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부동산 시장은 8.31 정부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가격이 급락한 곳을 위주로 급매물이 간혹 소화되는 곳도 있지만 8.31대책 법안이 입법과정에서 변경되지 않는다면 조정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의 ‘부동산‘이란 상품에 대해 일반적인 속성과 향후 트렌드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맞춰 재테크를 계획한다면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 시기에 분양과 기존단지 매입을 놓고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앞으로의 트렌드를 살펴본다면,
첫째, 소형평형보다는 중대형평형의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 정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8.31 대책 이후인 9월1일부터 9월28일까지 서울의 소형 아파트는 0.36% 하락한 반면 대형 아파트는 오히려 0.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8.31 대책 이후 중대형보다 소형평형대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다주택자들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형 주택을 매도하고, 중대형 주택을 보유하려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어차피 여러 주택을 보유할 경우 세제 강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상승력이 낮은 소형평형을 매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대형평형과의 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지역적 차별화를 들 수 있겠다.
2003년 이후 비싼 곳이 더 오르는 지역별 가격 차별화현상이 심화되었다. 앞으로도 고가주택이 밀집된 지역의 경우에는 거주자의 소득수준이 높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런 곳일수록 경기에 민감한 외곽지역보다는 하락기에 가격 하락폭이 적고 오를 때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짙다. 또한 1가구2주택자들이 내년까지 대부분 1주택을 매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매도한다면 지역별로 가격상승력이 낮고 경쟁력이 없는 단지를 우선 처분하고 유망단지로 부동산 자산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역적 차별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셋째, 분양시장 차별화를 들 수 있겠다.
물론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지만 유망분양물량의 경우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률이 호조를 보이는 반면 그렇지 않은 단지는 청약률이 저조한 양상을 띄고 있다. 특히 서울 9차 동시분양은 1순위에서 전평형이 미달되었고, 분양시장이 저조해 10차동시분양에도 한 업체만이 최종적으로 참여하는 등 서울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이다. 9차동시분양이 1순위에서 전평형이 미달되고 참여업체 모두 미분양 되어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동탄신도시의 경우에는 9월초에 분양한 포스코 더# 2차가 평균 11.2대1의 높은 경쟁률과 95%의 계약률을 보였고 10월초에 분양되었던 동탄 롯데캐슬은 평당 분양가가 870만원으로 이전 사업장의 평당분양가에 비해 비쌌지만 평균 5.37 대 1의 경쟁률로 전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되었다. 이처럼 앞으로도 유망분양물량에 대거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이며, 그렇지 않은 단지들과의 청약경쟁률은 대조를 이룰 전망이다.
앞으로 추세가 이런 가운데 현재 주택매입을 갈망하는 수요자라면 기존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 나을까? 분양받는 것이 나을까?
실제 재테크 상담이 들어온 글들을 읽어보면, 매입과 분양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분들이 많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기존주택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늦으면 내년 말까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망분양물량에 청약해본 뒤 기존단지를 매입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우선 유망분양물량에 청약한 뒤에 떨어진다면 내년 상반기 이후 어느 정도 조정기간을 거친 뒤 매입시기를 조율해 유망단지를 매입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최근에 컨설팅을 의뢰한 상담자는 구의동에 전세로 거주하고, 연소득은 5천만원이 넘고 총 자산은 1억원으로 배우자와 각각 1순위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었다. 당장 필요한 집이 아니라 나중에 들어가 살집을 구하기 위해 우선 실수요측면보다는 재테크 측면을 강조한 상담자는 광장동 A아파트 복도식인 24평형(3억원)을 전세(1억5천만원)끼고 매입하는 것이 어떨 지 문의해 왔다.
해당 단지는 오래되었지만 24층으로 덥지도 않고 베란다에서 보면 건물과 건물사이로 한강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더욱이 중개업소에서 최근 몇 년간 가격도 오르지 않은데다 8.31대책으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래 시세 3억2천만원에서 급하게 내놔 3억1천만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는데 여기서 더 가격을 조정해보겠다고 하였단다.
