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유엔(UN)이 재정을 후원하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국제법정'(ECCC)의 캄보디아인 직원 대부분이 임금을 받지 못하자 파업에 돌입했다.
월요일(9.2) 프놈펜(Phnom Penh) 인근의 ECCC에서는 약 200~250명에 달하는 캄보디아인 직원들이 수개월째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자 항의의 의미로 출근을 하지 않았다.
ECCC의 라스 올센(Lars Olsen) 유엔측 대변인은 국제법원이 300만 달러 정도의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캄보디아인 직원들이 지난 6월부터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재판 자체의 진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캄보디아 정부가 재정 분담 의무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엔은 캄보디아 정부가 임금 지급의 의무를 다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해왔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5월 이후 임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인 직원들의 임금 지급은 캄보디아 정부의 책임이다. 우리는 이번 파업이 재판절차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인 직원들 및 그들의 가족들의 처우에 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
캄보디아 정부의 엑 타(Ek Tha) 대변인은 지난주 캄보디아 정부는 충분히 지급했다면서, 국제사회가 더 많은 기금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ECCC는 지난 2006년 설치된 이래 여러 차례 재정 위기에 빠진 적이 있고, 캄보디아 직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해 금년 3월에도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ECCC는 크메르루주(Khmer Rouge) 정권의 최고위 지도자들을 기소하기 위해 설치됐다. '크메르루주' 정권은 1970년대 후반기에 4년간 캄보디아를 유혈 통치하면서 약 200만명을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CCC는 지금까지 단 1건의 사건에 대해서만 선고를 내린 상태이다. 그러나 전쟁범죄와 학살, 그리고 반-인도주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들이 이미 연로하여, 과연 그들이 생존해있거나 재판 참여 기력이 있는 동안 이 재판을 마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의문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제002호 사건'의 피고인들은 누온 찌어(Nuon Chea)와 키우 삼판(Khieu Samphan)의 2명 뿐으로, 이들 모두 80대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크메르루주'의 최고 지도자였던 폴 포트(Pol Pot)는 지난 1998년에 이미 사망했다. 또 다른 피고인이었던 이엥 사리(Ieng Sary)는 금년(2013) 3월에 사망했고, 이엥 사리의 부인인 이엥 티릿(Ieng Thirith)은 치매 증상에 시달리다 석방(2012년 9월)됐다.
'제001호 사건'은 '뚜올슬렝 교도소'(Tuol Sleng prison: S-21 보안감옥)의 전직 소장으로서 일명 '돗'(Duch)이라 불렸던 깡 껙 이우(Kaing Guek Eav) 피고인을 재판하여 종신형을 선고했다. 악명이 높았던 '뚜올슬렝'은 프놈펜에 있던 학교를 교도소로 바꾼 후, 그곳에서 1만4천명이 처형당했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