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얼마전 아름문학 응모작에 올렸으나 낙선된 글 임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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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무엇이든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할 것이다
그 경험에 감정과 상상력을 발휘하여
무에서 유를 만들어 생명을 불어 넣는 직업이 아닐까
많은 여행을 다녔다
그는곳 마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어디든 사진 작가들이 올려놓은 이미지도 차고 넘치지만
작가는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생각하는 시선 다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구도로 기록해 오는것이 최고의 자료가 된다
그러다 많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자료가 필요없다
오히려 아무것도 보지 않고 오직 마음 안에서 재해석을 하게 된다
그래야 정말 무에서 유를 탄생 시키는 것일게다
디지탈 카메라가 대중화 되기 전에는
필름 몇통을 찍어와도 그중 한두장 건질까 말까 하지만
한장의 마음에 드는 장면을 찾아 내기위해
필름값 정도는 아끼지 않았다
어느 산 아래 시장 귀퉁이에서 무심코 찍었던 사진 한장이
보자 말자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표현을 할까
먼저 글로서 스토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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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의 끝자락 어느 한적한 어촌에서 태어난 여자는
배운것도 많지 않아 어려서 부터 갯가에서 일을 했고
부모가 대충 맺어주는 이웃 마을 어촌의 뱃사람과 결혼을 했다
자식을 낳아 너희만큼은 도시로 나가 공부 하라며 그 유학비를 보내기 위해 부부는 새벽부터 해 질녁까지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했다
몸은 힘들지만 부부가 합심하여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작은 배에 가득채워 고기를 잡아 온 날은 세상 부러움없이 행복하기도 하다
늦둥이 아들 하나도 낳았다
그러나 혼자 고기잡이 갔던 서방님은 돌아 오지 않았다
평생 바다에서 살았던 남편은 어떤 파도에도 다 이겨 낼거 같아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자신있게 나갔지만 결국 자연힘은 이겨 내지 못했다
여자는 더이상 바다에 나가지 못한다
대신 다른 배들이 잡아 오는 고기를 받아 자판에서 팔아 가며
아들 딸 시집 장가 다 보내고 군에간 늦둥이 아들만 제대하고 장가가면 할일 다 하리라
자식 그리움과
남편 그리움을 대신하여 키우는 개 한마리를 가족삼아 막내아들 제대하기만 손꼽아 기다리는데
진돌이가 어디서 편지 하나를 입에 물고왔다
군사 우편이었다
아들에게 기쁜소식이 왔다며 반가이 받아 들었으나
천안함으로 희생된 아들의 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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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귀퉁이에서 꼬리 흔드는 진돗개 를 쓰다듬는 할머니 의 모습이 찍힌 사진 한장을 들고
그렇게 글을 써놓고 붓을 잡았다
바다를 그리고 자판에 팔다남은 생선도 그리고
진돌이는 눈커플이며 속눈섭이며 빛을 잘받아 따뜻해진 햇볕으로 명암이 명확한 털을 정겹고 온화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인물을 그릴때 제일 어려운 부분이 의외로 손과 발이다
발이야 가려질때가 많지만 학교때부터 수도없이 정밀묘사 를 해서 내손 하나쯤 안보고도 그리것만
거칠어진 여인의 손은 정말 쉽지 않았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정도로 억척 같이 살아온 삶의 고달픔이 굵은 이마 주름과 거친 손등에 다 들어있다
내 어머니의 갈라진 손끝
관절염으로 휘어지는 내 아버지의 손가락이 겹치며
나의 부모나 이 어미나 자식위해 희생한 흔적이 넘치고 넘치는 손모양은 비슷 할것이다
손등의 튀어오른 힘줄이 남자의 손보다 더 거칠다
겨울 바다 바람을 견뎌야 할 자식들이 입던옷 가져와 입은듯 몇겹의 자켓이며
방수가 되는 바지는 바다와 같은 색감으로 하여
붉은 상의를 강조해서 강한 어머니 를 말해주고 싶었다
진돌이의 입에 군사우편이라는 어렴푸시 써있는 편지 한장 물고 있게 그렸었다
그러나 그 군사우편 편지는
이 여인에게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고
어쩌면 작위적인거 같아 정말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은 그 편지 부분은 삭제를 했다
자식들 내 보내고 혼자 고향을 지키며 자식들에게는 내가 좋아서 한다며 여전히 그 자판의 장사를 놓지 않고
진돌이와 가족이 되어 교감하는 평범한 우리의 어머니를 그려주는게 이 여인을 향한 작가의 배려일지...
이 그림은 2010년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상금도 함께 받았던
내가 아끼는 작품 교감 이다
첫댓글 그림 한 장에 많은 많은 사연이 담겨있군요.
굳이 설명이 없어도 할머니의 얼굴에서 온갖 풍상을 읽을 수 있고
자식을 잃은 슬픔이 주름의 골마다 배어 있는 듯 합니다.
손의 묘사나 할머니가 입고 있는 방한복의 주름까지 섬세한 터치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잘 보았습니다.
