이다.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란 당(唐)나라 시인 이백의 시 추포가(秋浦歌) 17수 중 한 수인 오언절구(五言絶句)에서 나온 말이다. 이 글귀는 이백의 추포가(秋浦歌) 열다섯째 수의 첫 글귀에 나온다.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
연수사개장(緣愁似箇長)
부지명경리(不知明鏡裏)
하처득추상(何處得秋霜)
흰 머리털이 삼천 길,
근심으로 인하여 이처럼 길어졌네
알지 못해라 밝은 거울 속
어디서 가을 서리를 얻었는고
이 시는 만년에 귀양에서 풀려난 이백이 추포에 와서 거울을 보고 이미 늙어버린 자기 모습에 놀라서 지은 연작(連作) 중 한 수이다.
이 유명한 ‘백발의 길이가 삼천 길’이란 표현은 중국 문항의 과장적 표현으로 널리 인용되는 문구인데 요즈음에는 과장된 것을 비웃는 말로 흔히 쓰이고 있다.
이백의 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고독과 늙음의 슬픔을 읊은 시구이다. 백발(白髮)이 삼천장(三千丈) 길이로 자랐거늘, 이는 오직 슬픔 때문에 이렇듯이 길게 자랐으리라.
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명경 속에 비춰진 나의 노쇠한 모습의 처참한 흰 머리털들은 도대체 어떤 까닭으로 나타난 것이냐?
이백은 노쇠한 몰골과 마구 자란 백발을 놓고 두 번 사람을 놀라게 하는 표현을 썼다. 첫째는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다.
호방불기(豪放不羈)한 이백은 득의했을 때 큰소리 시를 썼듯이, 실의의 시를 쓸 때에도 기발한 표현, 남을 놀라게 하는 표현을 썼다. 그 하나가 ‘흰 머리가 삼천 장의 길이로 나타났다.’라 하겠다.
그리고 그 엄청나게 긴 백발이 오직 인생의 서러움, 걱정, 실의의 수심으로 인해서 이렇듯이 길어진 것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그러면서도 이백은 만족하지 않았다. 거울속에 비춰진 노쇠한 자기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 아연했다.
이렇듯이 불쌍한 나의 몰골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이냐? 도저히 해명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 하고 은근히 역정까지 내고 있다.
천하 시인 이태백도 자신의 늙음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었다. 어느 새 머리가 호호백발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인생의 무상함이 이와 같다던가. 길게 자란 백발이 너무도 한스러워 그에게는 삼천장(三千丈)이나 길게 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중국식 과장의 표본으로서 언제나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이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다. 출전(出典)은 말할 나위도 없이 이백의 추포가(秋浦歌)이고 시대는 안녹산이 반기를 들었던 8세기 중엽이다.
당대(唐代)의 1장(丈)은 3.11미터이다. 3천장이라고 하면 9킬로미터 남짓이 된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렇게 긴 백발이 있을 리는 없고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것을 시적 표현이라고 받아 들인다. 정말 9킬로미터의 백발이 있다고 믿는 것은 머리가 이상한 인간뿐일 것이다.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을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고 보면 과장이기는 하지만 남을 속이려는 악의는 전혀 없다고 해도 좋다. 매우 질이 좋은 과장이 아닌가.
추포(秋浦)는 장강(長江)의 지류이고 산에 올라가서 그 흐름을 내려다 보면 수면은 빛나며 끝없이 뻗어 있다. 삼천장(三千丈) 9킬로미터 정도가 아니다. 그 흐름 저편에 동경하는 서울 장안이 있을 터였다.
아득히 그리워하고 있지만 이백은 장안으로 돌아 갈 수가 없다. 갖가지 쓰라린 일이 있고 머리도 뚜렷이 희어지고 길게 자라있다. 길게 자란 백발과 눈 아래 길게 뻗어 있는 하얀 흐름이 시인 이백의 가슴속에서 겹쳐진 것이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다.
그와 같은 배경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이것을 그저 터무니 없는 과장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정취를 모르는 짓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확실히 이백은 이 시에서는 약간 희화화한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적으로 읊기에는 너무도 슬프기 때문이다. 약간 익살을 부려 그 근심과 거리를 두려고 했음에 틀림없다.
그 근심이란 이 끝도 없이 긴 추포의 흐름 저편, 서울로 가려 해도 갈 수 없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거울을 보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가을 서리가 내렸는가 하고 놀랄 뿐이다.
