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개요
강일순(甑山姜一淳)에 의하여 1901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신종교(新宗敎). 강일순의 가르침에 따르는 여러 교파를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훔치교(吘哆敎)라고도 했다. 우리 민간신앙과 무교(巫敎)?선(仙)?불교?유교?기독교적 요소까지 함유된 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옥황상제(玉皇上帝)로서의 강일순, 미륵불(彌勒佛)로서의 강일순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고, 해원(解寃)?상생(相生)?조화(造化)의 이념 실천으로 지상선경(地上仙境) 건설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강일순 (姜一淳 , 1871~1909)
2. 역사
교조 강일순은 1871년 전북 고부에서 태어났다. 9세시부터 한문서당에 다녔으나 곧 그만 두고 방랑생활을 하며 집에 머무는 일이 별로 없었다. 24세 되는 해에 동학혁명(東學革命)이 일어났는데 처참한 전쟁의 와중에서 민중이 겪는 고통을 몸소 체험한 그는 인류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오랜 역사를 통해 민중을 지배해온 여러 갈래의 종교와 사상의 실태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25세부터 1년간 동양의 전통사상인 유?불?선(儒佛仙)?음양참위(陰陽讖緯)를 비롯한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동양사상을 대체로 살펴본 그는 세태와 인정을 체험하기 위해 27세경부터 3년여에 걸쳐 조선 8도를 차례로 돌아다니게 된다. 이때 충청도 비인에서 김경흔(金京訢)으로부터 태을주(太乙呪)를 받았고, 연산에서 《정역(正易)》의 저자인 김항(金恒, 호 一夫)을 만났다. 이 기간에 그는 내 나라의 어려움이 바로 세계의 어려움이요, 내 겨레의 아픔이 온 인류의 아픔임을 다시 느끼고 유달리 큰 환란에 싸인 이 강토는 세계적 대 변화의 중심지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민족과 인류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道)를 세울 길 밖에 없고 모든 일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권능을 얻지 않고는 뜻을 이루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31세 되던 1901년에 전주 모악산 대원사(大院寺)에 들어가 수도를 시작했다. 수도를 시작한지 불과 며칠 만인 7월 5일에 그는 천지대도(天地大道)를 깨달아 성도(成道)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를 이룬 그는 기성종교의 사상에 통달 했을 뿐 아니라 모든 일과 이치에 걸리고 막히는 바가 없는 도력을 갖추게 되고 아울러 큰 인격의 소유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원래 하늘의 옥황상제였기 때문에 만능을 구비하고 있었으나 인간 몸을 받아 잠시 매하여졌던 것으로 신자들은 믿고 있다. 그 뒤 9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증산교인들은 이 기간을 그가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했다고 한다. 이 기간의 그의 행적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해 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기행이적(奇行異蹟)?신통묘술(神通妙術)?예언?치병(治病) 등 불가사의한 일로 연속되고 있다. 강일순이 성도 했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는 금산사 밑 구릿골 김형렬(金亨烈)의 집에 기거하면서 많은 종도(從徒)들을 만나게 된다. 박공우(朴公又)?안내성(安乃成)?문공신(文公信) 등이 그의 종도가 되었다. 1907년에는 차경석(車京石)을 만나게 되고 경석의 이종누나인 고판례(高判禮)를 만나 수부(首婦)로 삼게 되었다. 강일순을 따르던 종도는 유불선 삼도에 응하여 뛰어난 종도가 세 사람 이었다고도 하고, 24절후에 응하여 24종도가 있었다고도 하고, 28장에 응하여 28종도가 있었다고도 하나 그를 따르던 사람은 모두 60여명 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홍범초, 《증산교개설》). 