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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골퍼들은 드라이버 잘 되는 날은 아이언이 안 맞고, 아이언 잘 되면 티 샷이 엉망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프로도 마찬가지로 다 잘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아마추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하루하루 그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 프로 골퍼들은 한가지가 잘 안되면 몇 날 며칠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나는 요즘 티 샷이 좋지 않다. 그 대신 트러블 샷이나 벙커 샷은 잘한다. 티 샷 결과에 따라 다양한 상황에서 플레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아마 평소의 그런 경험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지난 주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 페어웨이 적중률은 53%였지만 그린적중률은 79%로 높은 수준이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러프는 물론 페어웨이 벙커에서도 곧잘 그린에 볼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볼을 정확하게 때리는 것이 샷의 성공률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게만 되면 페어웨이 샷 못지않게 방향이나 거리에서 만족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한 실천사항은 중심 축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그린사이드 벙커에서도 중심 축이 흔들려서는 제대로 샷을 할 수 없으나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풀 스윙으로 몸의 움직임이 더 커지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스윙을 할 때 중심 축은 흔히 명치 바로 아래쪽이라고 한다. 그러나 골퍼들이 인식하기 쉬운 것은 아무래도 머리다. 머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 저절로 축이 흔들리지 않는다. 백스윙을 줄여 스윙을 콤팩트하게 하면 머리가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다운스윙때도 절대 급하게 하지 말고 클럽 헤드의 위치를 몸으로 느끼며 여유를 가지고 스윙해야 한다. 스윙을 급하게 하면 머리도 움직이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제대로 임팩트를 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 클럽헤드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낄 정도까지 여유를 가지려면 하체와 중심 축이 안정되어야 한다.
이 두 포인트는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항상 유념해야 한다. 임팩트 후에 끝까지 피니시를 하는 것도 샷 성공률을 높이는 비결 중 하나이다. 중간에 스윙을 멈추면 제대로 스핀이 걸리지 않아 볼이 계속 굴러간다. 리드미컬하게 스윙을 끝까지 하면 페어웨이에서 샷을 한 것처럼 볼이 그린 위에 사뿐히 앉고 도망가지도 않는다.
[사진설명] 페어웨이 벙커 샷을 할 때는 하체와 머리를 단단히 고정하고 피니시를 끝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