이 시를 지었을 때 이백은 쉰 다섯이었다. 양귀비(楊貴妃)의 측근자들로 부터 궁정에서 쫓겨난 지 이미 10년 이상이 되었고 그는 각지를 유랑했다.
안녹산(安祿山)의 난(亂) 소식은 아직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현종(玄宗)이 양귀비를 총애하는 나머지 정치가 어지러워지고 있는 것은 이백도 몸소 느끼고 있는 일이다.
앞으로 이 나라는 대체 어찌될 것인가? 이백의 근심 속에는 이런 것도 포함되어 있었으리라. 일단 근심에 사로잡히니 그것은 끝없이 따라다닌다. 삼천장(三千丈)은 그와 같은 상태의 표현인 것이다.
▶️ 白(흰 백)은 ❶상형문자로 햇빛이 위를 향하여 비추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희다, 밝다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白자는 '희다'나 '깨끗하다', '진솔하다' 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白자는 촛불을 그린 것으로 해석한다. 갑골문에 나온 白자를 보면 타원형 중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촛불의 심지와 밝게 빛나는 불빛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白자는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白자는 그동안 다양하게 해석되곤 했다. 손톱이나 쌀알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갑골문에서 白자가 '밝다'나 '빛나다' 라는 뜻으로 쓰인 것을 보면 본래는 촛불을 그렸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白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주로 모양자로만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白(백)은 (1)백색(白色) (2)백지 (3)백군(白軍) (4)성(姓)의 하나 (5)백국(白國). 곧 벨기에 등의 뜻으로 ①희다 ②깨끗하다 ③분명하다, 명백하다 ④진솔하다 ⑤밝다, 밝아지다 ⑥빛나다 ⑦비다, 가진 것이 없다 ⑧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탄핵하다 ⑨흘겨보다, 경멸하다 ⑩흰빛 ⑪백발(白髮) ⑫대사(臺詞) ⑬술잔 ⑭비단(緋緞), 견직물(絹織物) ⑮볶은 쌀 ⑯소대(小隊: 군대 편성 단위의 하나) ⑰거저, 대가(代價) 없이 ⑱부질없이, 쓸데없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흴 고(暠), 흴 호(皓),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검을 흑(黑)이다. 용례로는 흰 눈을 백설(白雪), 희고 깨끗한 이를 백치(白齒), 빛깔이 흰 종이를 백지(白紙), 흰 빛을 백색(白色), 대낮을 백주(白晝), 흰 빛깔의 기를 백기(白旗), 죽은 사람의 살이 다 썩고 남은 뼈를 백골(白骨), 늙은이를 백수(白叟),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숨긴 일이나 생각한 바를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함을 고백(告白), 의심할 것 없이 아주 뚜렷하고 환함을 명백(明白), 깨끗하고 흼 또는 죄가 없음이나 공명정대함을 결백(潔白), 혼자서 중얼거림을 독백(獨白), 텅 비어서 아무 것도 없음을 공백(空白), 스스로의 죄를 고백함을 자백(自白), 검은빛과 흰빛으로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을 흑백(黑白), 종이 따위의 글자나 그림이 있는 이외의 빈 부분을 여백(餘白), 죽어도 잊지 못할 큰 은혜를 입음이란 뜻으로 남에게 큰 은혜나 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는 말을 백골난망(白骨難忘), 대낮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을 백일몽(白日夢), 업신여기거나 냉대하여 흘겨봄을 일컫는 말을 백안시(白眼視), 타향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를 생각함 또는 멀리 떠나온 자식이 어버이를 사모하여 그리는 정을 이르는 말을 백운고비(白雲孤飛), 희고 고운 얼굴에 글만 읽는 사람이란 뜻으로 세상일에 조금도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면서생(白面書生), 아무 것도 없거나 모르는 상태를 일컫는 말을 백지상태(白紙狀態),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흰 말이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듯이 눈 깜박할 사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감을 이르는 말을 백구과극(白駒過隙),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라는 뜻으로 흰 모래톱의 사이사이에 푸른 소나무가 드문드문 섞여 있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백사청송(白沙靑松), 아무 것도 없이 난봉을 부리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수건달(白手乾達), 서로 백발이 되기까지 사귀어도 마음을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것이나 같다는 뜻으로 친구가 서로 마음을 몰랐던 것을 사과하는 말을 백두여신(白頭如新), 백마는 말이 아니다는 말로 억지 논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백마비마(白馬非馬), 믿을 만한 출처나 자료를 가지고 하는 선전을 일컫는 말을 백색선전(白色宣傳), 흰 옥이 흠이 없다는 뜻으로 결점이 전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옥무하(白玉無瑕) 등에 쓰인다.