강일순은 때때로 자기가 무상(無上)한 권능을 가지고 조선 땅위에 세계제일의 왕국을 건설하여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래서 당시 그를 따르는 종도들은 하루 빨리 그런 세상이 와서 영화를 누리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대에 차 있는 종도들에게 여러 가지 수련을 시킬 뿐 현실 사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자 종도들은 초조한 마음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같이 활동하던 그는 1909년 음 6월 24일 39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그가 사망하자 그를 따르면서 새 왕국이 건설되고 후천선경이 오면 잘 살아 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종도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강일순 사망 후 그의 가르침을 계승하여 교단활동을 재개한 사람은 고판례였다. 고부인은 강일순이 수부공사를 위해 맞아들인 부인이었다고 한다. 고부인은 1911년 강일순의 생일치성(生日致誠)을 드리다가 갑자기 졸도하여 한참 후 깨어났는데 그 뒤부터 강일순의 성령이 자신에게 옮겨왔다면서 그의 언행과 비슷한 행동을 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었다. 이리하여 1914년 강일순을 교조로, 고부인을 교주로 하고 선도교(仙道敎:일명 太乙敎)라는 이름으로 정읍에서 증산교 활동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교세가 점차 번창하게 되자 고부인의 이종 동생이었던 차경석이 고부인을 소외시키고 정읍에서 보천교(普天敎)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되자 고부인은 1919년 별도로 태을교라는 이름으로 교파를 분리하게 되었다. 이 무렵부터 강일순을 따르던 많은 제자들이 각기 교파를 세우게 되는데 안내성은 1913년에 여수에서 선도교(仙道敎)를, 이치복은 1916년에 원평에서 제화교(濟化敎)를, 김형렬은 1919년에 모악산을 중심으로 미륵불교(彌勒佛敎)를 세웠다. 이 외에도 박공우?문공신?김광찬 등이 각기 교파를 세웠다. 이 중에서도 보천교는 그 교세가 한때 6백만명이라고 선전할 정도로 크게 번창했다. 방주(方主)라는 독특한 조직과 차경석이 황제(皇帝)로 등극하여 천자(天子)가 된다는 선전으로 3?1운동 실패 후 의지할 데 없는 민중들이 이 교파로 모여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보천교는 일제의 탄압과 자차내의 갈등으로 많은 분파를 일으키게 된다. 보천교로부터 갈려나간 교파는 이상호의 대법사(大法社), 채경대의 인도교(人道敎), 강상백의 수산교(水山敎), 김환옥의 보화교(普化敎). 박인택의 원군교(元君敎), 한병수의 인천교(人天敎)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조철제의 무극도(無極道), 장기준의 순천도(順天道), 허욱의 삼덕교(三德敎) 등이 연이어 창립되고 이들 교파에서 또 교파가 갈라져 나가고, 교파명칭을 개명하고 하여 각종 기록에 나오는 증산교파의 수는 1백 개를 넘고 있다. 대부분의 교파들이 일제에 의해 해산되었다가 해방 후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는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증산도(甑山道)와 같은 큰 교파가 창립되기도 했고 60여개의 대소 교파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대한불교미륵종(大韓佛敎彌勒宗)?대한불교용화종(大韓佛敎龍華宗)?대한불교법상종(大韓佛敎法相宗)?단군성주교(檀君聖主敎)?홍익교(弘益敎)?선도교(仙道敎)와 같은 불교적, 단군적, 선적 명칭을 붙인 교파도 있으나 모두 증산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종파들이다. 한편 분파된 교파들을 통합하려는 노력도 계속되어 왔다. 1928년에 형성되었던 8파연합회를 시작으로, 증산교단통정원?증산대도회?민족신앙총연맹?동도교?증산교단친목회?증산교단협의회?증산교단통일회 등의 명칭으로 통합단체를 결성하곤 했으나 매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3. 기본교리와 사상