다음날 바로 최대한 가격을 흥정해 3억원까지 가격을 낮췄으니까 오늘 당장 계약을 하자고 연락이 와서 매입해도 되는 지 급하게 물어온 것이었다. 상담자의 생각으로는 입지면에서 초등학교와 개교 예정인 중학교가 있어서 다른 단지에 비해 전세나 매매가 어렵지 않고 투자측면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필자는 상담자가 집이 필요한 실수요측면이 아닌 투자측면에서 매입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단지를 매입하는 것보다는 청약통장을 이용해서 11월분양예정인 동탄신도시에 청약하시는 것이 투자측면에서 낫다고 조언해 주었다. 8.31정부정책으로 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소형평형이어서 가격상승률도 높지 않은 편인데 반해 동탄신도시는 자족신도시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증대될 것으로 보이는 바, 상담자의 자금을 고려해 동탄신도시 원가연동제 적용단지에 청약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다만 이들 물량은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어 계약일로부터 5년간 전매가 안되고, 10년간 재당첨이 금지되는 단점이 있지만, 그대신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이점과 내년에 분양예정인 신도시 분양물량은 계약일로부터 10년간 전매가 금지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갈아탈 수 있는 매도가능시기가 짧다고 말해주었다. 아울러 각 건설사별 분양일정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11월경에 분양될 예정이므로 이들 분양일정을 잘 파악해 1순위 청약통장을 잘 활용하시라는 말을 곁들였다. 당첨자발표일이 다르다면 여러곳에 중복청약이 가능하고, 중복당첨될 경우 제일 처음 당첨된 곳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세금 측면에서는 소득이 없는 배우자가 당첨될 경우 분양대금을 대납한다면 증여세 논란이 일 수 있겠지만 10년간 배우자간에는 3억원이 공제되므로 3억원 이하인 분양대금을 대납해줘도 문제가 없다고 하였고, 계약일로부터 전매제한기간이 5년이므로 입주후 양도소득세 비과세요건을 충족시킨 뒤 다른 곳으로 갈아탈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하였다. 다만 갈아탄다고 가정한다면 10년간 재당첨이 금지되므로 기간내 새아파트에 청약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미분양분이나 기존 단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는 단점도 있다고 조언해주었다.
내년에는 판교를 비롯한 파주,김포 신도시 분양물량까지 합세하고 다른 유망지역도 분양할 계획이어서 분양시장은 기존단지와는 달리 호황을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부터 원가연동제가 적용이 되는 공공택지 내 분양아파트라면 전매제한 기간이나 재당첨기간 등을 고려해 청약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저렴한 분양가로 인한 가수요를 막기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금지 기간이 수도권(과밀억제, 성장관리권역)은 중소형 10년 중대형 5년, 지방은 중소형 5년, 중대형 3년으로 강화되고 재당첨도 같은 기간동안 금지되기 때문이다.
마음먹은 곳에 청약했다가 모두 떨어졌다면, 가격상승력이 높고 호재가 있는 지역을 위주로 되도록 새아파트이면서 경쟁력 있는 단지를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되도록 새아파트를 매입하라고 얘기하는 것은 새아파트의 수요가 헌아파트보다 많은 것은 당연하고, 이것이 바로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므로 되도록 새아파트를 매입하라고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상승은 초기에 대폭 이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트의 가치는 감가상각되어 상승폭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입지마다 다르고, 개발호재가 있다면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분양이냐? 매입이냐?“ 하는 것은 본인이 선택하기 나름이겠지만 내년도에는 주택매입이나 분양받기 좋은 해이므로 주(住)테크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앞으로 분양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관심단지를 유심히 관찰한 뒤, 매입하는 시점부터 보유하고 매도하는 시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테크를 계획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