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1 08 09 14;10
충남 계룡시의 한 병원에서 50대 시민이 의료진에게 모더나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부가 미국 모더나사(社)로부터 이달 공급 받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예정된 물량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 생산문제 여파다. 이 때문에 긴급하게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1·2차 접종간격을 4주에서 6주로 한시적으로 늘렸다. 두 백신은 3분기 주력이다. 정부는 올해 1억92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들어온건 3509만 회분 뿐이다. 백신 수급 불안에 따라 늘어난 접종간격 만큼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됐고, 11월 집단면역 형성도 그만큼 차질이 우려된다.
권덕철 범정부 백신도입TF(태스크포스) 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열린 코로나19 대응 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서 “최근 모더나사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물량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가 (한국에) 공급될 예정임을 우리 측에 알려 왔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모더나사는 백신 공급 문제가 전 세계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해 우리 측에 사과하고, 한국에 약속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따르면 모더나는 6일 오후 공급 지연 사실을 통보했다.
하지만 ‘실험실 문제 여파’가 뭔지, 언제쯤 해결되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권 장관은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캐나다는 6월까지 총 1230만 회분 공급 예정이었는데 5월 말까지 370만 회분에 불과했고, 일본도 6월까지 4000만 회분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실제 공급량은 1370만 회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계획 등을 발표하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모더나로부터 이달 공급받아야 할 전체 물량은 1046만 회분이다. 이중 196만 회분은 지난달 ‘이월’분이다. 지난 7일 130만3000회분이 들어왔다. 아직 65만 7000회분은 도입 안됐다. 이월분도 다 들어오지 못한 사이 8월 물량이 절반 이하가 된 것이다. 이에 정부는 9월까지 화이자·모더나의 접종간격을 현행 4주에서 6주로 늘리기로 했다. 2차 비축분을 1차 접종에 풀어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다. 지난달 50대 접종을 앞두고 백신 부족에 화이자 접종간격을 3주에서 4주로 한차례 늘린 상태다. 이번에 다시 6주로 연장됐다. ‘고무줄 접종’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주 연장 대상은 16일 이후 2차 접종 예정자들이다. 예를 들어 지난달 20일 1차 접종해 오는 17일 2차 접종이 예약된 경우 2주 밀려 8월 31일에나 맞을 수 있다. 50대, 18~49세, 지자체·사업장의 자율·자체 접종 모두 마찬가지다. 일괄 변경된 2차 접종일정은 이번주 안으로 대상자에게 개별 안내된다. 다만 4주에서 6주로 변경했을 때 예방효과가 어느정도 차이나는 지는 확실치 않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관련 질의에 “화이자 경우 임상시험을 할 때 일부 6주까지 데이터들이 일부 반영돼 임상효과 평가를 했다”며 “그 이외의 접종간격에 따른 효과차이에 대한 문헌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예외를 둬 접종계획은 더 복잡해졌다. 고3과 고교 교직원은 3주 간격이다. ‘N수생’ 등 대입 수험생은 기존처럼 4주다. 교육·보육 종사자는 5주 간격으로 조정됐다. 같은 화이자·모더나를 접종하는데 접종 시기와 대상에 따라 간격이 3·4·5·6주로 다 다르게 됐다.
지난 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모더나 백신. 7월에 들어와야 할 백신이다. 연합뉴스
이번 지연사태에 우리 정부는 모더나사에 즉각 항의했다고 한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을 대표로 하는 한국 공식 대표단을 파견, 금번 공급 지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백신의 조속한 공급 방안을 촉구할 예정이다.
모더나의 공급차질은 이번 뿐이 아니다. 앞서 모더나는 유럽 제조공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7월분 나머지 공급물량 196만회분을 8월로 이월한 바 있다. 이때 정부는 “8월 도입물량은 문제 없다”고 강조했었다. 8월 예정된 물량에 더해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밀렸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서울의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 자료사진. 뉴스1
백신 수급 불안은 당분간 풀기 쉽지 않아 보인다. 권 장관은 이날 “정부는 안정적인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총 1억 9200만 회분의 백신 구매를 계약했다”라고 밝혔지만 이 중 지금까지 들어온 백신은 3509만 회분에 불과하다. 미국이 공여한 얀센 백신 약 100만 회분,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를 통해 들여온 화이자 백신 78만 회분이 포함된 수치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2120만 회분의 백신이 들어오고 9월에 4200만 회분, 4분기에는 약 9000만 회분의 백신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물량이 넘치는 듯 보이지만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이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과 얀센 백신이 1300만 회분 가량인데 이는 들어오더라도 50세 미만에는 쓸 수 없다. 또 4000만 회분 들어온다는 노바백스 백신은 미국 등 해외 승인 절차가 4분기로 밀려 언제 쓸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코백스를 통해 들어오는 1800만 회분은 AZ와 화이자 물량이 나눠 들어오는데 AZ 83만 5000회분이 8월 들어올 예정이며, 나머지는 알 수 없다.
모더나는 수급 관련 문제가 계속 이어져 불안하다. 정부 입장서 믿을 건 화이자 뿐이라고 한다. 이달 AZ와 함께 1120만 회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화이자만 정확히 얼마가 들어올지는 확실치 않다. 8~9월 접종 대상자는 2583만2000여명에 달하는데, 앞서 1차 접종한 이들의 2차 접종까지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 관계자는 “화이자 말고는 제때 백신을 보내주는 곳이 없는 게 사실이다”라며 “최대한 화이자 백신을 빨리 당기려는 협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신 수급에 문제가 이어질 경우 젊은층 접종에 AZ나 얀센을 접종 할 가능성도 있다. 정은경 청장은 이날 “AZ 백신은 허가 범위가 18세 이상이기 때문에 백신의 수급 상황이나 유행 상황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접종이 가능하다”며 AZ 백신 접종 연령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첫댓글 현재 닥친 상황을 회피하고자 다음번엔 문제없다고 한게 야금야금 벌써 몇번째인가? 제약사에 손해배상 받고 페널티 물려야 할거같은데, 해외사는 세금써서 항의단 보낸다하니 ㅉ~. 그동안 외교는 쑈만 했는지, 정작필요한 백신을 못구해서 접종을 못해, 이나라가 oecd 최하위 인가!! 무슨 정부가 일반 국민들보다도 약속을 못지키고 예측을 못하나? 그렇게 욕하는 일본이나 그 어떤 후진국 정부도, 이보다는 약속 잘 지키겠다. 3차 접종하는 나라도 있는데, 2차접종 기간도 못지키는 것들!! 정부가 가짜뉴스 공장이네!
1차접종한 사람들까지 효과없게 다른나라에서 6주간격으로 2차 접종하는나라가 있나 찾아봐라. 1차접종을 늦쳐야지 그저 추석전까지 지들이 내뱉은 그숫자를 채우기위해, 그에따른 부작용국민생명 위험은 안중에없구나. 한심한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