▶️ 髮(터럭 발)은 ❶형성문자로 髪(발)은 통자(通字)이고, 发(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터럭 발(髟; 머리털, 수염, 늘어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좌우로 나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犮(발)로 이루어졌다. 빗으로 깨끗이 빗은 머리라는 뜻이 전(轉)하여 널리 머리털의 뜻으로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髮자는 '터럭'이나 '머리털', '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髮자는 髟(늘어질 표)자와 犮(달릴 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犮자는 개가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髮자는 길게 드리워진 머리털을 뜻하기 위해 머리털이 드리워진 모습의 髟자를 응용한 글자이다. 그래서 '머리털'이나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난 긴 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髮(발)은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②머리털 ③초목(草木) ④메마른 밭 ⑤모래땅 ⑥줄기 ⑦머리털을 기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모(毛), 터럭 호(毫)이다. 용례로는 맨 처음에 베필이 된 아내를 발처(髮妻), 목뒤 머리털이 난 가장자리에 생기는 부스럼을 발제(髮際), 몹시 성낸 모양을 발지(髮指), 털끝 만큼 하찮은 원망이나 원한을 발원(髮怨), 머리 기름을 발유(髮油),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머리털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치레로 머리에 쓰는 물건을 가발(假髮), 머리털을 다듬어 깎음이나 머리를 빗음을 이발(理髮), 머리털이나 머리에 난 털을 두발(頭髮), 사람의 몸에 난 온갖 털이나 머리카락을 모발(毛髮),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북극 지방의 초목이 없는 땅을 궁발(窮髮), 길렀던 머리를 빡빡 깎음 또는 그러한 머리를 삭발(削髮), 짧은 머리털을 단발(短髮), 길게 기른 머리털 또는 그 사람을 장발(長髮), 가느다란 털이나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호발(毫髮), 머리카락이 치솟아 관을 밀어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났음을 일컫는 말을 발충관(髮衝冠), 머리털은 빠져서 짧으나 마음은 길다는 뜻으로 몸은 늙었으나 일 처리는 잘한다는 말을 발단심장(髮短心長),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 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귀밑머리를 풀어 쪽을 찌고 상투를 튼 부부라는 뜻으로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를 이르는 말을 결발부처(結髮夫妻), 머리털을 잡고 먹은 것을 토해 낸다는 뜻으로 인재를 구하려고 애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악발토포(握髮吐哺),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살갗은 닭의 가죽처럼 야위고 머리칼은 학의 털처럼 희다는 뜻으로 늙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계피학발(鷄皮鶴髮),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절발역주(截髮易酒)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千(일천 천/밭두둑 천/그네 천)은 ❶형성문자로 仟(천), 阡(천)은 동자(同字), 韆(천)의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의 뜻을 합(合)하여 일 천을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千자는 숫자 '일천'을 뜻하는 글자이다. 千자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千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의 다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수가 '일천'이라는 뜻이다. 고대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천’ 단위의 수를 표기했다. 예를 들면 '이천'일 경우에는 두 개의 획을 그었고 '삼천'은 세 개의 획을 긋는 식으로 오천까지의 수를 표기했다. 千자는 그 중 숫자 '일천'을 뜻한다. 후에 천 단위를 표기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千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千(천)은 (1)십진(十進) 급수(級數)의 한 단위. 