증산교의 기본 교리와 사상을 신앙의 대상, 세계관, 천지공사와 그 이념 그리고 선경건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신앙의 대상:증산교의 신앙의 대상은 강일순이다. 그는 옥황상제 또는 구천상제(九天上帝), 미륵불로서의 강일순이다. 모든 증산교 신자들은 강일순을 하늘에서 내려온 옥황상제로 믿고 있다. 《대순전경(大巡典經)》에 따르면 강일순은 원래 하늘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던 옥황상제였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문명이 인류의 교만과 폭악성만 길러내 세상을 혼란하게 하며 자연을 파괴하는 등 각종 죄악을 범하니 신도(神道)의 권위가 떨어지고 삼계(三界)가 혼란하여 천도(天道)와 인사(人事)가 도수(度數)를 어기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이 같은 어려움에 처한 세상을 본 이마두(利瑪竇)는 모든 신성과 석가모니와 보살들과 함께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인류와 신명계(神明界)의 큰 겁액(劫厄)을 하소연 하면서 지상에 내려가 이 어려운 세상을 다스려줄 것을 간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강일순은 서천서역대법국천계탑(西天西域大法國千階塔)으로 내려와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에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에 그쳐 1871년에 인간의 몸을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니까 강일순은 하늘에 있던 옥황상제로서 지상의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신명들의 간청을 받고 지상에 내려와 인간으로 화현하여 천지공사를 단행함으로서 후천선경을 이룩한 절대적 존재요 신으로서 증산교인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증산교인들은 강일순을 신 즉 옥황상제로서 무소부재성?무소불능성?절대유일의 신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구천에 있다가 서천서역대법국에 하강했고 다시 천하를 대순하다가 이 동토에 오게 되었다는 것은 그의 무소부재성을 보여주는 것이요, 9년간의 천지공사가 불가사의한 신통묘술?기행이적?치병 등으로 연속되는 것이라든지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여 천지를 개벽하여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조화정부(造化政府)를 열어 재겁(災劫)에 싸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한다”(《대순전경》 4-1)고 한 것은 무소불능의 대 능력자였다는 것이다. 아울러 강일순은 천지를 주재하는 신성을 지니고 있는 최고 절대 유일신으로 믿고 있다. 그의 무소부재 무소불능성은 절대성을 지닌 최고신이 아니고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강일순은 미륵불로서 신앙의 대상이 되어 있다. 미륵신앙은 불교신앙이지만 증산교에서의 미륵신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강일순은 스스로 미륵불로 자처하고 “나를 보고 싶거든 금산사 미륵불을 보라”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주로 활동하던 용화동을 ‘용화회상(龍華會上)’의 기지로 생각했고 그가 천지공사를 통해 건설했다는 후천선경도 바로 용화회상과 같은 모습이었다. 여하튼 강일순은 자신이 미륵부처임을 기회 있을 때 마다 종도들에게 강조했다. 이와 같이 강일순은 증산교인들의 신앙의 대상으로서 옥황상제이며 동시에 당래 주세불로써 후천선경인 용화회상을 건설할 미륵불로 신앙되고 있다. ②세계관:증산교의 세계관은 우주관?신명관?인간관으로 대별해 본다. 증산교에서는 현대 자연과학의 법칙과 이론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그 자연법칙이 곧 상제의 창조와 섭리 가운데 진행되는 것임을 믿고 있다. 그리고 우주의 종말 또한 상제의 도수 조정으로 이루어져 5만년 선경세계를 건설하는 우주의 재건사업이라 믿는다. 증산교의 우주론은 동양의 고유사상과 같이 천?지?인 삼계로 구성되었다고 보는데, 이 삼계가 자연법칙으로 운행되어도 이 법칙이란 상제(강일순)의 창조에 의한 천지도수의 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증산교에서의 세계는 신들이 사는 천계와 인간?신?만물이 공존하는 지계(지하계 포함) 그리고 인간세상을 가리키는 인계 등 삼계로 대분된다. 증산사상에 나타난 또 다른 차원에서 세계구조를 보면 크게 인계와 신계로 나누어진다. 인계는 물론 사람의 세계다. 그런데 바로 이 인간세상에서 살다가 죽어간 사람들의 영(靈)에 의해 건설된 세계가 신의 세계다. 