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ac Becford 감독 일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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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31일
마제스키 구단주와 상의가 끝났다. 우리팀은 이천수를 영입하기 위해 울산에 정식적인 오퍼를 넣었다.
선수를 이적시키고 받은 돈에 대해서는 100% 감독의 권한으로 넘긴다는 계약 조항에 따라 우리팀은 이
번 시즌 초기 이적자금 180만 파운드에 키슨을 위건으로 이적 시키면서 받은 340만 파운드까지, 몇몇 선
수를 영입하데 쓴 이적료를 제외하고도 400만 파운드가량이 남아 있었다.
가용 가능한 이적자금 400만 파운드를 데드라인으로 잡고 울산과의 끈질긴 줄다리기 끝에 150만 파운드
를 선불로 주고, 2년동안 100만 파운드를 더한다는 조건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이천수와 개인적인 협상을 하기 위해 욥 수석코치를 직접 대한민국으로 파견했다. 나와 마찬가지
로 욥 또한 이천수에 대해서는 아인트호벤 시절 함께 있어봐서 잘 아는 사이였다.
이천수의 이적설에 한국의 언론매체에서도 냄새를 맡고 그 즉시 대서특필을 하기 시작했다.
이천수, 설기현과 한솥밥 먹게되나?
이천수, 레딩FC 입단 초읽기
이천수, 레딩FC에서 러브콜
이천수, 다시 벡포드의 품으로
어느 한 선수의 회고록..
02-03 시즌이 시작되며 2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나는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아인트호벤은 미드필더 3명을 트라이앵글로 두는 4-3-3 포메이션을 썼는데, 나는 왼쪽 윙 포워
드로 욘 데 용과 로테이션으로 뛰게 되었다. 그 시즌 우리는 에레디비제 우승과 대망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를 동시에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나는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한 첫해 무려 29경기를 출장하며 9골 13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네덜란드 언론
에서는 빅리그로 진출한 비즐리와 파르판의 공백을 잘 메꿨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나로서도 유럽진
출 첫 해에 이런 성적을 거두리라곤 예상도 못했었기에 그 기쁨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아인트호벤을 이끌던 사령탑은 이삭 벡포드 감독이었다. 그는 영국인 이었고, 승부욕이 대단했다.
그리고 성격이 불같았다. 그와의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면, 03-04 시즌 아인트호벤이 밀라노로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를 갔을 때였다.
대부분의 유럽 팀들은 하루전에 원정 경기가 열리는 곳으로 가 현지적응을 하지만, 그때 우리팀은 에레
디비제 경기와 챔피언스 리그 경기의 중간 일정이 여유로워서 이틀전에 밀라노로 입국해서 현지 적응을
시작했다.
밀라노엔 처음 와본 나로서는 보는 것마다 신기했고, 먹는 것마다 특이했다. 그리고 그 날밤, 평소 친하
게 지내던 지성이를 깨워 몰래 밀라노 시내를 돌아보고 오자고 했지만 워낙에 모험을 싫어하는 지성이
는 머뭇거리다 그냥 있겠다고 했다. 그래서 볼란텐을 깨워 몰래 나갔다 오자고 했다. 평소 흥미로운 것
을 좋아했던 볼란텐은 호기심 어린 얼굴을 하고 나와 함께 몰래 호텔을 빠져 나왔다.
우리는 밀라노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밤 12시가 쫌 넘어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모든일이 순조롭게 아무일 없이 그렇게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자 마자 볼란텐과 나는 벡포드 감독에게 불려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
버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호통을 무려 1시간이나 들어야 했다. 모골이 송연해 진다는 말을 그때서야 뼈져
리게 느꼈다.
벡포드 감독은 이번 경기에 우리들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당장 네덜란드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더니
정말로 구단에 전화를 걸었다. 볼란텐과 나는 정말 눈물이 쏙 빠지도록 잘못을 빌었지만 한번 화가 단단
히난 벡포드 감독은 사그러들줄 몰랐다. 다행히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욥 베르하이옌 수석 코치가 말
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정말로 네덜란드로 돌아가야 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다음날 열린 인테르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 원래라면 볼란텐과 나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 있었지
만 그 일로 벤치에 얌전히 앉아 있을수 밖에 없었다. (네덜란드로 돌아오고 나서도 볼란텐과 나는 선발
보다는 교체로 출장을 해야만 했다. 그게 한달간이나 지속 됐으니 벡포드 감독의 불같은 성격과 쇠심줄
같은 고집은 알아줄만 했다. 특히나 욘 데 용과 로테이션으로 투입되는 나와는 다르게 하셀링크를 밀어
내고 완전히 원톱 자리를 꿰차고 있던 볼란텐을 꼬셨던게 정말 미안했다.)
그 시즌에 아인트호벤은 다시 한번 에레디비제 챔프로 등극했고, 클럽으로서는 4연패를.. 개인적으로 2
연패를 달성 하게 되었다. 당시 아인트호벤은 르 샹피오나에서 떠오르는 리옹과 함께 유럽 신흥강호로
서 이름만 대면 다 알 수 있는 빅클럽들의 경계대상에 대상에 포함 됐었다.
