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 간호사는 어르신들의 임종을 아주 잘 알아 맞힌다.
우리가 보기에 웬만큼 식사도 하시고 컨디션도 괜찮은데 임종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면 의아해 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어르신의 상태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할머니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무관세음 보살 극락왕생' 을 큰소리로 외치셨다.
엄마와 영상통화를 할 때 딸은 말했다.
" 엄마, 우리가 엄마 편안하게 돌아가실 수 있도록 부처님께 늘 기도 하고 있으니까 엄마도 쉬지 말고 기도 해. 알았지?"
갈수록 어르신의 식사량은 줄고, 주무시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눈빛은 형형했다.
명절에 종사자들이 노래하고 절을 하자 온화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셨다.
명절 다음날, 소량의 식사를 하신 어르신의 바이탈은 정상 범위였단다.
간호샘의 특별 주문도 없었단다.
야간하는 샘들은 어르신이 곤하게 주무셔서 저녁 간식도 드리지 못했다고 한다.
기저귀를 갈아 드리고 잠자리를 정리해 드렸단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잘 주무시는지 몇 번 점검을 했단다.
새벽 3시쯤, 기저귀를 갈아 드리려고 어르신을 가볍게 깨우는데 느낌이 이상 하더란다.
돌아 가신 것이다.
종사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임종이시다.
모두가 부러워 하는 '잠자듯이 간다' 는 말은 이럴때 하나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첫댓글 복이 많은 어르신이네요
잠자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