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사순 제2주일 (마태17,1)
♡떠남이 답이다♡
-멈춤, 만남, 떠남-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멈출 때가 있고 만날 때가 있으며 떠날 때가 있습니다. 제 때에 맞게 처신할 때 아름답고 지혜롭습니다. 요즘 시국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참으로 냉철하게 제자리로 돌아와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할 때입니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깨어 자중자애自重自愛하며 넓고 깊이 길게 보며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입니다.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만이 영원합니다. 우리 삶은 믿음의 여정입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목표없는, 방향없는 막연한 여정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여정입니다. 믿음의 여정에 우선적인 것이 멈추는 일입니다.
첫째, 주님 안에 멈추십시오.
멈춤이 답입니다. 멈춤이 구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들떠 방황합니다. 두려움과 불안 속에 살아갑니다. 멈춤이 없어서 그러합니다. 멈춤도 배워야 합니다. 하느님 안 제자리로 돌아와 멈춤이 회개입니다. 멈추지 못함이 병입니다. 멈춰 몸도 마음도 생명으로 충전시키는 것입니다. 멈춰야 삶도 시야도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 3명을 데리고 타볼산에 가십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룩한 변모를 목격하지요. 더구나 이곳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모세와 예레미야 예언자도 있습니다. 베드로는 바로 이 순간이 너무나 부러웠던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스승님께 여기에 눌러 살자면서 초막 셋을 짓겠다고 합니다. 하긴 바쁜 전교 여행을 중에 얼마나 피곤했을까요? 따라서 존경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을 영원히 누리고 싶은 유혹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변모사건은 예수님의 부활을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베드로의 부러움은 쓸데없는 부러움, 주님의 뜻에 맞지 않는 유혹인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어떻게 보면 짧다고 말할 수 있는 이 세상 안에서 순간의 만족을 위한 삶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 역시 주님 안에서 환하게 변모될 수 있습니다. 아멘 .