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좀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해볼까 생각해서 아비시니안 곱트교 자그웨 왕조로 시작을 했더랍니다.
이미 고수분들이야 잘 알고 계시다시피 해당 지역은 용병도 없고, 동맹도 1066년 기준으로 악숨을 차지하고 있는 솔로몬 가문 정도 밖에 없고, 바로 위에는 이슬람 끝판왕인 파티마가 심심하면 쳐내려온 기세로 버티고 있고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땅이죠.
일단 남쪽에 있는 하레르 무슬림 지방영주를 터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성전인데도 파티마나 아라비아 쪽에서 지원에는 관심이 없어서 무난하게 영토를 2배로 확장! 기세를 타고 아라비아의 사나 지방을 슬금슬금 탐내면서 동시에 아들의 상속을 통한 영토 확대를 노려보았습니다. 마침, 프랑스 남부에 아키텐, 가스코뉴, 부르봉 등의 방대한 영지를 차지하고 있던 아키텐 영주의 딸이 아직 미성년이지만 상속자인걸 발견! 왕가의 위엄으로 국력을 비교하면 약소국이 틀림없음에도 당당히 약혼을 시켰습니다.
이제 손자의 대에 이르면 설령 본국이 파티마 왕조에 털릴지라도 아키텐을 엄마한테 물려받아서 프랑스 남쪽에 아비시니안 자그웨 왕조의 생명연장의 꿈을 꿀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크킹이었죠. 너무 좋은 일만 계속되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일단 슬금슬금 노리고 있던 사나가 홍해를 넘어 제가 먹은 하레르를 내놓으라고 침공을 감행하더군요. 근데 하필이면 그 당시에 악숨의 세나 백작령을 노린 공격에 대응하느라 너무 오랫동안 징집을 해서 병력이 부족한 상태... 결국 지속적으로 축차투입되는 병력을 사나의 무슬림 전사들이 물리치면서 훨씬 약한 사나에 영토의 절반이 날아갈 위기에 처하더군요. 근데 그때 갑자기 나타난 예상치 못한 구원군... 바로 얼마전까지 내 땅노리고 쳐들어와서 세나를 빼앗아간 악숨 공작이 갑자기 도와주러 나타난겁니다.
우와... 속에서는 열불이 났지만 그래도 참고 참으면서 몇안되는 곱트교 우방의 도움으로 전쟁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1대 국왕이 사망하셨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아키텐 공녀를 마누라로 삼은 아들이 왕위를 물려받기는 했는데 여전히 첩첩산중이더군요. 마누라가 왠일인지 딸만 다섯을 낳았습니다. 거기다 균분 상속제라서 행여나 딸내미가 후계자로 대를 잇기라도 하면 그대로 아키텐은 사분오열... 그리고, 그 때를 맞춰서 파티마의 공세가 우리의 몇안되는 우방인 악숨을 두들겨 패기 시작하더군요.
위기를 느끼던 찰나... 첩한테서 딸하나 추가, 그리고 마누라는 임신을 하셨는데... 오호라! 아들이로구나! 이제 앞으로 아비시니아의 운명은 순풍을 달고... 라고 생각했는데? 왠 쌍둥이? 프랑스의 절반치 땅덩어리가 반으로 조각나는 꼴을 도저히 볼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악숨이 파티마에 정복되고 눈앞에 닥친 파티마가 곧 메디나를 밀고 들어와 오랫동안 우리의 숙적이던 사나까지 점령해버렸습니다. 완전히 앞뒤로 파티마에 둘러쌓인 상황... 이대로 죽을순 없다는 생각에... 딸들은 여기저기 모계결혼으로 보내서 왕국은 멸망하더라도 가문은 살아남을수 있도록 유럽의 각 안전한 지역에 딸들을 시집보냈습니다. 그중에는 비잔틴의 후계자와 모계 결혼한 딸내미도 었었죠.
곧이어 예상했던대로 파티마의 침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중에 더 황급하게 흘러간건 아비시니아가 아니라 되려 아키텐이었습니다. 장인어른이 반란중에 사망하시고... 마누라가 후계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전이 패전으로 끝나자 감옥에 갇혀버리네요. 파티마를 막으면서 어떻게든 구하려고 했는데... 감옥에서 아직 젊은 나이에 사망! 아키텐 공작령은 두 쌍둥이 아들에게 나뉘어져 두동강이 나버렸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두동강이 난 아키텐 영지중에 부르봉 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동생이 죽고... 그 영지는 황당하게도 아버지, 그리니깐 아비시니안 왕인 저에게 상속이 되더군요.