그림 사이즈가 97센티 라서
실제 작품을 봐야 실감 나는데 사진에는 한계가 있답니다
손은 지금 보면 좀 흡족하지 않습니다
감동으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글를 읽고 작품을 보니
더 애잔하게 느껴지네요
뭔가를 알려 주려는듯한
진돌이 눈빛도 예사롭지 않네요
진돌이 눈빛 과 햇살 바람까지 묘사하려고 노력했어요
귀한댓글 감사합니다
혼을 불어넣은 작품~다시봐도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모렌도님
이젤님!
글을 읽기 전에 그림을 먼저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글을 읽다가 다시 그림을 한 참 보았습니다.
저 할머님의 모습에 -손가락과 주름진 얼굴-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래되어 지금은 희미하게 그려지는
저의 어머님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군요.
사람은 모두 떠나나 봅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애지중지 키운 아이들도
다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은 저 분 곁에 없군요.
그러나 여전히 진돌이는 할머니 곁에 있군요.
주인의 형편을 상관하지 않고 죽는 날까지 곁을 지킬 진돌이,
그 든든함과 대견함에 시선을 조금 더 두게 되었습니다.
저의 어머니 이기도 하지요
시골에서 고생하는 모든 어머니 이실겁니다
시장터에서 찍은 사진 한장으로
스토리를 극대화 했습니다
어찌 그리 진돌이 깃털 하나까지
섬세히 표현을 할 수 있는지
그림이 제 마음 아려오네요.
이젤님 글은 교육적 내용이라
여러번 읽고 받아드려 마음에 담습니다.
행복이 온 세상에 모든 곳에 가득하게
스며들기를 기도하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드리는 생활을 하려구요.
고운 저녁 되세요.
저의 부족한 글을 이렇게 높이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그림은 늘 저의 엄마를 대신하는거 같아서
저도 늘 애잔하답니다
이젤님의 작품이 눈으로 만난 물체를
그냥 그려내는 것이 아니었군요.
어촌에서 한여인의 태어남 부터 시작하여
마치 소설을 써가는 것처럼,
여인의 일생이 엮어지네요.
그림에 혼을 불어 넣기 위해서 인가 싶습니다.
화가로 부터 생명력 있는 그림탄생의 비밀을 훔쳐 본 기분입니다.ㅎ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과정에서
글솜씨도 늘어 나겠습니다.
이젤님,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소설가는 글로서 그림을 그리고
화가는 그림으로 소설을 쓰지요
사물을 사실 그대로 하기는 쉬운데
그 사물에 정신을 넣어야 그림이지요
붓 터치 하나에도 느낌이 달라지니 의미 부여가 필요합니다
할머니와 개
외에 배경은 모두 제 상상으로 그려넣은것 입니다
지나가는 아저씨 까지도..
글도 그림도 짜안하네요...
어찌보면 우리 보통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할 겁니다.
네
석촌님
이 무렵까지는 삶의 애한을 많이 그렸고
2014년 부터 밝은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교감 -희열
그렇지요
짧지만 강한 표현
감사합니다
이 작품 이후 교감이란 단어를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풍상이 녹아있는 부둣가 어머니의 주름살에 세월의
고단함이 엿보입니다. 무언가 마음에 품은 사연을
진돌이에게 만이라도 나누어 보고 싶은 마음,
그래서 제목이 교감인 모양입니다.
글과 그림 잘 보았습니다.건강하세요.
시골의 대부분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이지 않을까요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림으로 그렸어요
글도 그림도 다 좋네요.
제가 심사 했다면 선택했을겁니다.
교감의 의미를 곱씹으면서...화이팅~!!
진작에 한두번은 보셨던 그림일줄 압니다
감사해요
"소설가는 글로써 그림을 그리고
화가는 그림으로 소설을 쓴다"
공감이 갑니다.
예술가는 경험에 감정과 상상력을 더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생명을 불어넣는.....
거기다 슬로우 리듬 네박자에 맞춰서
룸바스탭으로 천천히 돌다보면
맞잡은 손으론 음악을 통한 감정의
교감을 느끼며 또다른 형식의 오르가즘도
느껴볼수 있을텐데.,..
"교감 " 잘 읽었습니다.
룸바 정도는 괜찮은데
라틴은 이미 제 나이가 가볍게 뛸 나이가 지났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모던에 집중해서 배웁니다
매일 숨을 쉬듯 매일 운동으로...
울이젤님
그림 속 주인공을 깊이 이해하는 따뜻한 배려심이 있어 더욱 더 세밀한 감정 표현이 되었을 듯 생각됩니다. ^^~
제 글마다 댓글로 저에게 긍정 에너지를 주시는 순수 수피아님 이야말로 정말 따뜻한 배려심 이지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대 다시는 세상에 오지 마라.'
저 여인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 싶을만큼
마음이 아프네요.
남편도 아들도 다시는 못 올 길로
떠나보내고 여인은 진돌이와 교감하면서
삶을 지탱하고 있겠지요.
가끔 반려견 한마리 키우고 싶어도
끝까지 지켜 줄 자신이 없어서 못 키우겠네요.
이젤님, 그림도 글도 대단하십니다.
너무 감정이입을 많이 하셨네요 ㅎㅎ
그 마음 아름답습니다
그냥 개와 할머니 사진 한장보고 제가 그림과 글을 만들어본거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