그렇게 꿈만 같던 아인트호벤에서의 두 시즌이 지나고, 나를 아인트호벤으로 직접 데려왔던 이삭 벡포
드 감독이 갑작스럽게 감독직에서 사임을 했다. 벡포드 감독과는 그동안 고운정 미운정이 다 들어서 그
런지.. 나의 재능을 알아봐준 유일한 유럽클럽 감독이라서 그런지.. 그가 떠난다는 말에 누구보다도 마
음이 좋지 않았다. 잘 되지 않는 영어를 써가며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전했다.
그가 떠난뒤 아인트호벤에는 롭 반 마르베이크라는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이 후임으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몇일 뒤 연습경기를 통해 당한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나는 아인트호벤에 입단한 이래 무수히 많
은 경기들에 결장을 하게 됐고, 심지어 리저브 팀에 내려가기도 했다.
결국 마르베이크 감독의 시즌 구상에 들지 못하며 나는 유럽의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친정팀으로 복귀
했다.
친정팀에서는 몇 개월간 지속된 나의 부상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줬고, 재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
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2005년 3월달에 개막한 리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
며 다시금 자신감이 충만된 완벽히 부활한 내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2005시즌에 우리팀은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에 아깝게 총전적 2-1로
패하며 준우승게 그쳤다.
리그에서도 막판까지 부산 아이파크와 경쟁을 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었지만, 후기리그 마지
막 라운드에서 대전에 발목을 잡히며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그런때에 아인트호벤 시절 함께 했던 욥 베르하이옌이 나를 찾아 왔었다. TV를 통해 기현이 형의 레딩
FC를 이삭 벡포드 감독이 맡았다는 기사를 들었었다. 그리고 욥 또한 레딩의 수석 코치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가 무엇때문에 나를 찾아 왔는지 나는 대번에 직감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이미 구단에서는 150만 파운드에 2년동안 100만 파운드를 더 한다는 조건으로 나에 대한 레딩의 이적제
의를 받아들인 상태라고 욥이 말해줬다.
욥에게 몇 일간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미 언론에서는 나의 이적건에 대해 난리가 났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나는 많은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몇 일뒤 직접 기자회견을 가지게 되었다. 그 곳에서는 나는 당당히 밝혔다.
"울산에서의 현재 생활에 대단히 만족하며, 벡포드 감독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 때문에 울산을 떠나기
가 쉽지 않다. 나는 현재 울산의 주장이며, 적어도 몇 시즌이 지난 뒤라야 훌가분히 울산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을 AFC 챔피언스 리그와 K리그 챔프로 올려 놓고 난 뒤 아직도 벡포드 감독이 나를 원한다
면 그때가서 다시 생각해 보겠다." 라고...
어느 한 선수의 회고록에서 발췌..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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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즌에 이천수 영입할려고 무던히 애썼었죠.
하지만.. 역시나 안오더군요^^`ㅎㅎ
리플 다시는 분들중에 이천수 레딩 올 줄 아셨던분 있으셨다면 반전인가요...?ㅎㅎ
암튼, 그때의 상황을 생각해서 한편의 픽션글을 또 써봤습니다.
다음편과 그 다음편을 기점으로 첫시즌에 대한 얘기는 끝내야겠습니다.
빠른 진행으로...ㅎㅎ^^:
그럼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다음 시즌에는 꼭 데려와야 할텐데요... 이천수가 나이가 꽤 어린 유망주급은 아니라서... 물론 저는 30살이 넘어선 선수들도 자주 영입하지만요
저도 선수만 괜찮다면 30줄이 됐어도 영입한답니다^^
ㅎㅎ; 이천수의 이야기는 혹시 05아이트호벤 플레이와 06레딩 플레이를 연결하게끔 하기위해서 = ㅁ=)? ㅋ;
여튼.. 잘봤습니다^^
그런 의미도 있다는..ㅎㅎ 5편쯤에서 아인트호벤 얘기를 했던지라 이런식으로 써서 연계되 있다는걸 보여주는 것 정도..^^:ㅎㅎ 어떤 님의 따끔한 지적도 있었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써 봤습니다.
노래가 안나와요 ㅠ.ㅠ
헉.. 일단 다시 복사해서 붙여넣기는 했습니다. 근데, 다음카페에 배경음 넣으면 이상하게 몇일 지나면 배경음이 재생이 안되더라는.. 처음에는 잘 되는데 말이죠.. 흠.. 이유아시는 분 계시면 가르쳐 주시면 고마울텐데..^^`
재밌어요오
ㅋㅋ 반전 제대로 네요 이거 재미 잇네요... 열심히 써주세요.... 저도 언젠가는 써봐야 ㄳ어용
오호 반전이 ..ㅎ.ㅎ
리플 달아주시고 재밌게 읽으신 분들께 감사(__) 당시 그 반전때문에 저는 좀 낙담을 했다는..ㅎㅎ:: 슈팅맨유님 자서전 기대할께요~
저도 이천수 올줄알앗는대 ,, 여튼 재밋어요
캬 ㅋㅋ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