뭔가 심봤... 아니, 아들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곧바로 파티마와의 전쟁은 우리의 참패로 끝나버렸습니다. 그런데 아비시니안 왕국이 소멸되니깐... 아들한테 얻어 받은 부르봉 영지가 각각의 백작으로 죄다 독립해 나가버리더군요. 아놔... 눈뜨고 상속 영지 절반 날려먹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쌍둥이의 형이 죽고 남은 아키텐은 다행인지 저에게 온전하게 상속이 되더군요. 이건 뭐 불행중 다행도 아니고... 하여간, 아들과 반도막난 영지를 가지고 파티마의 봉신이 된 입장에서... 이제 더 뭘할 도리는 없고, 그저 숨을 죽이며 이슬람 특유의 퇴폐도로 인한 반란으로 나라가 사분오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날이 오면... 아비시니안의 부활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크킹이었습니다.
파티마의 칼리프께서는 대체 뭘 쳐드셨는지... 거의 90살에 가까운 나이까지 정정하게 장수하시면서... 유럽에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습니다. 두번의 십자군을 박살내고, 비잔틴 제국에게 그리스를 빼앗더니 연이어 나폴리와 이탈리아를 정복하고, 북진해서 바이에른과 헝가리까지 점령하는... 거의 바닐라 모드에서는 보기 힘든 파티마 왕조 혼자서 거의 1,000개 영지를 정복하는 충공깽을 선보여주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분오열되는 틈을 타서 독립? 꿈도 못꾸죠. 각 영지에 일족들을 힘으로 배치하던 칼리프는 악숨의 영지에 손을 대어 1년 사이에 모든 영지를 박탈하고 공작을 추방하더니... 곧이어 저에게도 마수를 뻗쳐오더군요. 백작령들을 하나둘 내놓으라고 요구하였고, 참다참다 못해 암살을 하려던 음모도 발각되어 체포되어 감옥에서 처형당해버렸습니다. 후계자는 첩에게서 본 사생아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러나 영지 몰수는 멈추지 않았고, 모든 아비시니안 영지를 몰수당하자 가진거라곤 아키텐의 땅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잔혹한 파티마의 칼리프는 그땅마저도 계속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결국 아버지의 최후를 알고 있는 사생아는 이렇다 할 저항도 못해보고 모든 영지를 잃고 마누라가 백작으로 있는 섬머셋으로 추방당해버렸습니다.
일단 여기서 사실상 첫번째 게임오버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아까 언급했던 2대 국왕의 혈족을 퍼트리기 위한 유럽 각지의 모계결혼 덕분에... 랭카스터에 자그웨의 피를 잇는 공작이 있었습니다. 플레이어는 그쪽으로 바뀌어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모든 영지와 봉신들을 잃고 만신창이가 되서 영국에 처박혔지만... 그래도 카톨릭에 잉글랜드인으로 변한 상황 덕에 이곳에서는 별일 없겠지 하며, 조용히 숨죽이며 모계혈통의 후계이기는 했지만 아비시니안 왕국의 부활을 꿈꾸며 조금씩 힘을 길렀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이 게임은 크킹이었습니다.
명색은 랭카스터 공작이었지만 데쥬레 4개 영지중에 랭카스터 백작령만을 소유한 몰락한 공작이었던 상황에서... 잉글랜드의 법은 절대왕정... 데쥬레를 주장하고 싸움을 벌일 상황이 못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호전적인 왕이 즉위하자... 왕은 기다렸다는 듯이 영지를 내놓으라고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상황을 도저히 참지 못하고 반기를 들었지만... 워낙에 능력이 출중한 왕의 공격에 저를 지지하는 세력은 없었고... 허무하게 병력은 조기에 박살나고 영지를 잃었습니다. 여기서 두번째 게임오버를 맛보았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정말로 게임오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아까 언급한 2대 국왕의 장녀의 핏줄이 살아 있더군요. 사실 좀 어벙한 후계자랑 결혼을 해서 큰 기대를 안했는데 형들이 잇달아 죽고 사위가 신성로마제국에서 부르군트 공작령의 백작으로 즉위했다가... 고맙게도 조기사망해 주셔서 자그웨의 핏줄이 살아남아 백작으로 있더군요. 천신만고를 느꼈습니다. 뭐, 사실 당시에 그리스와 아나톨리아를 털리긴 했지만 발칸반도에 잔존하고 있던 비잔틴도 똑똑한 4녀가 장악해서 곱트교 비잔틴 자그웨 왕조라는 특이한 상황에도 이래저래 그리스와 헝가리의 일부 영지를 소소한 반란을 틈타 탈환하며 잔존하고는 있었지만... 거기는 솔직히 순수한 자그웨라고 여기기는 너무 날로 먹은 기분이 들어 손대지 않고자 했습니다.