백의 열곱 절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천 ②밭두둑, 밭두렁 ③초목이 무성한 모양 ④아름다운 모양 ⑤그네 ⑥반드시 ⑦기필코 ⑧여러 번 ⑨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갖가지의 많은 근심을 천우(千憂), 만의 천 배를 천만(千萬), 아주 많은 수를 천억(千億),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썩 먼 옛적을 천고(千古), 썩 오랜 세월을 천추(千秋), 엽전 천 냥으로 많은 돈의 비유를 천금(千金), 백 년의 열 갑절로 썩 오랜 세월을 천년(千年), 한냥의 천 곱절로 매우 많은 돈을 천냥(千兩), 백 근의 열 갑절로 썩 무거운 무게를 천근(千斤), 십리의 백 갑절로 썩 먼 거리를 천리(千里), 수천 수백의 많은 수를 천백(千百), 많은 군사를 천병(千兵), 천 길이라는 뜻으로 산이나 바다가 썩 높거나 깊은 것을 천인(千仞), 많은 손님을 천객(千客), 여러 가지로 변함을 천변(千變), 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천세(千歲),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천만인(千萬人), 썩 많을 돈이나 값어치를 천만금(千萬金), 하루에 천리를 달릴 만한 썩 좋은 말을 천리마(千里馬), 천 리 밖을 보는 눈이란 뜻으로 먼 곳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력이나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 또는 먼 데서 일어난 일을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을 천리안(千里眼),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 또는 그것을 겪음을 일컫는 말을 천신만고(千辛萬苦),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천 리나 떨어진 곳에도 같은 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천하가 통일되어 평화로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리동풍(千里同風), 여러 시문의 격조가 변화 없이 비슷 비슷하다는 뜻으로 여러 사물이 거의 비슷 비슷하여 특색이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편일률(千篇一律), 천 가지 괴로움과 만가지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이르는 말을 천고만난(千苦萬難), 천만 년 또는 천 년과 만 년의 뜻으로 아주 오랜 세월을 이르는 말을 천년만년(千年萬年), 무게가 천 근이나 만 근이 된다는 뜻으로 아주 무거움을 뜻하는 말을 천근만근(千斤萬斤), 울긋불긋한 여러 가지 빛깔이라는 뜻으로 색색의 꽃이 피어 있는 상태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천자만홍(千紫萬紅), 천차만별의 상태나 천 가지 만 가지 모양을 일컫는 말을 천태만상(千態萬象),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열심히 인재를 구함을 이르는 말을 천금매골(千金買骨), 썩 많은 손님이 번갈아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천객만래(千客萬來),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천산만수(千山萬水),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다는 말을 천차만별(千差萬別) 등에 쓰인다.
▶️ 丈(어른 장)은 회의문자로 十(십)과 又(우; 손, 한 뼘, 한 자, 一尺)의 합자(合字)이다. 열 자를 나타낸다. 그래서 丈(장)은 (1)길이의 단위의 한 가지로 한 장은 10척임 (2)사람의 키를 나타내는 길의 뜻으로 쓰는 말 (3)어른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어른 ②장자(長子: 맏아들) ③남자 노인에 대한 존칭 ④남편(男便) ⑤장인(丈人), 장모(丈母) ⑥남자(男子)의 키 ⑦장(길이의 단위, 열 자) ⑧길이 ⑨토지를 측량(測量)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아비 부(夫)이다. 용례로는 장성한 남자를 장부(丈夫), 한 길이나 되게 많이 온 눈을 장설(丈雪), 한 길 남짓을 장여(丈餘), 장대로 열 자 길이가 되게 만든 자를 장철(丈尺), 남자가 아내를 맞이하는 일 또는 처가를 이르는 말을 문장(丈家), 학문과 덕망이 높은 사람을 장석(丈席), 아내의 친정 어머니를 장모(丈母), 아내의 친정 아버지를 장인(丈人), 남의 장인의 존칭을 빙장(聘丈), 스승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함장(函丈), 썩 높은 것 또는 그 길이를 억장(億丈), 사돈집의 웃어른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장(査丈), 벗을 높여서 이르는 말을 형장(兄丈), 척분이 있는 나이 많은 어른을 척장(戚丈), 늙은 중을 높이어 부르는 말을 노장(老丈), 한 길의 높이를 무장(袤丈), 세장대대로 내려오면서 교분이 두터운 어른을 세장(世丈), 범패를 가르치는 스승을 어장(魚丈), 남의 할아버님을 일컫는 말을 왕장(王丈), 장가를 듦을 입장(入丈), 풀의 길이를 초장(草丈), 굳고 튼튼함을 완장(頑丈), 기운이 만장이나 뻗치었다는 뜻으로 펄펄 뛸 만큼 크게 성이 남 또는 일이 뜻대로 되어 나가 씩씩한 기운이 대단하게 뻗침을 기고만장(氣高萬丈), 호기로운 기세가 매우 높음을 호기만장(豪氣萬丈), 기세가 대단히 높음을 기염만장(氣焰萬丈), 파도의 물결 치는 것이 만장의 길이나 된다는 뜻으로 일의 진행에 변화가 심함을 비유하는 말로 쓰임을 파란만장(波瀾萬丈), 조금도 사사로움이 없이 아주 공평하게 한 일을 만장공도(萬丈公道), 사방 열 자의 상에 잘 차린 음식이란 뜻으로 호화롭게 많이 차린 음식을 이르는 말을 식전방장(食前方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