이 땅에서 생존했던 인간의 영혼이 돌아가 또 다른 삶을 누리는 세계가 신계인 것이다. 이 신의 세계는 인간세상과 똑같은 대층을 이루고 인간세상과 비슷한 구조로 건설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신계와 인간계는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증산교에서 신?신명?귀신이라는 말은 크게 구분치 않고 쓰고 있다. 《대순전경》에 나타나는 관용어를 조사해 보면 혼?넋?영?영계?선영?선영신?신선?신성?신인?선인?성령 등 신의 이름은 무려 115종에 이르고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이 사람이 죽어서 된 신들이다. 사람이 죽어서 신명이 되어 한 개체를 이루고 이 세상 사람과 비슷한 역할과 행동을 한다는 생각은 강일순의 교설에서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이들 신명들을 다양하게 분류하고 있으나 대체로 문명신과 문명신단, 지방신과 지방신단, 조상신명, 원신과 역신, 기타신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이정립, 《대순철학》). 문명신이란 각 문명을 대표하는 신으로 주로 종교 창시자의 신명이다. 한 종교를 창시한 종교 창시자의 영체는 스스로도 강한 힘을 지니게 되는데 여기에 그를 추구하는 추종자들의 원력(願力)이 가미되어 강력한 힘을 구성하고 그 집단에 내재한 추진동력이 된다. 이 집단이 문명신단이다. 지방신과 지방신단이란 각 씨족의 대표신인 씨족신, 국가신 등을 말한다. 이러한 지방신이 그간에는 각 지역에서 각자의 지역을 수호할 뿐이요, 서로 교통이 없다가 최근 수백년 내로 세계장벽이 열리며 각 지방의 인문물화(人文物貨)가 교류됨에 따라 신명계도 대 혼란이 일어났기 때문에 강일순은 이 혼란을 제거하기 위해 상제의 권능으로 지방신단을 결성한 것이라고 한다. 조상신명이란 조상들이 죽어서 된 신명이다. 원신(寃神)이란 원한에 사무쳐 죽은 사람의 신명이요, 역신(逆神)이란 정의를 위해 반역을 도모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신명을 말한다. 이 원귀가 세계에 떠돌아다니며 도처에 해악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 적게는 개인의 생존에 재해의 위협을 주며 크게는 사회질서에 불평의 파문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기타신은 자연신?천신?지신?수신?가신?방위신?일자신?역신(疫神)?선?불?신장 등을 말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명으로 대표되는 증산교의 다양한 신관에 나와 있는 특징은 크게 인신과 자연신으로 대분되는데 인신은 실지 역사적인 실존인물들이 죽어서 되는 신으로 인격을 갖춘 사람일수록 높은 신이 된다는 것이며 역사적 내지는 설화적 수준으로 이해되던 인물들이 대단한 신성을 지닌 존재로 부각되고 있고, 한국 민간에서 믿어지던 다양한 신들이 흡수되고 있다. 자연신 역시 민간에서 신앙되던 신들이 그대로 흡수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지적된다. 증산교에서는 인간의 존재야말로 가장 의미 있고 고귀한 존재로 본다. 강일순의 인신화현(人身化現)이라는 사실을 통해서 다른 모든 종교사상에서와 같이 인간은 만물의 주인이요 영장이며 사람이 되고 난 후라야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는 권능의 실현도 가능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 중심의 선천종교와 달리 인간중심의 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후천에는 신명이 사람의 수종을 드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③천지공사(天地公事)와 그 이념:증산교에서 강일순의 위치는 옥황상제요 미륵불로서 절대적 권능과 힘을 가진 존재로 숭앙된다. 아울러 강일순이 행했다는 천지공사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는 그의 절대성을 전제로 해야만 이해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천지공사란 강일순이 1901년부터 1909년까지 종도들에게 가르치고 행한 여러 행적들에 대한 표현이다. 천지공사라는 표현은 물론 강일순의 표현이지만 이를 체계화한 사람은 이정립이다. 천지공사의 내용을 이정립은 신정정리공사, 세운공사, 교운공사로 대분했다.(이정립, 《대순철학》) 신정정리공사(神政整理公事)는 다시 해원공사(解寃公事)?신단통일공사?