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이 서울 강남 코엑스 내 반디앤루니스에서 열 예정이었던 ‘저자와의 만남’이 불허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은 (주)코엑스가 운영하는 무역센터에 입주한 서점이다.
명진 스님과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서이독경> 출판사 ‘말·글빛냄’은 오는 24일 오후 2시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열기 위해 신청을 했지만, 서점 측이 아무런 이유 없이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은 (주)코엑스가 관리주체인 건물에 임대해 운영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서점이다. 이곳에서 MB의 실정을 비판하는 정치사회 서적인 ‘서이독경’을 홍보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저자가 나서 책을 홍보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면 서점 측은 일반적으로는 환영한다. 책을 많이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탓에 저자 사인회나 저자와의 대화 등 이벤트는 서점 역시 권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명진 스님의 저자와의 대화가 불허된 이유가 더 궁금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표인 무역센터 운영주체들이 MB정권과 이 대통령을 매섭게 비판한 책의 홍보를 하도록 했겠냐는 추정이 나온다.
반디앤루비스 코엑스점은 무역센터 내에 위치한다. 무역센터는 (사)한국무역협회(협회장 사공일), (주)코엑스(대표 홍성원), (주)한국무역정보통신, (주)한국도심공항터미널이 들어서있다.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은 (주)코엑스와 임대계약을 통해 입주한 업체다.
(주)코엑스의 대표는 홍성원 씨다.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1997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인재개발팀 상무이사 현대백화점 부사장, 호텔현대 대표이사,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현대푸드 시스템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코엑스 대표를 맡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회장 재직시절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다.
또 (사)한국무역협회의 현 협회장은 사공일이다. 2007년 대통령직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2008년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 2009년 G-20준비위원장을 거쳐 무역협회장을 맡고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지난 7일 저자화의 대화 시간을 서점 측에 제안했지만, 서점 측(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은 저자와의 대화를 열기 위해서는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코엑스의 허가가 필요한 데, 코엑스 측이 이를 허가하지 않아 저자와의 대화를 열기 어렵다고 통보해 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또 출판사 관계자는 “명진 스님의 저자와의 대화를 처음 제안했을 때 서점측도 매우 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설관리 주체인 코엑스 측이 반대해 불허를 통보해 의아했다”며 “이유는 더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다. 서점 측 실무자도 불허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워하며 안타까워했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17일 오후 4시 강남 교보문고에서는 ‘저자와의 대화’에 나선다. 이어 22일 오후 5시 30분에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독자들과 만난다. 또 출판사는 24일 코엑스에서의 저자와의 대화 대신 잠실 교보문고 쪽에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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