하여간... 부르군트의 백작령으로 돌아와서, 어차피 남자 직계야 단절이 되었지만 여성이라도 적자 상속이라는 컨셉으로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더군요. 부르군트 공작령의 모든 백작들이 다들 공작의 일족이고, 저 혼자 동떨어진 입장이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잉글랜드처럼 부르군트 공작이 몰수하겠단 마음만 먹으면 세번째 게임오버가 될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기회가 있더군요. 그곳은 바로 옛 부르봉 영지들... 파티마에게 털리고 백작령 단위로 흩어져 독립이 된 부르봉 지역의 백작들은 통합된 세력으로 뭉치지 못하고 각자 플레이를 하고 있었고, 남부가 파티마와 흩어진 백작령으로 인해 반신불수된 프랑스도 몇몇 영지는 회수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백작령에서 모으고 모은 쌈지돈을 털어 오베르뉴를 쳤습니다. 그곳은 백작령이지만 얼마전 공작을 칭한 조금 떠오르는 세력... 하지만 예전에 아비시니안의 2대 국왕이 봉한 곱트교 백작의 후손들인 덕분에 큰 성장을 못하고 있는 곳이었죠. 저는 그곳에 용병대를 투입하여 예산이 아슬아슬해지는 상황직전에 그곳을 탈취하고 당당히 부르군트와 신성로마제국에서 독립하여 오베르뉴 공작으로 독립을 맛볼수 있었습니다.
물론 땅 2개짜리 공작으로 독립이란 바보짓임을 알기에 곧바로 다소 열세의 프랑스에 봉신을 칭했고, 프랑스 국왕은 흔쾌히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잉글랜드와 신성로마제국와 싸우느라 정신없는 프랑스 왕가를 대신해 남쪽에 잃어버렸던 옛 아키텐의 영지를 회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느정도 세력이 안정화되고 몇번의 사악한 정략결혼으로 실레지아와 핀란드의 일부 영지도 확보하여 프랑스에서 최고의 권신으로 성장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무려 6대가 걸렸네요. 시간으로는 백년도 안되는 시간인데...
최근에 강대국의 봉신으로 보호속에 있다가 상속이나 유리한 전쟁만 활용해서 손쉽게 영토를 확대하는 플레이에 적응을 해서 게임을 너무 쉽게 했는데... 이렇게 마이너한 세력으로 하드코어할 플레이를 해보니 살짝 권태감이 오던 플레이에 긴장이 확올라오는 걸 느꼈습니다. 이제 세력은 안정화 되었고... 앞으로는 우리 가문을 핍박한 파티마와 잉글랜드를 멸족시키고, 아비시니안의 옛 영지를 탈환하려고 마음먹고 플레이하는데... 뭐 세상만사 새옹지마랄까요... 파티마는 그 괴물같던 90살 칼리프가 죽고 뒤를 이은 후계자들이 퇴폐도 관리를 잘못해 갑툭튀한 신흥 가문에 나라를 빼앗기고, 잉글랜드의 노르망디 왕조도 십자군으로 탈환한 이탈리아의 왕위에 오르더니 찬탈당해서 잉글랜드를 잃고, 이탈리아도 파티마의 후속 가문에게 다시 털리는 상황이더군요. 뭔가 허탈한 마음이...
역시 크루세이더 킹즈 2는 마성의 게임인가 봅니다. 해도해도 뭔가 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키니...
라자스 부터인가... 아브라함 부터인가 파티마를 비롯한 이집트 이슬람 군주들이 아비시니아 땅에 관심을 거의 갖질 않더군요. 분명 마쿠리아의 누비아인 공작은 파티마가 기침 한번만 해도 박살 날거 같은데 공격 거의 안해오고 해와도 파티마 밑에 있는 봉신들이나 가끔 깔짝거립니다. 인공지능을 수정해서 이집트가 아비시니아를 잘 쳐들어가지 않게 한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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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하라! 체포하라!
으앜 무난한 제 플레이기를 올린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올라오나요???
으음 제 이야기에도 좀더 막장성을 더했어야 했을까요....
하지만 플레이는 이미 안정기에 들었잖아? 안될꺼야, 아마.....
사스가 우주제국파티마 ㄷㄷㄷ
라자스 부터인가... 아브라함 부터인가 파티마를 비롯한 이집트 이슬람 군주들이 아비시니아 땅에 관심을 거의 갖질 않더군요. 분명 마쿠리아의 누비아인 공작은 파티마가 기침 한번만 해도 박살 날거 같은데 공격 거의 안해오고 해와도 파티마 밑에 있는 봉신들이나 가끔 깔짝거립니다. 인공지능을 수정해서 이집트가 아비시니아를 잘 쳐들어가지 않게 한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