기령발수통일공사(氣靈拔收統一公事)로 3대분 된다. 해원공사란 인류역사상 원통하게 참화를 당하고 죽어 구천에 떠도는 만고원신 만고역신 들을 해원시키는 것이다. 인류역사는 곧 원(寃)의 발달사라는 것이요, 그 원이 발달하여 천지에 가득 차서 장차 세계를 폭파하여 인류를 진멸케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지공사로서 그 원을 해소하고 역사과정의 방향을 전환하여 새 역사 창조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신단통일공사란 각 지방신?각 문명신의 대립과 갈등으로 세계의 혼란이 야기되었기 때문에 지방신계의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상제의 권능과 힘으로 대 신단을 조성한 것이라 한다. 각 지방, 다시 말하면 민족, 국가, 지역별로 서로 막혀 적대하며 소통이 없다가 강일순이 지방신들을 통일시켜 대 통일신단을 형성함으로서 민족 간, 국가 간, 지역 간의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고 상호 넘나들 수 있는 세상이 되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방신통일공사이다. 문명신 역시 불교신단?유교신단?기독교신단 등 대소신단이 있는데 여기에 강력한 힘을 불어넣어 대 신단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계의 지방신단?문명신단?만고원신?만고역신의 해원으로 조성된 신단을 취합하고 강일순의 권능으로 일대 통일신단을 형성했으니, 이 신단의 칭호가 조화정부라는 것이다. 기령발수통일공사란 대지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 포함되어 있는 기운, 즉 에너지와 같은 것으로 이 에너지에 의하여 만물이 존재하게 되는 일종의 힘이 기령인데 지방신단?문명신단 등 신단과 바로 이 대지기령을 연관 짓는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세계 도처 요소요소의 빼어난 장소에 모여 있는 기령을 뽑고 각 신단과 대지간에 밀접한 연관을 맺은 다음 지역 간의 장벽을 철거하여 세계가 하나로 소통되어 서로 협동 화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지기령이 특정한 곳에만 정착되어 있어 그곳에서만 작용을 했었기 때문에 세계 각처에서 각양각색의 일들이 발생했고, 이것이 세계가 분쟁을 일으켰던 원인이 되었다고 보고 이제 그 기령을 뽑아 통일함으로서 분쟁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으리라 했다. 이렇게 강일순은 옥황상제의 권능으로 통일신단을 형성, 조화정부를 건설하고는 다시 신단과 대지의 기령을 연관 지어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했다는 것이다. 세운공사(世運公事)란 강일순이 인류의 미래에 다가올 정치?경제?문화 등에 대한 변천과정과 발전양상을 미리 설계하여 우리나라가 신세대운의 발상기점이 되도록 짜놓았다는 공사를 가리킨다. 세운공사는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진다. 제1단계는 유럽인의 유린으로부터 동아, 특히 한국을 구출한 공사라 한다. 당시의 세계정세는 물질문명을 앞세운 유럽인들이 무력으로 전 세계를 점령했고 급기야는 동양에까지 그 독수를 뻗쳐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놓아두었다가는 이 나라가 영원히 서양으로 넘어가게 될 위험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백 년간 폭정의 지배 하에서 고통이 극에 달해있는 중국인이나 조선인으로서는 능히 큰일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그럴 만한 힘을 기르도록까지는 도저히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동양에서는 일찍 새 문물을 받아들여 활기가 넘치는 일본인을 천지의 일꾼으로 내세워 그 책임을 맡겼다는 것이다. 제2단계는 일단 동양에서 서양의 세력을 꺾었으나 그대로 놓아두면 다시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강일순은 조선의 지방신을 서양으로 보내 서양 열강의 내분과 대란을 일으키게 하고 이 기간 동안에 세계 약소민족들이 갱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제3단계는 일본에 위탁했던 우리나라가 참혹하게 짓밟히게 되었으므로 다시 중?일전쟁을 일으켜 세계대전으로 확대케 하여 그 끝에 일본이 패망하고 조선이 구출되게 한 공사라 한다. 이렇게 구출된 조선이 신세대운의 발상기점이 된다는 것이다. 또 강일순은 회문산 오선위기도수(五仙圍碁度數)로 조선국운을 돌리는 공사를 했고, 상시름판을 붙여 천하대세를 결정했으며, 세계일가 통일정권의 공사를 벌임으로서 이 나라의 국운과 한민족의 운로를 밝게 결정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멀지 않은 장래에 건설될 선경의 모습을 강일순은 여러 가지로 묘사하고 있다(《대순전경》 5-16). 교운공사(敎運公事)란 강일순의 사상과 가르침에 의한 새 종교, 후천선경을 이끌어갈 신생종단이 탄생될 도수를 정했다는 것이다. 강일순은 ‘난법(亂法)을 낸 뒤에 진법(眞法)을 내리라’하여 먼저 난법 도수를 정하여 여러 교파가 분열되는 등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의통으로서 세계 대 겁액을 극복하고 거기서 진법도수(眞法度數)가 나오게 한 것이다. 그리하여 비로소 자신의 대 이상 아래 교운이 튼튼한 기반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가 전개될 것이라 했다. 후천선경에 작용할 신생종단의 탄생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후에야 가능하리라는 내용인 것이다. 이같은 천지공사의 사상을 요약하면 만고원신 만고역신들의 맺힌 원한의 기운을 해소하려는 해원이념, 모든 신명들을 보은줄로 연결하려는 보은이념, 모든 신명들을 협동으로 화합 집결하는 상생이념, 후천의 새 이념과 새 규범과 새 질서를 창조하여 새 세계로 진화케 할 조화이념 등을 제시하고 있다. ④선경건설:강일순은 상제의 권능으로 천지공사를 통해 머지않은 장래에 이 세상에 후천선경이 되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선경이 돌아오기 전에 우리가 겪어야 할 대 시련이 있다. 그것이 병겁(病劫)이다. 일찍이 보도 듣도 못했던 무서운 질병이 천하를 휩쓸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것을 그는 병겁이라 표현했고 그 치료 방법을 비밀리에 전했는데 그것을 의통(醫統)이라 했다. 강일순은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 봄으로부터 이 땅에 모든 큰 겁재를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은 그대로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을 전하여 주리니 멀리 있는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기지 말고 순전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 두라”(《대순전경》 5-33)고 했다. 대 병겁이 찬하를 휩쓸 때에도 의통을 전수받은 강일순의 종도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일순은 상제의 권능으로 천지공사를 했다 하는 데 그 궁극적 목적이 바로 후천선경의 건설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말세를 당하여 앞으로 무극대운(無極大運)이 열리나니 나는 삼계대권을 주재하여 조화로서 천지를 개벽하고 불로장생의 선경을 열어 고해에 빠진 중생을 건지려 한다”(《대순전경》 2-5)고 했다. 그리하여 그는 머지않아 다가올 후천선경의 모습을 다양하게 묘사해놓고 있다. 《대순전경》에 나타난 선경의 모습은 ‘청화명려한 낙원이요’, ‘불로장수 할 수 있는 세계’, ‘상생의 도로서 새로운 세계를 건설’, ‘위무(威武)와 형벌을 쓰지 아니하는 세계’, ‘무술과 병법이 사라진 세계’가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강일순이 말한 미래세계는 평화 안락한 지상 선경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 설명한 증산사상의 전반에 흐르는 사상적 특징은 후천개벽(後天開闢)사상?선우위적(仙優位的) 종교합일사상?민족주체사상?인간중심사상?사회개혁사상으로 집약할 수 있다. 강일순이 종도들에게 주로 시킨 수련법은 태좌정심법(胎坐正心法)이었는데 이는 모태에 있을 때 앉아있던 자세로 반드시 앉아 잡념을 떼고 바른 마음을 갖게 하는 수도법이다. 또 태을주(太乙呪)?시천주(侍天呪)?오주(五呪)?도리원서문(桃梨園序文)?서전서문(書傳序文) 등을 많이 읽게 하여 연력(鍊力)을 쌓음으로써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인격을 쌓아 나가도록 가르쳤다. 중요 경전은 강일순이 저술한 《현무경(玄武經)》과 강일순의 언행을 기록한 《대순전경》이 있고, 각 교파마다 별도의 경전을 갖고 있다. ,,,〈金聖徹〉
첫댓글 강래훈님 잘 읽었습니다.
잘 보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